MBC 제3노조,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취재 윤리 위반” 주장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5 1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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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최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쿠팡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취재윤리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전날 MBC 뉴스데스크의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보도와 관련 “취재 과정에서 취재윤리 위반 등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라고 주장했다. 

 

 쿠팡 시흥1캠프. [사진=쿠팡]  

 

이날 방송에서 MBC 취재팀은 쿠팡 블랙리스트가 실존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물류센터에 잠입 취재를 했지만, 현장 직원이 아닌 자신들이 문제를 일으켜 ‘셀프 몰카’를 하는 등 객관성을 잃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MBC는 앞서 관련 3개 보도를 통해 쿠팡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성희롱이나 욕설, 폭언 등의 사유를 들어 지난 수 년간 1만6000여명을 관리했지만, 실제로는 왜 일용직 근무 신청이 거부되는지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MBC 취재진은 해당 기사에서 쿠팡 곤지암1센터, 시흥1센터 등 4개 물류센터를 잠입 취재해 의혹 실체를 알아보겠다고 했다.

MBC 제3노조는 “쿠팡 물류센터에 일용직 직원으로 투입된 기자들이 보여준 건 쿠팡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일을 잘 못하면 구박을 당하더라’ 정도다”라며 “문제는 기자들이 쿠팡 직원이 당한 불이익이나 피해를 촬영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모습을 취재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기자의 미숙한 일 처리에 관리자로 보이는 직원이 채근하거나 답답해하는 음성이 들리는데, 기자는 ‘이렇게 일을 못 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듯하다”라고 덧붙엿다. 

 

노조는 또 “적잖은 시청자들은 ‘일부러 일을 못 해서 관리자들 화를 돋운 것 아닌가’란 생각을 했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기자가 취재를 한 것이 아니라 연기를 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쿠팡 측은 MBC 보도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악의적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쿠팡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직원에 대한 인사평가는 회사의 고유권한이자 안전한 사업장 운영을 위한 당연한 책무다”라며 “사업장 내에서 성희롱, 절도, 폭행, 반복적인 사규 위반 등의 행위를 일삼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함께 일하는 수 십만 직원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수 년간 민주노총과 일부 언론은 타사의 인사평가 자료 작성이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사법당국은 근로기준법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여러 차례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쿠팡은 기피하는 인물을 다시 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변호사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15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권영국 변호사를 비롯한 3명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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