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랑종' 오프닝 스코어 17만...반종 감독이 밝힌 뒷 이야기(스포 有)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7-15 06: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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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14일 개봉한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이하 반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렸다. '랑종'은 태국어로 무당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화제작 <곡성>(2016) 이후 차기작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던 나홍진 감독이 제작을 맡고, '태국 호러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반종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반종 감독은 <셔터>를 통해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지난 2014년 <피막>을 연출하며 당시 할리우드 대작을 제치고 태국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기도 했다.

 

<랑종>은 국내에서 언론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후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고, 영화 마니아들의 궁금증은 높아져만 갔다.

 

개봉날 오전 7시 30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랑종>은 사전 예매량 11만 3527장을 기록, 실제 15일 오전 6시 기준, <랑종>은 하루동안 12만 9898명을 동원, 총 누적 관객수 17만 7583명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수치로 본격 흥행을 예고했다.

 

이에 개봉을 앞두고 반종 감독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나눈 영화의 뒷 이야기를 통해 <랑종>에 대해 더욱 알아보고자 한다. 

 


다음은 반종 감독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영화를 보고 난 후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됐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이나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읽지 않는 것을 권고한다.)

 

Q. 반종 감독의 데뷔작 <셔터>가 개봉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관객들에게 'TOP 공포영화' 상위권에 언급되고 있다. 한국 개봉을 앞둔 소감은? 부담감은 없나?

 

A. <랑종> 개봉을 앞두고 한국 관객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한국 아이돌들이 그런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알게 됐다. 태국어로 만든 영화가 한국 시장에서 소개가 되서 너무 기쁘다. 굉장히 흥분되고 긴장된다.


지금은 오히려 부담감이 많이 없어졌다. 영화 촬영하면서 부담감을 더 느꼈다. 저의 아이돌인 (나홍진)감독님이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랬다. 지금은 오히려 덜 긴장된다.

Q. <랑종>은 앞서 나홍진 감독이 인터뷰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시작해서 가장 무섭게 끝난다"고 밝힌 바. 완성된 영화는 <곡성>과 달리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그 이유는?

A.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과 악령들의 원죄나 악에 대해서 풀어나갔다. 나홍진 감독님과 의견을 모은 것은 인간의 악과 원죄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할 기회와 결말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자는 생각에 그런 결말을 맞았다.


Q. <랑종>은 한국과 태국의 공포영화 거장이 만들어낸 완벽 시너지라는 평을 받고 있다. 나 감독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어 함께 작업을 하게 됐나? 작업 소감은?

A. 나홍진 감독과 6년전에 태국 방콕에서 예술제가 있었다. 내가 <추격자>를 선정했었다. 워낙 유명한 감독님이라 선정하게 된 논평만 영상만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행사에 직접 참석해주셨다. 그래서 나 감독에 내 작품을 DVD에 담아서 선물을 줬다. 4년이 흐른 후 나 감독님이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작업을 같이 하게 됐다.

나 감독님과의 협업은 중압감 압박감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정말 좋은 분이고 저를 믿어주시고 결정기회를 많이 주셨다. 오더를 내리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의견 교류를 하면서 존중해주고 피드백하면서 행복하게 작업했다.

Q. 다른나라와 협업은 처음이었다.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쓴 포인트나 기존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A.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태국 사람들의 습성이나 생활과 공포영화가 연관이 있어서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믿음과 신앙이 노출돼 있고 믹싱 돼 있다. 각 지방을 돌면서 무속신앙 조사하는데 각 마을마다 믿는 신이 다르고 귀신을 모시는 신전과 교회도 있고 중국 절도 있었다. 여러 종교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귀신 이야기를 좋아한다. 말하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것들이 태국인들이 공포영화를 잘 만들수 있게 하는 것같다.

태국 영화 제작사가 (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서 원하는대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한국 태국 투자자들이 공동 진행하다보니 일을 준비함에 있었어도 디테일이 달랐다. 또 코로나19 사태에 나 감독님이 태국에 오시지 못하게 되서, 과정이 이전보다 많아서 더 힘든 부분이 있었다.

Q. 태국의 샤머니즘을 다룬 만큼 조사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어떤 조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나? <랑종>의 배경이 되는 이산 지역이 영화의 어떤 면을 부각시켰다고 생각하나?

A. 오랜시간동안 태국의 무속신앙을 리서치하면서 이해하게 됐다. 금전적이나 순수한 의도로 무속인의 삶을 산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돈으로 1000원(39바트) 받고 치료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게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사할 때 질병이 나은 사람도 봤다. 진짜인지보다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많이 도움, 정신과 의사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이산 지역 역시 리서치를 통해서 알게 돼 배경으로 선택했다. 태국 전체의 여러 지역 무속인을 만났다. 북부지역과 동북부 지역이었다. 여러 도시를 방문했는데 동북부 이산이었다. 실제 영화 촬영한 러이라는 장소를 설정한 것은 산으로 둘러쌓인 곳이라서 그 지역을 선택하게 됐다.

 

 

Q. <랑종>은 페이크 다큐형식으로 혼란을 야기한다. 특히 최후까지도 카메라를 놓지 않고 끝까지 카메라에 담아내는 자극적인 모습으로 공포감을 배가시켰다. 이는 현재의 자극적인 유튜브 제작자들에 대한 농담처럼 들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의식은 무엇인가?

A. 나 감독님 원작에서부터 그런 형식이 돼 있었다. 이런 식으로 촬영하는 것이 적합한 방법인가 픽션 영화처럼 할까 대화를 통해서 이렇게 페이크 다큐로 찍었다. 관객들에 태국의 무속인 무속신앙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페이크 다큐 형식은 이 영화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좋은, 더 파워풀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공포감이 분위기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가장 적합했다. 요즘 시대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산불이 났을 때도 위험한 순간에도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요즘 세대의 인간들의 습성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Q.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촬영한 결과 만족한 부분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밀착기록 형식을 보고 이견은 없었다. 어떤 형식으로 촬영하는 것이 리얼리티를 살리고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하냐에 집중했다. 신성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카메라맨에게도 앞의 일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을 통해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싶었다.

Q. 연기할 때 배우들에게 가이드라인만 주고 촬영을 했다고 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진행한 이유와 과정이 궁금하다.

A. 목표는 분명하다. 영화에서의 리얼리티를 위해서.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자연스러운 실제 가까운 연기를 위해 연출했다. 초반 부분에 장례식 장면에서 밍(나릴야 군몽콘켓(이하 나릴야))이 노인에게 욕하는 장면도 가이드 라인만 준 것이다. 중요한 대사만 포괄적으로 줬다. 자율적으로 연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촬영 후에 의견을 논의해서 각 씬을 촬영했다.

Q. 덕분에 나릴야 배우의 악귀에 빙의한 연기가 굉장히 강렬했다. 무언가에 빙의된 사람이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는 것처럼 자세히 보여준 만큼 나릴야 배우도 빙의가 어떤 식으로 사람을 바꾸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했을 것 같다. 나릴야 배우는 캐릭터 밍을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디렉팅을 했나?

A. 배우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이상 증상, 다큐멘터리를 같이 봤다. 태국의 무속인들이 빙의되거나 귀신 씌운 프로그램을 보면서 논의했다. 부산행이나 곡성에 참여한 안무가의 의견까지 같이 합쳐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Q. 나릴야 배우의 장면 중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다. 수위를 조절해서 더 낮은 등급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장면들이 꼭 필요했나?


A. 나 감독님과 저는 각 화면들의 수위조절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 꼭 필요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필요한 화면들만 넣었다. 촬영하면서도 너무 조심했고, 선정적인 화면이나 이런 장면은 CCTV를 통한다던지 간접적으로 보여드리려고 했다.

리서치하면서 랑종(무당)에 들은 것들을 믹싱한 것이다. 원안에도 같이 섞여있다. 같이 의견을 모은 것은 모든 장면들은 스토리 전개와 메시지 전달을 위해 필요했다고 보면 된다.

Q. '바얀 신'을 느낀 적이 없다는 님(싸와니 우툼마)의 고백이 담긴 마지막 영상이 인상적이다. 빙의와 퇴마를 다룬 유사 영화와 차별화된, 인간 중심이 아닌 범신론적인 관점과 같은 맥락 같기도 했다. 이 영상의 의도는 무엇인가?

A. 이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이다.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넣은 장면이다. 그동안 믿었던 믿음,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넣었다.

Q. 앞서 <랑종> 언론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은 공포영화를 관람하지 못 한다고 밝인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를 연출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면?

A. 호러 영화는 요즘 트렌트는 공포 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있다고 생각한다. 유니크한 분위기 연출과 인간의 원죄를 얘기한다. <셔터>와 <샴> 제작 이후 공포영화의 따분함을 느꼈다. 제작도, 보는 것도 싫어서 오랜시간동안 안 만들어졌다. 할리우드 영화나 <곡성>을 보면서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 이번에 새롭게 하면서 도전 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공포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공포 영화의 장면들이 패턴의 장면이 겹치고 겹치다보니 좋아하는 공포영화가 줄어들었다.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차별화된 유니크한 공포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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