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흑석2구역 입찰 전 홍보관 설치 ‘뭇매’...‘클린 수주’ 어디로

입찰에 앞서 홍보관 공사…’계약업무 처리기준’ 불이행
삼성만 알고 있던 SH공사 ‘홍보지침’…‘밀어주기’ 의혹
  • 윤대헌 기자 / 2022-01-23 13:02:47

[하비엔=윤대헌 기자] 그동안 ‘클린 수주’를 강조해온 삼성물산이 당초 약속과 달리 ‘반칙’ 행보를 일삼고 있다. 서울 반포3주구 ‘입찰 후 개별홍보 논란’과 이촌동 한강맨션 ‘불법 홍보물 설치’에 이어 최근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따르지 않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현재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에 사업 수주를 위한 홍보관 설치에 한창이다.


‘공공재개발 1호’로 꼽히는 흑석2구역은 시행을 맡은 SH공사(서울도시주택공사)가 지난 19일 시공사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가졌고, 오는 4월19일 입찰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입찰까지 3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홍보관을 미리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사업지 내에 조성 중인 삼성물산 홍보관. [사진=조합원]

 

현행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홍보관 운영은 1차 합동설명회 이후 가능하다. 합동설명회는 각 건설사에서 사업조건을 조합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로, 입찰 조건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의 홍보관 운영은 ‘홍보 과열’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도정법이나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민간 재건축 및 재개발 뿐만 아니라 흑석2구역과 같은 공공재개발에도 적용된다”며 “재건축과 재개발에서 입찰 전 홍보관 운영은 명백한 불법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시행을 맡은 SH공사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SH공사는 앞서 현장설명회를 통해 각 업체에 ‘오는 2월17일부터 홍보관 운영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듯 미리 홍보관 자리를 얻어 공사를 단행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 본 업계에서는 ‘SH공사와 삼성물산간 담합’이 의심된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H공사가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홍보관 운영을 눈감아 주는 것은 사실상 ‘삼성 밀어주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타 건설사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장설명회를 통해 발표한 홍보관 운영 지침을 보면, 면적 기준이 130㎡(약 40평)로 정해져 있고 삼성물산에서 조성 중인 홍보관 면적 역시 이와 비슷하다. 현장설명회 이전부터 홍보관을 조성했던 삼성물산은 어떻게 면적 기준을 정확히 알았을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홍보관 사전 운영을 요구해온 건설사는 삼성물산뿐이다”라며 “삼성물산과 함께 입찰 의사를 밝혔던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1차 합동설명회 이후 홍보관을 운영하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 SH공사가 시행을 맡은 흑석2구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의 입찰 관련 논란은 비단 이뿐 아니다. 앞서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에서도 ‘불법 홍보’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허용되지 않은 위치에 홍보물을 설치해 관계 당국의 제재를 받았고, 매표 의혹에까지 휘말렸다.


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불법 개별홍보 의혹을 받았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홍보문구가 담긴 문자를 발송하거나, 인근 중개업소를 찾아 향응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삼성그룹이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한 후 ‘클린 수주’를 다짐했지만, 불법 홍보를 연이어 저지르며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며 “2기 출범을 앞둔 준법감시위원회가 계열사의 위법 행위를 엄단해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흑석동 99의 3번지 일대 4만5229㎡에 달하는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규모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지역은 특히 ‘준강남’에 속해 공공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대형건설사들의 입찰 경쟁 또한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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