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킹덤: 아신전' 김성훈 감독 "전지현, 무사처럼 달리는 모습에 감탄"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10 19:21:49
  • -
  • +
  • 인쇄

[하비엔=노이슬 기자] 지난달 23일 공개 직후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은 넷플릭스 80여개국에서 영화 순위 상위권을 차지, 국내에서는 지금까지도 TOP 10 콘텐츠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로, 시즌 1, 2에와 달리 92분 분량으로 짧게 구성됐다.

 

앞서 <킹덤> 시즌2 엔딩에서 세자 이창(주지훈)과 어영대장 민치록(박병은), 의녀 서비(배두나) 일행이 북방에서 의문의 여성과 마주해 궁금증을 자아낸 바. 의문의 여성은 전지현으로 <아신전> 주인공인 아신이었다.

 

 

<아신전>이 공개된 후 시즌3로 가는 디딤돌로써 좋았다는 반응, 전 시리즈에 비해 분량이 짧다며 아쉽다는 반응 등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하비엔과 만난 김성훈 감독은 "두려움 속에 봤었다"고 말했다.

 

"작년 봄에 완성본 대본을 받았고, <아신전>을 안지는 6년이 넘었다. 공개 전에 수백번을 돌려봤다.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반면 잘못된게 없나 두려움 속에서 봤었다. 아쉽다는 반응은 어떤 부분들이 그렇게 느끼셨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 작품은 어떠한 역사적 고증 안의 판타지다. <킹덤> 1,2가 다뤄왔던 남쪽에 발생한 현상을 북방에서 그 시작을 그렸다. 그런 이야기, 가장 하층민이 겪는 한(恨)에 집중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이쪽에 집중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92분의 짧은 분량으로 넷플릭스에서는 영화로 분류됐다. 스페셜 버전으로써 짧은 만큼 그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아야 했다. '디딤돌'로써 역할을 위해 <아신전>의 주인공 아신에 집중했다.

 

"<아신전>이 만들어진 이유다. 1, 2가 궁궐에서 시작해서 동래까지 갔다가 다시 궁궐로 간다. 생사초를 쫓아서 북방까지 온다. 3가 만들어진다면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신장대로를 뻗어가기 위해서 아신전에 나오는 아신(전지현)이라는 인물이 설명이 되면 조선과 파저위 일행과 어떤 관계인지를 알게 되고, 창(주지훈)과 아신이 만나는 장면만 나와도 긴장감이 폭발할 것이라 생각했다. 1282컷 밖에 안되기 때문에 그런 작은 디테일까지 잡고 싶었다."

 

극의 배경이 북방으로 옮겨진만큼 <아신전>은 차갑고, 쓸쓸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화면 역시 전체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아신의 한이 더욱 도드라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북방의 차가움은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위치한 따뜻한 지방인 제주도에서 촬영됐다.

 

 

 

"<킹덤> 1은 궁궐, 세트장에서 찍었다. 남방의 가옥이라던지 우리 눈에 익숙한 것들은 한양 이남쪽에 익숙하게 구비돼 있다. 가옥뿐만 아니라 백년전의 한번도 본적 없는 서사를 설득력 있는 장소와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익숙한 남방에서 찍으면 동의하기 어렵다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사리라던지 침엽수림같은 느낌들, 바람이 가해지고 온도는 맞춰볼 수 없으니까 스산하고 찬 느낌을 만들이 위해 톤을 다운 시켜서 만들었을 때 제주도가 그러한 차고 시린 듯한 느낌이 잘 묘사된 것 같다. 숲은 제주도에서 찍었고, 광활한 느낌은 새만금 끝까지 가서 길을 더 내서 황량함을 표현하려고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곳을 왜 안 찍지, 왜 처음봤지 했을까 생각했는데 처음 찍고 알았다. 너무 찍기 힘들었다. 아름다운 곳을 찍기에는 대가가 따르는 일이었다(웃음)."

 

<아신전>은 아신이 생사초를 이용함으로써 빌런이 되는 과정을 담아 내며 세계관을 넓히는 동시 많은 떡밥을 쏟아냈다. 반면, 좀비 연출은 시즌 1,2 보다는 덜 자극적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운, 괴생명체로만 여겨진다. 안무가가 바뀐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즌 1,2에서는 다양한 재미와 감정, 다양한 배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좀비라는 매개체도 인물에 맞게끔 보여진 것 같다. 그때는 약간 의인화가 가미돼 극대화 시켰다. 1부터 보였던 캐릭터 서사와 역할이 담은 좀비의 모습이었다.

 

 

<아신전>에서는 짧은 분량에 비극으로 탄생된 괴물이다. 아신의 한에 집중을 하다보니 그러한 좀비 생사역 환자를 묘사하지 않았다. 두려움의 존재로만 묘사했고 조선 군졸들 입장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괴물이 와서 물어뜯는다. 안무가들이 바뀐 것은 아니다."

 

 

아신이 주인공인만큼, 초반 어린 시절은 아역배우 김시아가, 성인이 된 아신은 전지현이 분했다. 활쏘기 액션은 물론 모든 것을 잃고 텅 비어버린 쓸쓸한 눈동자, 극한의 감정연기까지 '로코 여신' 전지현과는 색다른 이미지를 선보인다. 김 감독은 "전지현씨 액션은 너무나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전지현씨 액션은 이전부터 <암살>, <베를린>에서 완벽하게 해왔다. 팔을 하나 드는 것 하나 종목에 맞게끔 멋지게 표현하는지, 이러니까 <암살>에서 총을 쏠 때 과하지 않게 나오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아신이 파저위 족에 침투하는 장면을 롱테이크로 찍었다. 어쩜 저렇게 무사처럼 멋지게 달리지 감탄했다. 평소에 배우로서 역할을 할 때 내 몸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오셧다고 하셨다. 연기적인 부분은 <베를린>이랑 <암살>에 보면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 묵직함, 로코에서 발랄한 모습을 보여준것과 또 다른 모습이 보여진다고 생각이 들어서 확신을 갖고 캐스팅을 했다. '나 아파요' '슬퍼요' 말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움켜쥐고 있다가 이런 끔찍한 장면을 묵도했을 때 움켜쥐는데 어쩔 수 없이 뚫고 나오는 감정들이 너무나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

 

특히 김 감독은 "아신이 전사를 알고 난 후 장계를 보고 나서 어두운 골목을 걸어나온다. 흑화되는 단계. 그 모습을 보면서 '이게 좀비의 몸짓인가' 뜨거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패닉 상태가 된다. 분노를 넘어선 감정이 정신을 놓은 듯한 몸짓 표정이 잘 담겼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반면, 아신은 여진족, 조선족 어느쪽에서 속하지 못한 채 가족을 파저위에 모두 잃은 후 조선에 거둬진다. 하지만 그는 돼지우리에서 지내면서, 가창 하층민으로써 굳은 일을 맡았다. 심지어는 조선 군졸들에 성착취까지 당하는 존재다.

 

 

"최초의 창작물이 시청자에 넘어가 재창조 되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해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돼지'라는 존재가 나오지만 가장 고기를 통해서 사람들을 살찌우게 하는 즐겨먹는 음식, 생명체이기도 하다. 우리 작품에서는 '돼지같은 녀석들'. 그 당시 하층민이 돼지를 도축했다. 천민같은 존재가 백정의 역할을 했다.하층민과 맞닿은 곳을 의미하다. 아신이 의탁되서 돼지우리에서 산다. 그러한 설정이었다. 

 

선정적인 장면을 제한 것은 우리는 작품을 볼대, 우리 사회의 시선으로 과거를 본다. 지금의 시선으로 어떻게 볼것인가에 대해 집중했다.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디딤돌이 된 <아신전>. 김 감독은 시즌3 역시 김은희 작가와 호흡을 맞추기로 약속했다. 시즌3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김 감독은 "관계성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어떤 인물과의 관계성이 될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다. 민치록 같은 경우는 아신과 만나면 긴장감이 조성될 것이다. 근데 아이다간(구교환)이나 창과 같이 걷는지, 싸우는지, 차를 마시는지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 감독에게 <킹덤> 시리즈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킹덤> 시리즈는 잠깐의 낯선 경험으로 시작했던 것은 사실이다"고 입을 열었다. "여의도에서  김 작가님에 맥주 한잔 얻어먹고 <터널> 직전에 약속했다. '낯선 경험을 한번 해보자'라고 시작했는데 이 경험이 저의 주된 업이 됐다. 하하. 살면서 너무나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작품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 타이틀이 두개가 됐다. <킹덤> 시리즈는 저의 작업 영역을 확장시켜줬다."

 

사진=넷플릭스 

[저작권자ⓒ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