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이엔씨, 리조트 사업 중단 후 하청업체 대금 지급 ‘피말리기’

박정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10-11 14: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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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정권 교체 후 사업 중단
투자금 360억원 손실 감수…하청 업체에 “소송해라”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인천 영흥도 쎄시오리조트 조성 사업이 지난해 3월 중단된 후 사업 주체인 공우이엔씨가 하청업체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공사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어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공우이엔씨는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우이엔씨는 리조트 건설 사업 포기 이유로 원자재 가격 인상과 금리 인상, 사업 진행 시 손실 확대 등을 들었다. 

 

 공우이엔씨가 하청업체에 보낸 공문서. [자료=하청업체]

 

하지만 당시 외부 감정 기관에 사업성 평가를 의뢰한 결과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공우이엔씨의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이미 투자된 36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부의 한 관계자는 “군인공제회 이사장 퇴임 전, 부실 사업장을 정리해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배임의 소지를 없애려는 의도가 있다는 이야기가 당시에 돌았다”라고 말했다.

 

리조트 건설과 같은 대규모 투자 사업은 초기에 투입되는 자본이 큰 만큼 사업 완료 후 투자금 회수에 시간이 많이 걸리게 마련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책임 준공 사업이 개인의 정치적 문제로 중단된다면 배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우이엔씨는 하도급업체에 ‘분양율을 높여달라’는 요구와 함께 선집행 후 정산을 약속했지만, 사업 포기 후 2년간 100억원대의 공사 대금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류재기 전 공우이엔씨 대표 권한대행은 “사업 포기로 손실이 커서 대금 지급을 할 수 없다”며 “대금을 지급받으려면 ‘소송을 통해 받아가라’라고 말했다”는 것이 하청업체 측의 주장이다.

 

이에 하청업체들은 현재 개별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우이엔씨 측은 돌연 ‘대금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취해 소송 내용이 변경된 상태다.

 

하청업체의 한 대표는 “군인공제회 지분 100% 자회사인 점을 믿고 용역 업무를 맡았는데, 원청이 일방적으로 사업철수를 결정하고 이로 인한 손실을 하청업체에게 떠넘기는 일이 발생했다”라고 주장했다.

 

 쎄시오리조트 투시도. [사진=홈페이지]

 

리조트 분양광고 당시 전체 물량의 40% 정도 계약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업 중단으로 인해 계약금의 배액 배상손실 또한 군인공제회가 떠안게 돼 이 또한 배임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하청업체들의 주장이다.

 

당시 분양광고 대행 업무를 맡았던 회사는 2년간 50억원 수주해 이 가운데 35억원을 집행하고, 나머지 15억을 집행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청업체의 한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19 펜데믹의 어려움과 영흥도 쓰레기 매립지 예정 논의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40%의 분양을 진행했다”며 “사업실패의 손실을 하청업체와 위탁업체에 떠넘기려는 대기업의 횡포에 중소기업은 견디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사업 철수 결정 후 감사를 맡은 팀장의 응대다. 해당 팀장은 업체 측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360억원의 손해를 보는데 대금지급을 해야 하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청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당하고 있는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공우이엔씨의 갑질이 끝나길 바란다”며 “군인들의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명예를 지키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우이엔씨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업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보도돼 명예훼손 및 경영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쎄시오리조트 하도급업체와 공생을 위해 집행 내역이 검증된 하도급업체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 부분 지급을 완료했다”며 “일부 하도급업체가 기존에 지급된 항목에 대해 중복해서 대금을 요청하거나, 집행하지도 않은 건 또는 증빙할 수 없는 건에 대해 지급을 요청하는 등 부적정 대금 요청 건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 영흥도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쎄시오리조트는 사업비 1000억원 규모의 리조트 조성 사업이다. 당시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안보1차장을 지낸 김유근씨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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