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된 성남 도환중2구역 도시정비…비대위 ‘태클’에 사업 차질 우려

조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1 15: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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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도환중2구역 재개발사업, 8년 만에 본궤도
비대위, 현장설명회에 단체로 몰려와 고성 난동
업계, “원활한 사업 위해 조합원 ‘현명한 선택’ 필요”

[하비엔뉴스 = 조정현 기자] 흔히 우스갯소리로 ‘6.25전쟁은 난리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만큼 ‘심각한 상황’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현재 경기도 성남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도환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8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지만, 조합 내 일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이 ‘파열음’을 내면서 정비사업 진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도환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조합원]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도환중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1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가졌고, 이날 총 9개의 건설사가 참여했다. 

 

현장설명회는 조합이 입찰에 참여할 시공사를 대상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다.

 

조합은 이에 앞서 참여 희망 건설사를 대상으로 “공정한 입찰지침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 기준에 첨부된 표준 입찰지침서를 기준으로 경기도권에 맞도록 변경했다”며 “조합원 설문조사를 통해 다수 득표한 500% 이하의 대안설계를 기준으로 입찰에 참여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날 현장설명회는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비대위의 ‘태클’로 이른바 ‘난장판’이 됐다는 것이 조합 측의 설명이다. 당시 현장에 참석한 20여명의 비대위원들이 고성과 야유로 설명회 진행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앞서 지난 8월 조합설립 당시 성남시청에 ‘사업 진행을 늦춰달라’는 민원 제기와 함께 창립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현장설명회에서 조합장이 공지사항을 안내하고 질문을 받으려 하자 비대위원들이 성난 목소리로 질문을 쏟아냈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이에 진행요원들이 시공사 관련자 외 사람들의 질문을 제한하자, 비대위원들은 “조합원이니까 질문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이며 진행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결국 감정이 격해진 비대위원들은 고성과 함께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이 출동해 상황이 정리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비대위의 이같은 상식 밖 행동에 대해 ‘배후의 일부 협력업체와 특정 시공사의 지원’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비대위원들이 조합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조합원]

 

실제로 현장설명회가 이뤄진 당일 조합 협력업체인 법무법인 소속 직원이자 조합원인 A씨는 비대위와 함께 조합을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비대위 측이 조합장 및 이사 해임 총회를 발의해, 발의자 대표라는 명분으로 조합사무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도 비대위에 협조하는 한편 “조합장을 잘라버리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당시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A씨는 이날 시공사로 참여한 P사와 철거업체 등과 저녁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본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법무법인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태다. 

 

시공사로 참여한 P사의 경우 일부 조합원을 상대로 ‘조합장 해임에 찬성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비대위 관계자는 “모두 사실 무근이다”라며 “조합이 오히려 특정 시공사를 밀어주려고, 시공자 선정을 강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합 역시 비대위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조합 측은 “시공자 선정은 법과 절차에 맡게 진행한 것이고, 입찰 지침에도 특정 시공사에 유리한 조항이 전혀 없다”며 “조합원의 이익과 관련 없는 이해관계자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근거 없이 거짓으로 조합을 흠집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합은 현재 비대위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상태다. 

 

문제는 양 측의 충돌로 인해 재개발사업 진행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중앙동 196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도환중2구역은 지난 2015년 11월 정비구역에 지정돼 8년만인 올해 9월에서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 구역은 특히 단대오거리 역세권으로, 성남시가 현재 추진 중인 구도심 재개발 및 재건축사업 19개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상업지구로 분류돼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탄력을 받고 있는 도환중2구역 재개발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정비사업이 성공하길 바라는 만큼 조합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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