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서 네스프레소 그랑프리 수상한 프랑스 애니메이션, '내가 잃어버린 몸' 어떤 영화이기에?

이경민 / 기사승인 : 2019-06-11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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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잃어버린 몸'은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이다(사진=ⓒ셔터스톡)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프랑스 애니메이션 '내가 잃어버린 몸(I Lost My Body)'이 상영됐다. 이 영화는 네스프레소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이런 화제를 낳은 걸까? 


잃어버린 몸?

이 작품은 매우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프랑스의 애니메이션이다. 스토리는 한 청년이 자신의 신체 일부인 팔을 잃어버리고, 팔을 다시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감독 제레미 클라팽이 연출과 극본을 모두 맡아 작업한 이 작품은 병적인 유머와 드라마를 잘 어우러지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체의 일부분이 몸과 따로 떨어져 있고, 당사자가 그것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이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멜리에'의 각본가인 기욤 로랑은 이 스토리가 마치 러브스토리처럼 보였다고 평했다.


클라팽은 이에 대해 감사를 전하며 "로랑은 대단한 각본가이며 그를 존경한다. 이번에는 혼자 각본을 썼지만,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단순한 패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한 사람의 팔과 그 사람은 서로를 위해 하나가 되려고 만들어진 두 존재다. 이들은 서로 분리됐고, 다시 만나려고 노력했다. 여정을 이어가는 도중에 팔은 과거의 일을 플래시백처럼 체험한다. 모로코에서 보낸 행복한 어린 시절, 파리에서 보낸 십 대 시절, 여성과의 만남, 이별, 몸과의 이별 등이다"라고 말했다.


이 일련의 스토리 라인에서 알 수 있듯 몸과 팔의 분리는 아마도 사랑과 이별을 은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은 로랑이 2006년에 쓴 '행복한 손(Happy Hand)'이라는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물론 클라팽은 로랑의 허락을 얻어 이 소설을 차용했다.


칸의 찬사

칸의 비평가들은 이 작품에 큰 칭찬을 보냈다. 작가인 카를로스 아길라는 "극적이고 서정적인 데뷔"라고 말했다.


클라팽과 제작진은 '반전 환각지통'을 주제로 삼았다. 이들의 작업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뚝 떨어져나온 사람의 팔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팔은 본체가 없음에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였다. 모로코와 파리 등을 거치면서 이 팔이 처한 도심의 위험, 그리고 도전 과제는 유머를 동반한 회색 영역처럼 표현된다.


팔의 여행은 우리가 무섭고 두려운 경우에도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점은 주인공이 가브리엘이라는 젊은 여성에게 잘못된, 그러나 로맨틱한 호감을 느끼면서 잘 설명된다.


그러나 주인공은 가브리엘의 마음을 얻어낼 정도로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이후 무슨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고민하며 후회에 빠진다.


스타일과 음악

영상 작품의 중심은 스토리이지만 스타일과 음악 등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내가 잃어버린 몸'에서는 달빛이나 늦은 오후의 태양이 비추는 부드러운 빛 등이 아주 섬세하게 사용됐다. 이런 색체는 마치 그래픽 노블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애니메이션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을 혼합하기도 했다. 고전적인 애니메이션 기술과 CG 소프트웨어가 결합이 화면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음악 또한 주인공과 팔의 서사를 따라가며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주인공과 팔은 파리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는데, 음악이 파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제작진은 마치 우주에서 떠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전자음 등을 조합해 압도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음악을 만들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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