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웹툰, 日 만화 시장서 주가 상승

권윤정 / 기사승인 : 2019-05-28 10: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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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웹툰이 일본 만화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사진=ⓒ123RF)

전통적 인쇄물 만화와 확연히 다른 한국식 웹툰이 만화 강국 일본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팬층을 형성하며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웹툰 서비스 ‘라인 망가’에서 인기 최상위를 달리는 웹툰은 ‘트루 뷰티’와 ‘루키즘’으로 둘 다 한국 웹툰이다.


2,300만 명의 이용자를 자랑하는 라인 망가에서 지난 6개월 동안 구독자 수 1,2위를 다투고 있다.




일본의 반응

한국 웹툰의 인기에 대해 일본 만화업계의 반응은 다양하다.


인쇄물 만화 시장을 축소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는 오늘날 한국 웹툰이 앞으로 나아갈 가장 합리적인 길을 제시한다며 환영하는 이들도 많다.


웹툰은 한국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플랫폼이다. 우수한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접근성이 힘이 가장 컸다.


웹툰은 ‘디지털 포맷’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처음부터 컴퓨터 모니터용으로 개발된 스크롤 방식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작은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큰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웹툰은 화면 일부나 전체를 움직이게 하거나 BGM을 집어넣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잡지나 단행본 등 기존 인쇄 매체는 불가능한 웹툰만의 강점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한국 웹툰은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했고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내부자들’, 주호민의 ‘신과 함께’, 순끼의 ‘치즈인더트랩’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돼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올해도 김용키의 ‘타인은 지옥이다’, 야옹이의 ‘여신 강림’ 등이 안방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웹툰의 최고 강점은 접근성이다(사진=ⓒ셔터스톡)

인기 원동력

주류를 거부하는 특유의 개성과 자유로움이야말로 웹툰이 플랫폼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원동력이다.


일본 만화 팬들이 한국의 웹툰에 매료된 것도 ‘망가’와 달리 처음부터 디지털 기기 사용자 구미에 맞춰 최적화한 접근성과 더불어 한국 웹툰이 가진 스토리 콘텐츠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기 가도를 달리는 한국 웹툰을 ‘한류’로 단정 지을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일본에서 소개되는 한국 웹툰은 ‘현지화’ 작업을 거친다. 이름, 장소, 고유명사 등이 마케팅 전략의 목적으로 꼼꼼하게 지워지고 변형되는데 이 때문에 일본인들은 자기가 보는 웹툰이 한국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신과 함께’가 한국 색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일본에 출판됐다가 싸늘한 반응에 직면했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일본 메이지대학의 만화학과 교수인 유카리 후지모토는 “일본 망가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데다 일본인들은 일본 망가에 익숙해서 외산 만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지화 작업은 이런 반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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