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살 생일 맞은 스쿠비 두, 단순한 애니메이션 쇼 그 이상

강민경 / 기사승인 : 2019-09-24 16: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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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스쿠비 두'가 50주년을 맞았다(사진=플리커)

미국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스쿠비 두'가 50주년을 맞았다. 


1969년에 처음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은 그레이드 데인 종의 개 스쿠비 두가 섀기, 프레드, 벨마, 대프니 등의 캐릭터와 함께 수많은 범죄와 사건을 해결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서양 문화권에서는 거의 대중문화로 자리잡을 정도로 유명하다.


1960년대를 비추다

CNN의 켄달 트라멜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1960년대 말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토요일 아침에 방영되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상당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몇몇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조기종영되기도 했다.


이 시기 동안 전국 학부모 및 교사 협회 등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TV 쇼에 대해 폭력성을 줄일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애니메이터들은 당시 제임스 본드 열풍, 슈퍼 히어로의 인기, 우주 탐사 및 세계 정복이라는 소재, 스파이 소재 등에 힘입어 다양한 쇼를 만들게 됐다.


애니메이터 윌리엄 해나와 조셉 바베라는 1950년대에 해나-바베라 프로덕션이라는 회사를 차렸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어린이 쇼의 폭력성에 대해 관심이 많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기 전까지 미국에서는 어린이 쇼의 폭력성에 대한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해나-바베라 프로덕션이 선보인 스쿠비 두는 어린이들은 물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인정받았다(사진=셔터스톡)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케네디 사망 이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어떤 종류의 폭력이나 잔인함을 포함할 수 없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CBS, ABC, NBC와 같은 방송사는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액션 어드벤처 시리즈에 관심을 보였다. 해나-바베라 프로덕션이 이때 스쿠비 두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나중에 1960년대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쿠비 두는 '플린트스톤즈'에서 힌트를 얻은 작품이었다. 일종의 도전이자 모험이기도 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10대 청소년이고, 갈색 개가 함께 나온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개의 이름이 바로 스쿠비 두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케빈 샌들러 부교수는 "스쿠비 두가 대중들에게 소개됐을 때, 어린이들은 물론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모든 공포와 디스토피아적인 아이디어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싶어했고, 그것을 스쿠비 두가 이뤄줬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겁을 먹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괴물은 실존하지 않으며 삶이란 즐거운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등장인물을 넘어선 가족

현재 73세인 프랭크 웰커는 당시 프레드의 목소리를 맡은 성우였다. 웰커는 당시 성우들이 함께 모여 녹음을 했고, 오늘날 성우들이 녹음을 하는 환경과 당시의 환경이 달랐다고 말했다. 


오늘날에는 성우들이 각자 자신의 대사만을 연기하고 나중에 컴퓨터로 목소리를 맞추지만, 당시에는 한 장면에 등장하는 모든 성우가 모여서 실제로 서로 대사를 주고받았던 것이다. 애드립도 많았다.


이런 점 때문에 이들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에 함께 출연한 성우임을 넘어서 가족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됐다.


벨마를 연기한 성우는 내콜 재피다. 재피는 '징키스!'라는 스쿠비 두의 시그니처 대사를 애드립으로 만들어냈다. 성우들 간의 상호작용 속에 탄생한 대사이기도 하다.


웰커는 프레드를 연기하기 전에 사실 섀기 로저스의 역할을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제작진이 계속해서 나에게 프레드 역을 권했고, 결국 나는 프레드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섀기 역할을 맡은 케이시 카셈은 원래 프레드 역할로 오디션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작진은 두 사람이 반대로 역할을 하면 더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웰커가 프레드를, 카셈이 섀기를 맡았다.


웰커는 처음에 자신이 원하던 섀기 역할을 맡지 못해 볼만을 품고 있었지만, 결국 프레드 역을 받아들였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기쁨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웃긴 걸 좋아하는데 다소 딱딱한 프레드 역을 맡아 처음에는 불만이었지만 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기쁘다. 게다가 리더 역할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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