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시대, 조지 오웰이 경고한 ‘디스토피아’

변정민 / 기사승인 : 2019-09-17 17: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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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성과 인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오랜 시간 대중을 통제하는 데 사용된 도구이기도 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가짜 뉴스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작가 조지 오웰이 1949년에 발표한 소설 ‘1984’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984는 가짜 뉴스와 이 뉴스가 궁극적으로 새로운 시대에 퍼지게 된 내용을 다룬다. 1949년에 출간된 이 소설이 현대 시대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이 소설의 판매량이 1만 퍼센트나 증가했다.


디스토피아 스토리는 우리 모두가 두려워하는 내용을 다룬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문학 문제

오웰의 예측 중 많은 부분이 현실이 된다면 미래는 대단히 부정적이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가짜 '1984' 전자책이 아마존(Amazon)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가짜 뉴스가 퍼진 이후 '1984'를 쓴 조지 오웰조차 피해자가 됐다고 한다. 이 가짜 책에서는 몇 가지 단어가 바뀌어 있었다.


오웰의 명성은 확실하지만 가짜 책의 문장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존은 논란이 불거지자 자사 사이트뿐만 아니라 이미 가짜 전자책을 다운로드한 고객들의 전자책 기기인 킨들(Kindle)에서도 책을 영구적으로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몇몇 독자들은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했다.


가짜 전자책은 대부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린다. 구매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사본이 진짜 책인지 가짜 책인지 알아볼 때 가격이나 출판사 등을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고전 소설의 경우 판본이 다양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 저렴한 판본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짜 서적이 더 많이 퍼질 우려도 있다.


게다가 아마존은 책에서 무슨 일어나고 있는지 보다는 더 많은 책을 파는 데에만 집중한다. 언제 또 다시 새로운 가짜 전자책이 등장해 판매될지 알 수 없다. 뉴욕 타임스는 가짜 전자책을 만든 편집자와 연락을 취하려고 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가 믿고 구매하는 서적 조차 가짜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인터넷, TV, 신문 등을 통해 공유되는 정보가 모두 진짜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정보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가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이 소설의 판매량이 1만 퍼센트나 증가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즈)

책으로 가짜 뉴스와 싸우다

디스토피아 스토리는 우리 모두가 두려워하는 내용을 다룬다. 절대 권력자가 생겨 모든 사람들이 권위주의에 짓눌리고, 세상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절대 손에 넣지 못하는 상황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에드워드 버네이는 1928년에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가짜 뉴스에 대해 프로이트 이론에 근거한 접근 방식을 택했다. '브로드캐스트 히스테리아'라는 책에서는 숨겨진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우리가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조작돼 있는지를 다뤘다.


브래드 슈워츠는 허버트 조지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을 예로 들며 사람들이 아무리 만들어진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것이 아주 잘 구성돼 있다면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가 듣고 있는 내용, 보고 있는 내용이 진실인지 허구인지에 대한 의문도 심화됐다. 슈워츠는 이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불확실한 단계에 주목했다.


이 시대에 정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 그리고 그들에 반대하는 사람이 뒤섞여 각자 여러 가지 정보를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지 생각해 볼만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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