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계에 부는 인종 ‘다양성’ 열풍…DC, 흑인 배트맨 탄생하나?

강민경 / 기사승인 : 2019-09-09 15: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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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과 DC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슈퍼 히어로를 강조하고 싶은 모양이다(사진=플리커)

마블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흑인 스파이더맨, 흑인 아이언맨 등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DC에서도 흑인 배트맨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믹스 뉴스 사이트인 블리딩 쿨의 리치 존스턴은 듀크 토마스가 새로운 배트맨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듀크 토마스는 고담시 거주자인 흑인이며 과거에 로빈 역할을 하기 위해 애썼던 캐릭터다.


존스턴은 "브루스 웨인이 아닌 다른 인물이 배트맨 가면과 망토를 입을 것이다. 그러나 그 캐릭터가 누구일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토마스 듀크가 아니라는 점만은 안다. 이 캐릭터는 이전에 로빈 역을 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2013년 배트맨 코믹스 21번째 이슈에 처음 등장한 듀크 토마스는 배트맨의 앰블럼이 들어간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것은 배트 수트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배트맨 가족 혹은 배트 패밀리라고 불리며 배트맨에게 충성심을 보이는 일종의 친위대였다. 그는 나이트윙이자 초대 로빈이었던 딕 그레이슨이나 레드후드이자 2대 로빈이었던 제이슨 토드, 레드 로빈이었던 팀 드레이크, 5대 로빈이었던 데미안 웨인보다도 팬들 사이에서 더 유명하다. 유일한 흑인이기 때문이다.


루크 폭스나 데이비드 자빔비도 배트맨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둘은 한때 배트윙 혹은 블랙 나이트윙으로 활약하며 배트맨과 함께 활동한 적이 있다.


그러나 DC 코믹스가 정식으로 발표할 때까지 최초의 흑인 배트맨이 누구일지는 알 수 없다. 새로운 코믹스는 2020~2021년 경에 발간될 예정이다.


코믹스계의 다양성 문제

그러나 흑인 배트맨이 등장하는 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만약 코믹스계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팬들이 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DC를 비난한다면 DC의 노력과 캐릭터의 존재 자체가 의미를 잃고 만다.


최근 몇 년 동안 마블(Marvel)과 DC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상징적인 슈퍼 히어로를 조금씩 바꿔서 다양성을 추가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마일스 모랄레스다. 마일스 모랄레스는 피터 파커를 대신해 스파이더맨 역할을 수행했다.


모랄레스의 캐릭터는 몇 년 에 걸쳐 만들어졌다. 이 캐릭터에게는 흥미로운 배경 스토리와 다양한 매력들이 더해졌다. 수많은 스파이더맨 팬들이 흑인 스파이더맨의 탄생을 반겼다. 모랄레스는 애니메이션 영화인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리리 윌리엄스라는 흑인 여성 캐릭터는 마크 수트를 입고 토니 스타크의 또 다른 정체성인 아이언맨을 대체하는 아이언하트로 알려졌다. 이런 캐릭터의 등장으로 캐릭터 다양성이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아이언하트의 스토리라인은 많은 팬으로부터 비판받았기 때문에 캐릭터만 다양해지는 것이 중요한 점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DC는 흑인 배트맨을 선보일 예정이다(사진=플리커)

영화에서의 변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도 다양성이 엿보였다. 스티브 로저스는 자신의 방패이자 캡틴 아메리카로서의 정체성을 친구인 샘 윌슨에게 넘겨줬다. 팔콘으로 활약한 샘 윌슨은 흑인이다. 이 캐릭터는 앞으로 MCU 드라마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을 이어받아 활약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많은 팬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팬들은 로저스가 오랜 친구인 버키 반즈(윈터솔져)를 다음 캡틴 아메리카로 선택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키 반즈 또한 로저스처럼 혈청을 맞은 슈퍼 휴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팬들은 윌슨이 이미 팔콘으로서 활약하고 있었기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 역할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배트맨으로 돌아가서

배트맨은 많은 팬에게 사랑받는 고담시의 수호자다. 이 캐릭터가 던지는 사회적인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배트맨의 인종이 다양해진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물론 흑인 배트맨이 등장했을 때 제작진이 납득이 가는 스토리 라인을 제시해 캐릭터에게 정의를 줄 수 있을지, 아니면 이 캐릭터가 그저 DC의 정치적 올바름을 나타내기 위한 안일한 시도였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아무튼 흑인 배트맨은 DC가 현재 시점에서 필요로 하는 캐릭터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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