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다녀간 ‘삼성전자 평택공장’, 하청업체 ‘똥떼기’ 논란…원청은 ‘나몰라’

  • 윤대헌 기자 / 2022-06-09 21:04:57

[하비엔=윤대헌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공장(이하 평택공장)의 하청업체인 A업체에서 건설노동자의 임금을 부풀리고 착취하는 일명 ‘똥떼기’를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평택공장은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방문 첫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현장으로, 그간 수 차례에 걸쳐 불법하도급과 노동자 관련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소비자 권익보호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최근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 노동자 임금착취로 짓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에 맞지 않는 삼성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는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비난했다.


평택공장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B씨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보를 통해 “통장에 월급보다 많은 돈을 입금하고, 월급을 제외한 금액을 재송금하도록 했다”며 “팀 단위로 일하는 건설회사 특성상 돈을 재송금하는 사람들이 각 팀마다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 “‘세탁기(돈의 용도세탁)’라고 부르고, 본인 외에 3명의 ‘세탁기’가 더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달 20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한미 정상을 안내하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이들은 A업체 소속 이사들에게 돈을 송금했고, 지난해에 확인된 사례만 수 차례가 넘는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원청인 삼성물산이 이를 방관 및 방조해 문제를 더욱 키웠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임금 수준은 시중노임단가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크리트공 B씨의 경우 지난해 6월 포괄일당은 근로계약서 기준 13만원이었다. 이는 대한건설협회에서 공표한 2021년 상반기 콘크리트공의 시중노임단가(21만원)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결국 ‘싼값’에 하청업체를 쓰고 ‘나몰라’하는 삼성물산의 방관 속에서 불법행위가 자행됐다는 것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주장이다. 게다가 원도급사(삼성물산)→하도급사(A 하청업체)→이사·팀·반장 등으로 이어지는 하도급 과정에서 낙찰을 받기 위한 가격낮추기 경쟁이 건설노동자의 임금착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B씨를 포함해 대부분의 힘없는 노동자들은 평택공장이 2025년까지 장기간 일자리가 보장된 곳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임금착취를 묵인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임금의 중간착취,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이중작성, 임금체불 만연’ 등 불법하도급 문제와 이로 인한 산업재해 급증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물산의 노동자 수당 착취와 장시간 노동, 현장노동자 대기 장소·휴게소의 열악한 환경,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의심되는 팀 부당해고 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현장의 임금착취 등 불법하도급 문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고, 국민의 신뢰도 실추시키고 있다”며 “해고의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가 불법행위 문제를 드러내기 쉽지 않다. 관리·감독을 강화해 임금착취 등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택공장은 특히 타 일반 아파트 건설현장과 달리 노동자의 노조 설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시설을 자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근대적인 관행’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건설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건설현장에서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는 임금착취로 인해 공공기관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노동자의 급여를 하도급업체가 인출하지 못하는 ‘임금직접지급제’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업체가 주도하는 건설현장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아 이 제도를 하루빨리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 적정임금제도 도입도 대안으로 거론된 바 있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 실현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당 업체의 ‘직접고용’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게 건설노조 측의 입장이다.


한편 이번 하청업체 임금착취 논란에 대해 본지는 삼성전자 측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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