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크홀' 김혜준 "재난영화 무서워하는 편, '킹덤'도 재난 상황이라 생각"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26 20:00:54
  • -
  • +
  • 인쇄

[하비엔=노이슬 기자] 배우 김혜준은 2019년 영화 '미성년'으로 제40회 청룡영화상 신인 여우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감독 김성훈)의 중전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그가 재난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을 통해 2030에 공감을 자아내는 모습으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김혜준이 출연한 영화 '싱크홀'은 11년만에 마련한 내집이 하루 아침에 지하 500m 아래로 추락,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의 생존기를 그렸다. 26일 기준 누적 관객수 177만명을 돌파하며 200만 돌파 초읽기에 돌입했다.

 

▲영화 '싱크홀' 은주 역 김혜준/쇼박스

 

김혜준은 극 중 11년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한 과장 동원(김성균)의 집들이에 간 인턴사원 은주로 분했다. 은주는 빨리 인턴을 마친 후 정규직이 되기를 꿈꾸는, 공감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김혜준은 사실 재난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라며 "숨막히고 졸리는 느낌을 진짜 잘 느껴서 무서워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싱크홀' 출연을 결정지은 이유는 싱크홀이라는, 아직은 생소한 소재와 재난상황 속 유쾌함이었다.

 

"싱크홀이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했다. 재난 상황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인물들이 신선하고 유쾌하게 다가왔다. 코미디로만 느껴지지 않았고 재난상황 속 자연스러움이라 생각했다. 실제 싱크홀에 빠지면, 저라면 가만히 앉아서 구조를 기다릴 것 같다.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재난상황이라 싱크홀에 건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어떻게 CG로 구현될 지 궁금했다."

 

현실에서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됐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싱크홀'은 거대수조 세트는 물론, 짐볼세트장과 암벽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앞서 김성균은 "유격훈련장보다 더한 생고생 현장이었다"고 한 바. 김혜준에게는 가장 배려받은 현장으로 기억했다.

 

"성균 오빠는 워낙 분량도 많고 다른 장면도 있고 감정씬도 많아서 그렇게 느끼실 수 있다. 그냥 일상물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열심히 해야한 부분이 있다. 저는 어느 현장보다 케어 부분들을 신경을 많이 써주신 기억이 난다. 육체적으로 다치거나 몸이 덜 풀리거나 그런 것들을 위해 물리 치료사님이 항상 대기하셨다. 또 찬물에 들어가면 따뜻한 물을 준비해주시고, 촬영 순간은 어디나 다 힘들지만 바로바로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미소)."

 

 

▲영화 '싱크홀' 은주 역 김혜준/쇼박스

 

특히 '싱크홀'은 촬영 시작 전 전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고 함께 체조를 하며 몸을 풀었다. 재난영화를 촬영했지만 그 어떤 현장보다 유쾌했다. 김혜준은 "저희 세트가 되게 실제적이었다. 그린 스크린은 거의 없었다. 실제 세트로 싱크홀 상황을 많이 구현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촬영했다. 내부를 보고 놀랐다기보다는 영화를 볼 때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이나 겉의 모습을 봤을 때 멋있고 신기했다."

 

김혜준은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을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바. 이후 전 세계를 'K-좀비' 열풍으로 물들인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에서는 류승룡, 주지훈, 배두나와 호흡을, '싱크홀'에서는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와 호흡을 맞췄다. "항상 매 현장에서 느끼지만 선배님들이 더 열정적이라 느낀다"고 했다.

 

"선배님들은 '익숙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 했었다. 현장에 실제 나오면 더 열정적이고 솔선수범하고 모든 것을 쏟아내면서 내가 더 열정적이고 더 집중해야겠다 생각하게 됐다. 제가 만난 선배님들이 너무 먼저 후배들에 다가와주시고 유쾌하게 풀어주시는 분들이셨다. 선배님들이 다가와주신 것을 잘 받아쳤다. 의지하고 잘 따르니 예뻐해주신 것 같다."

 

 

선배들과 케미만큼 은주 캐릭터도 빛났다. 극의 홍일점인 은주는 2030에 공감을 안기는 캐릭터다. 실제 인턴 경험이 없는 그는 '싱크홀' 배급사 막내 사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영화 '싱크홀' 은주 역 김혜준/쇼박스

 

"제가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보니 제가 아무리 막내생활, 사회생활을 했었어도 실제 회사 인턴과는 다르고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실제 인턴 사원인 분과 인터뷰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그런 작업을 많이 했다. 경험해본 적 없는 분야는 그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전사를 만들어보는 작업을 많이 했다.

 

극 중 은주의 '합니다' '~했습니다' 말투는 실제 인턴 분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저도 긴장을 한다거나 어려운 선배님들이 계시는 자리에서는 '다나까'체를 저도 모르게 쓰더라. 굉장히 예의가 바르고 FM 같은 친구라서 그런 체를 썼고, 대본에도 그런 식으로 나와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김혜준은 "제 나이대를 연기한 것이다. 제가 느낄 수 있었던 사회 생활에서의 힘듦의 고충이나 의지를, 은주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또 극한 상황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하며 김대리(이광수)를 구해내는 등 활약했다. 김혜준은 "'내가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자'가 아닌, 그냥 모든 상황을 덤덤하게 보여드리고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저도 극 중 제가 김대리를 구하는 장면에서 '은주씨 돌 피하지마'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하하. 선배님과는 너무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하려고 사전에 대화도 많이 나눴었다. 실제 친구들과 대화하고 저에 대해 들어보면 안 그런 것 같은데 이성적이고 '맨탈이 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상처를 잘 받고 작은 것에도 의미를 잘 부여하는 편이다. 싸워도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는다. 나이차이를 떠나서 친구처럼 장난을 많이 걸어주셨다. 저도 친구들처럼 반응하고 그런 놀림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된 것 같다(미소)."

 

 

▲영화 '싱크홀' 은주 역 김혜준 / 쇼박스

 

하루 아침에 내집이 없어지는, 극한의 상황. '싱크홀'은 집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전한다. 김혜준은 "'싱크홀'을 찍으면서 어떤게 현명한 내집일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현명할까 내가 편한 것이 내집일까를 많은 생각을 했다. 저도 그 안에 있는 사람으로써 아늑하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내집을 가졌으면 한다. 가장 살고 싶은 집이 아닐까 싶다."

 

김혜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재난영화가 있냐는 물음에 자신이 출연한 '킹덤'이라고 답했다. 그는 "'킹덤'도 재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킹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모님이 이전에는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셨는데 이제는 응원해주신다. 제 기사는 물론, 함께한 배우님들 인터뷰까지 찾아보시면서 적극적으로 응원해준다. '킹덤'으로 많이들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러면서 김혜준은 "최근에 김은희 작가님의 인터뷰를 봤다. 계비 조씨(중전)의 전사나 세자의 전사를 말씀하셨더라. 저도 기회가 된다면 실현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배우로써 롤이 커지면서 부담감도 있을 터. 차기작은 영화 '너와 나의 계절', 드라마 '구경이'다. 특히 ' 구경이'는 이영애 복귀작으로 알려진 바. 김혜준은 "'너와 나의 계절'은 김현식, 유재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저는 유재하의 친구 역할로 잠깐 나온다. '구경이'는 잘 꾸며진 죽음을 파해치는 보험 조서관의 이야기다. 미스터리한 여대생 K역할을 맡았다"고 했다.

 

이영애와의 호흡 소감을 묻자 "'구경이' 시나리오는 너무 재밌었다. 많은 선배님들, 감독님들과 작업한다는 것에 너무 놀랍고 신기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이영애 선배님과 기회가 언제올까 하면서 부담감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많이 설레는 상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영애 선배님도 너무 잘해주시고 항상 배려해주시고 먼저 다가와주셔서 행복하게 촬영 중이다"고 전했다.

 

이제 본격 연기자로써 날개를 펼친 김혜준은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무궁무진하다. 그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훨씬 많다(미소). '싱크홀'을 통해서 조금의 액션을 했는데 재밌고 짜릿한 느낌을 알겠더라. 액션영화도 본격적으로 하고 싶고 로코나 멜로도 도전해보고싶다"고 바랐다.

 

사진=쇼박스

 

[저작권자ⓒ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