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조성희 감독 "승리호, 하루살이 운명에 어울리는 구조"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2-09 06: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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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승리호>는 조성희 감독이 친구로부터 들은 '우주 쓰레기'로 부터 시작됐다. 한국 영화 최초로 우주SF 블록버스터 장르에 도전하기까지 소재를 정하고, 스크린에 구현해내기 위해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게임, 하다못해 움짤 하나까지도 참고했단다.

 

 

"우주쓰레기 청소부 직업에 대해 알려준 것은 '메모리즈'라는 애니메이션이다. 시나리오 출발할 때 좋았던 작품이다. 우주 쓰레기가 총알보다 빠르고, 부딪히는 것은 뭐든지 파괴한다고 하더라. 현재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다른 작품들에서도 소재로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작품에 확신이 들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참고하고 제작 과정을 찾아보고 한 작품들이 너무 많다. 라이팅, 카메라 무빙이라던지 그런 노하우라던지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방식 등을 구현하기 위해 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게임, 하다못해 움짤 하나까지도 참고했다."

<승리호> 속 우주선 모양이 다른 이유도 '우주 청소부'라는 설정 때문이란다. "승리호 우주선 디자인은 몇 가지 모티브가 있다. 가장 먼저 큰 트럭이었다. 투박하고 거칠기도 하고 상처도 많이 난, 우주선만 봐도 육체노동의 향기가 느껴지길 바랐다. 

 

 

구조를 보면 앞 머리에 선원들의 생활 공간이 있다. 조종실과 갑판 등도 앞머리에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장소는 짐칸이다. 짐칸이 크고, 사는 공간이 작은 것. 짐칸이 더 크다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 만들어진, 사람을 위한 게 아닌, 하루벌어 먹고 사는 운명에 처한 사람들한테 어울리는 구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설정했다. 투박한 느낌에서 부터 출발했다."


승리호에 탑승한 캐릭터들은 청소부가 되기까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다. 조종사로 분한 김태호(송중기)는 UTS 기동대 1기로써 엘리트였지만,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돈을 번다. 장선장(김태리)은 해적단으로써 빌런 설리번(리처드 아미티저)을 처단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타이거 박(진선규)은 폭력조직에 몸 담았다가 지구에서 사형 선고까지 받고 도망쳤다. 로봇 업동이(유해진)는 새로운 피부이식을 하고싶어 한다. 

 

이들은 '우주 청소부'로 한데 모여 장선장의 지휘 아래 노동을 하고, 애틋하진 않지만, 식구로 살아간다. 이들은 꽃님이가 핵폭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어느 덧 서로를 지켜주는 한 가족이 된다. 특히 딸을 잃은 태호와 아빠를 잃은 꽃님이는 빈자리를 채우며 '대체 가족'이 됐다. 조 감독은 <승리호> 시나리오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죽은 가족을 다시 만난다'는 설정을 돌파구로 삼고 시나리오를 완성해갔다.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이 있다. 전작도 마찬가지고. 한명은 딸을 잃고 아버지를 잃는다. 그들이 만나서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것이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들을 보고 싶었던게 아닌가싶다. 


학생 때 만들었던 작품들은 유토피아에 매력을 느꼈을 때다. 나이가 들면서 상업적인 측면을 노렸다기 보다는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가 되길 바랐다. 드라마에 있어서도 상업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족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들을 쓰고 해피엔딩을 쓰는 것 같다."

<승리호> 시리즈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조 감독은 "아직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 어떨까 저도 궁금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아빠 손을 잡고 극장에 가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보며 자랐다는 조 감독은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했다"는 바람을 전했다.

 

"<승리호>가 아이들만 보는 영화가 아니라 가족들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최대한 욕을 쓰지 않게 하고, 폭력적인 묘사에 조심스럽게 대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부담 없고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지길 바랬다. 그래서 약간 표현이 약하지 않았냐는 반응이 있는 것 같다. 리뷰 중에 어떤 어머니가 '아이랑 봐는데 아이가 또 틀어달라고 했다'는 글을 봤다. 기분이 좋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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