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랑종' 혼란 속 극한공포 체험, 신내린 듯한 美친 연기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7-02 19: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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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분명 픽션인데 혼란스럽다. 어느 순간 몰입하며 신을 찾고 빌게 된다. 2일 언론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나홍진 감독이 제작,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은 상상 그 이상의 공포체험의 장이다.

 

<랑종>은 태국 이산 지역의 낯선 마을, 신내림이 되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밀착 기록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싸와니 우툼마)은 형부가 죽은 후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것을 직감한다. 밍의 모친 노이(씨라니 얀키띠칸)는 님이 밍을 랑종으로 만들려고 하는 줄 알고 반색한다. 하지만 밍은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심각해지고 님을 취재하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되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현상을 밀착 촬영한다.

 

페이크 다큐형식이기에 촬영팀이 밍과 항상 동행한다. 관객 역시 촬영팀의 시선으로 밍과 님, 그의 가족들을 보는, 관찰자 시점이 된다. 이에 영화의 몰입도가 높아질수록 이것은 실화인가, 픽션인가 혼란스러워진다. 

 

이같은 혼란은 기이하고 웅장한 분위기가 담긴 태국 동북부 이산 지역이 실존하는 곳이라는 점과 '바얀 신'의 존재에 대한 영화의 서사가 뒷받침한다.

 

 

<랑종> 초반에는 랑종인 님이 신내림을 받고 바얀 신을 섬기게 된 배경부터, 매일 기도를 드리고, 이산 지역의 사람들에 퇴마하는 모습을 비춘다. 또한 이산은 집 안, 숲, 산, 나무, 논, 밭 등 존재하는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있다고 믿는 토속신앙이 깊게 뿌리내린 마을임을 강조한다. 여기에 태국에서 30명 이상의 무당을 만나 취재를 했다는 반종 감독이 샤머니즘을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고 강렬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곡성>으로 관객들에 차원이 다른 공포를 선사했던 나홍진 감독이 제작을 맡고 <셔터>로 호러 영화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피막>으로 태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혹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최강 제작진의 만남이 최고의 시너지를 냈다. 또 태국의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태국과 우리나라의 샤머니즘이 비슷하다는 지점도 새롭게 알게 해준다.

 

무엇보다 <랑종>을 극한의 공포의 장으로 몰고 가는 것은 배우들의 혼신이 담긴 열연이다. 주인공 밍으로 분한 나릴야는 극단적인 변화를 위해 촬영 중간에 휴식기를 갖고 감량까지 감행했다. 나릴야는 신들린 듯한, 광기어린 빙의 연기와 청불 등급을 받게 한 수위 높은 노출신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특히 종을 아우르는 실감나는 연기는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랑종 '님'으로 분한 싸와니 우툼마는 진짜 무당의 아우라로 몰입도를 높인다. 촬영팀까지도 리얼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샤머니즘과 권선징악을 토대로 내러티브한 전개가 이어지며 CCTV씬이 극한의 공포로 이끌었다면,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퇴마씬은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과 촬영 스케일에 비해 의도된 연출이라는 것이 보여진다.

 

'곡성'에서는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반면 <랑종>은 결말 후에 대한 궁금증이 쏠린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아쉽다. 광기 어린 모습을 위해 수위 높은 씬이 담겼지만, 공포영화로써 새로운 경험의 장을 만들어놓고 꼭 필요한 장면이었나 의문점도 든다.

 

공포 영화 마니아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영화. 올 여름 새로운 극강 공포를 선사할 <랑종>은 러닝타임은 131분, 청소년관람불가다. 개봉은 7월 14일이다.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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