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소희 "''마이네임' 내 한계를 깨준 작품"

  • 노이슬 기자 / 2021-10-25 18:37:18

[하비엔=노이슬 기자] 배우로써 액션 도전이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자신의 체력이 따라줘야 하고, 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외모에 모든 이목이 쏠리던 배우 한소희가 드디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배우라면 한번 쯤 꿈꾸는 '액션' 장르에 도전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예쁘기만 하던 배우 한소희는 누아르 액션 시리즈 '마이 네임'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한소희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 오혜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지우/오혜진 役 한소희

 

'마이 네임'은 지난 15일 공개된 이후 글로벌 OTT 플랫폼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의 집계 결과(18일 기준), 전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어 전 세계인이 주목하며, 환호하고 있다.

 

공개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하비엔과 만난 한소희는 "오픈한지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주변, 지인분들이 잘 봤다고 연락이 온다. 저는 겁이 나서 아직 반응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저의 다양한 면들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지우는 '마약사범' '조폭의 딸'이라는 낙인이 찍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자퇴한다. 아버지가 나타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어느 날, 자신의 생일 날 아버지에 걸려온 전화에 모진 말을 던졌다. 아버지는 지우를 찾아왔지만, 정체 모를 이에 살해당하고 지우는 이를 목격하고 복수심을 불태우고 조직에 들어간다.

 

지우의 기구한 인생은 한소희로써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조직'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고충도 많았던 지우는, 아버지를 여읜 후 말수도 적어져 말보다는 표현력이 중요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지우/오혜진 役 한소희

 

"저에게 지우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제 입장에서는 저만 아는, 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지우라는 캐릭터를 뭔가 구축을 하고 옷을 입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제가 지우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것에 중심을 뒀다.

 

상상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많은 언더커버 작품, 다큐, 레퍼런스를 참고했다. 감정이나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보다 표정이나 제스추어가 중요했다. 저와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혜진이보다는 어릴 적 지우에게서 제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저도 뭔가에 집중을 하고 하나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것들이 지우와 저와의 공통된 부분이었다 생각한다.

 

지우는 고립됐다는 생각을 많이 들었다. 어떤 것 때문에 이 아이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를 생각을 많이 했다. 촬영하는 내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되지만 마음적으로 힘든 것은 오래 갔다.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도 그렇고 힘들고 안쓰럽기도 하고 저는 지우의 옷을 입어야 했기에 받아들이기까지가 힘들었다."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은 '너가 지우라면?'이라며 한소희의 생각을 항상 물어봤다. 덕분에 지금의 지우가 탄생할 수 있었다. "감독님은 항상 제 생각을 많이 물어보셨다. '너가 만약 지우라면', 또 상황이나 공간에 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셨다. 그냥 그대로 팔로우 하시겠다고.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시고 촬영하셨다."

 

한소희가 '지우'라는 캐릭터에 스며든 결과, 극 초반 아버지의 죽음을 맞닥드렸을 때 지우의 모습은 즉흥에서 나온 씬이란다. "아버지가 죽었을 때 칼을 빼서 던지는 장면은 제가 본능적으로 했던 씬이다. 충격 뒤에 눈에 들어온게 칼이었다. 그 칼을 던졌던 씬도 현장에 집중한 덕에 탄생한 씬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지우/오혜진 役 한소희

 

하지만 한소희는 스스로의 액션에 대해 아직까지는 확신이 없는지 긴장한 상태로 '마이 네임'을 봤다며 "처음 볼 때는 저의 단점들만 집요하게 보려고 했다. 지금은 조금 내려놓고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마이 네임'은 한소희의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공개 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특히 누아르 장르로서 '액션'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이기에 더욱 신경이 쓰인단다. 한소희는 "이 작품, 저 하나 때문에 무한한 열정과 고생해주시는 감독, 작가, 스태프들, 작품을 기다리는 대중분들에 만족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힘들어도 촬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실제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는 한소희는 "이제껏 보여줬던 한소희의 모습을 좋아하실 수도 있는데, 그 모든 면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보여드리는 것에 대해 부담감은 있었다. 하지만 지우는 그래야했다. 모든 이미지를 걷어내고 보다 민낯같은 모습의 지우를 보여드리고자 했다"며 도전에 임했던 각오를 전했다. 

 

앞서 박희순과 김 감독은 한소희의 '열정'을 칭찬한 바. 실제 한소희는 촬영장에서 실신한 적도 있다.

 

"액션씬은 부담이 정말 많이 됐다. 제가 운동신경이 많이 없다. 누군가를 때려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 있었다. 수 많은 액션 누아르 장르를 보면서 내가 저렇게까지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3개월동안 몸과 마음으로 부딪혔다. 그러다보니 부담감이 없어졌다. 액션은 거의 다 참여했다. 원테이크 액션도 많았고, 저의 대역 배우분이 리허설을 해주시면 똑같이 해야했다. 와이어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참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지우/오혜진 役 한소희

 

액션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제가 움직이는 것에 비해서 화면에 크게 보이지 않더라. 보다 더 넓은 범위 안에서 하려고 무조건 적으로 몸에 익히는게 중요했다. 연습량을 늘리고 리허설에 진심으로 참여하면서 촬영했다. 완성된 작품을 보는데 '저때 진짜 힘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는 액션씬 전체가 아니라 촬영 당시를 회상하면서 보다보니 화면 안에서 지친 모습들이 더 많이 보였다. 우리가 진짜 열심히 했구나 생각들었다."

 

홀로 다수를 상대하는 액션부터 클라이맥스인 박희순과의 일대일 액션까지 한소희는 조직원 지우이자 경찰 오혜진으로써 많은 분량의 액션씬을 소화했다. 특히 촬영 도중 실신해 쓰러지기까지 했던 바.

 

"최무진(박희순 분)과 칼 하나 든 채 펼치는 일대일 액션이 저한테는 가장 인상 깊었다.

 

봉고차 씬은 차가 찌그러지는 그 씬을 보고 어떤 게 CG고 어떤게 실제 촬영인지 구분이 안 갔다. 그 씬 촬영할 때도 초록색 배경에 감독님의 '유리창 깨질거야'라는 디렉팅과 함께 상상력만으로 연기를 했어야 했다. 긴박한 상황에서의 감정을 끌어내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납작한 차에 들어있을 때는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했다. 필도 선배와도 호흡이 중요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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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씬만큼 걱정했던 장면은 차기호(김상호) 팀장의 마지막을 목격한 후 차안 씬이다. "6회에서 차기호 팀장님이 죽는다.  제일 걱정했던 씬이다. 대본에서 대사가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다. 몇 개의 지문만 있었다. 그 대본을 베이스로 해서 본능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 씬 촬영 전날 아무 생각도 안했다. 현장에서 내가 나오는 감성대로 표현하자 생각했다. 감독님도 어느 정도의 마지노선만 주어주시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지우/오혜진 役 한소희

 

운전하는 장면은 제가 직접 한 것이다. 실제 촬영 때 뒷 좌석에 아빠 편지를 녹음한 음성을 틀어주셨다. 그 씬이 다 끝나고 나서 상처를 많이 받고 제일 힘들었던 씬이다."

 

덧붙여 한소희는 "우리 할머니가 카톡을 배우셨다. 제가 맞을 때마다 할머니가 혈압이 오르셔서 차마 눈을 뜨고 못 보겠다고 하더라. 근데 혼자 작품을 마무리한 것에대해서 대견하다고 해줬다"며 스스로 뿌듯해했다.

 

'마이 네임'은 한소희의 '한계'를 깨게 해준 작품이다. 전 세계 이목을 받기까지 했으니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매 작품에 임할 때 두려움 때문에 시작을 느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문을 열고 작품을 마주해야는데 제 자신에 대한 불확신때문에 두려워한다. 지우도 그랬다. 문고리를 잡고 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걸 깨준 작품이 '마이 네임'이다. 한소희에 이런 면도 있다는 것을 시청자분들이 깨달았 듯, 저도 나에게 이런 면이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새로운 장르에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 스쿨에 처음 갔을 때 '큰일났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정말 '시간을 들이고 노력하면 되는구나. 마음 가짐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마이 네임' 이후 '한계에 부딪히다'라는 말의 의미도 스스로 '성장'의 발돋움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한소희는 "저에게 '마이 네임'은 20대를 잘 마무리할 하나의 작품으로 끝을 내준 것 같다. 또 다른 제 자아를 찾게 해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계에 부딪히면 무너지고 스스로를 질책하게 된다. 그 한계를 돌파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와 원천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계에 도달하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다. 앞으로도 수도 없이 많은 한계에 부딪히겠지만 그게 성장하는 발돋움이 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한소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대체불가 배우'가 되고 싶단다. "저는 저에게 주어졌던 모든 작품에서 100%, 120% 집중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제 자신을 변화하고, 변주시키고 그런 것들을 좋아하다보니 다양한 것들을 하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들이 얽히면서 저도 모르는 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려는 습관이 생겼다.

 

배우로서 이쁘고만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마이 네임' 이후 스스로 많이 했다. 아름다움이나 예쁨이 외관상으로만 이뤄지면 안된다고 생각을 한다. 다른 아름다움, 예쁨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대체할 수 없는 저만이 가진 고유의 색깔이 잇다는 이야기를 제일 듣고 싶다. 대체불가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어 매 순간 연기할 것이다."

 

누아르에 이어 장르물도 도전해보고 싶단다. "떨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보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다양한 면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부족함이 무기력함으로 변질되기보다는 그렇기에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장르문에도 도전하고 싶다. 스스로 느끼는 것이 처음 촬영장에 갈 때보다 지금이 긴장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제가 집중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현장 가는 걸음이 조금 더 가볍고 두렵지 않아 집중할 수 있고 배역과 가까줘질 수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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