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아인 "'지옥' 메시지 해석은 자유, 시즌2에서 부활하길"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06 06: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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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11월 19일 공개
-공개 하루만에 전 세계 1위, 공개 2주차에도 넷플릭스 非 미국 TV부문 2위 기록하며 흥행
-유아인, 극 중 새진리회의 초대 의장이자 미스터리한 인물...전 세계서 연기 호평

[하비엔=노이슬 기자]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 유아인. 이번에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선해보이는 듯 하지만, 그 안에 내제된 욕망을 분출하고 싶어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모습의 정진수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외국 팬들 사이에게서 조차 "믿고 보는 배우"라는 찬사까지 쏟아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공개 하루만에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의 영향력도 있지만, 사실 공개 직후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이미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앞서 영화 '살아있다'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을 만난 바 있는 유아인은 '지옥'으로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정진수 役 유아인/넷플릭스

 

'지옥' 공개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하비엔과 만난 유아인은 "흥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약간의 기대는 있었다. 넷플릭스르 통하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얻는 것 같다. 영화 '#살아있다'라는 작품을 먼저 선보이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한국 관객뿐들 아니고 전 세계 팬들의 반응을 볼 수 있겠다 싶었다."

 

유아인은 극 중 새진리회의 초대 의장인 정진수로 분했다. 정진수는 지옥 사자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는 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꾸준히  언급해 온 인물로, 죄인이 심판받는 것 즉 '신의 계시'라고 주장한다.

 

"선악으로 나눠서 이해한 것은 아니다. 한 인간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목도한 이후에 20여년 가까운 삶을 살면서 내면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연기했다. 그 결과 누구도 알지 못하는 절대적인 외로움과 고독을 키워드로 접근했다. 모두가 다 죽음을 앞에 두고 살아가는 듯하지만, 자신의 죽음이 예측되어지고 그 마음이 뒤틀린 상태로 세상을 향해 발현된다. 아주 외로운 삶이, 저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을 느껴주길 바란다. 마치 그런 마음처럼 진수 역시 자신이 느끼지는 아무도 모를 것 같은 감정을 뒤틀린 상태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울 도로 한 복판에서 지옥 사자가 등장, 시민이 죽는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고 정진수의 존재는 점차 무게감을 갖게 됐다. 뉴스에 나와 "새로운 세상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라고 한 인터뷰 씬은 '지옥'의 명장면 중 하나다. 하지만 유아인에게 가장 아쉬운 장면이다. "'새로운 세상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대사가 참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는 전체 분량중에 다시 촬영하고 싶은 1위 장면이다. 뭐라 말로 설명드리기 힘든 복잡미묘한, 감정이 뒤틀려있고 괴물같은 그 대사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정진수 役 유아인/넷플릭스

 

이후 본격 신흥 사이비 종교 새진리회가 부흥하기 시작하고, 화살촉이라는 사회 집단이 생겨났다. 하지만 정진수는 20년 전 지옥의 고지를 받은 인물이었고, 남 모르게 죽음을 맞이했다. 정진수의 행방은 2대 의장과 진경훈(양익준) 형사 외에 모른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해야하는 씬이었다. 싱겁게 끝나기보다는 정진수의 감정이 폭발되는, 격양되는 모습을 원하셨다. 당일에 그 주문을 해주셨다. 수정된 대사를 소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저는 진수가 굉장히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겉으로 표출되지 않아서 신기했다. 이전의 제 캐릭터들과 달리할 수 있는 모습들과 에너지의 증폭은 비슷할 수 있지만 다른 변수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진수답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마구잡이로 꺼내기보다는 삐져나오는 감정을 스스로 바로 수습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자기 감정에 떳떳한 사람이 아니다. 분노하고 욕설하는 사람들은 떳떳한데 진수는 그걸 다 통제한다.냉철한 에너지를 통해  조금은 다른 광기가 표현될 수 있겠다 싶었다. 긴 대사를 원테이크로 가다보니 사전에 계산이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마지막에 다가가기까지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지점들을 솔직하게 다가가며 제 감정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가며 그 씬에 접근했다.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주시긴 하지만, 저는 '과장됐다'는 평을 자주 듣는 편이다. 그런 역할에서는 충실한 편인데 관객들이 전사를 느끼지 못하게 끔, 업그레이드된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지옥'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지옥사자'의 등장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세상을 '신의 계시'로 정리한 정진수의 등장이 1부였다면, 2부는 그 이후의 디스토피아 속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냈다. 유아인은 '지옥' 3화까지만 등장하지만 주연배우로써 1부를 이끌어야 했다. 아쉬움은 없지만, '미스터리한 인물'이었기에 적은 분량으로 고효율을 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미스터리함은 배우가 연기하면서 만들기는 어려운 것 같다. 등장이 많지 않다는 것만해도 미스터리했다.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지만 그 의도를 알기 어려운 모습이다.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종교 단체의 의장,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지라는 표현에 고민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정진수 役 유아인/넷플릭스

 

1부를 혼자 끌고 가야한다는 부담은 덜한 상태였다. 굉장히 최소화 돼 있는데 등장 씬마다 아주 적절한 긴장감과 불안 공포를 조성해야하는 미션이 있었다. 다양한 등장이 아니라서 최소한으로 그런 에너지를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지금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제가 출연 분량이 제일 적을 수도 있다. 최소한의 등장이지만 극 전체의 진수의 힘이 닿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해내는 것이 큰 틀에서는 가장 힘든 미션이었다. 두터운 가면같은 것을 쓴 상태에서 가면 밖으로 삐져나오는 모습들, 가벼운 농담들, 이런 것들이 진수의 미스터리한 부분을 만든 것 같다."

 

유아인은 짧은 등장이었지만 이 초자연적인 현상의 실체를 밝히려 했던 민혜진 변호사역의 김현주, 진경훈 형사, 그의 딸 진희정 역 이레, 고지를 받은 두 아이의 모친 박정자 역의 김신록 등과 호흡했다. 그는 "많은 배우들이 함께해서 이 작품을 할 수 있었다. 함께 연기하는 행복, 즐거움이 있었다. 고생의 양은 모두가 함께 나눴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주 선배님은 학창 시절부터 봐온 선배님이다. 이번에 함께 하면서 현장에 임하는 태도, 연기를 임하는 태도를 보면서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연기만 봤을 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한 힘을 가졌다 생각했다. 감동이라는 것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닌데 진정성 있는 모습이 그 연기로 마음이 움직이게 한다. 액션 연기도 많고, 시도를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몸을 사리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려는 태도가 너무 멋있었다. 지금 또 연상호 감독님과 촬영하고 있다. 액션 찍으면서 부상 당했는데도 아무한테도 말을 안하셨더라. 진행에 방해가 되고 피해가 된다고. 희생정신이 느껴져서 반성하게끔 하는 선배님이셨다.

 

정민씨와 꼭 한번 호흡하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만나지 못해 아숴웠다. 초반에 김현주 선배, 양익준, 이레씨와 호흡하는 장면이 많았다. 캐릭터 특성상 진수만 조금 이상하다. 인간적인 면이 덜하고 붕 떠 있는 느낌이다.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표현적인 인물이다. 생활연기를 수준급으로 해내시는 선배님들과 발란스를 잘 맞출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임했다.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나름 균형을 맞추면서 진수를 만들어나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정진수 役 유아인/넷플릭스

 

최근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는 대사가 없지만,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호평과 함께 또 한번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던 유아인은 '지옥'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유아인은 팬들의 다양한 반응을 기억해냈다.

 

"아무래도 '이번에 유독 유아인이 했던 연기 중에 이번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고 하신 분을 봐다. 지점을 넘어 서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봐주시는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됐다. 해외 팬분들은 의외로 저를 인식하는 분들이 꽤 있는지 '믿보배'라는 말을 해주셨다. 해외팬들이 해주니까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내가 가야할길이 있겠구나 싶었다(미소)."

 

'지옥' 속 디스토피아의 시초인 정진수를 연기한 유아인 생각하는 '지옥'의 인기요인은 '공감'이다. "모두가 즐길법한 오락성이 충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공감할만한 천국과 지옥 같은 콘셉트가 깔려있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메시지가 동시대에 공감할만한 내용이라서 그런 것 같다."


실제 촬영하면서 지옥에 대해 생각해봤단다. "무교이지만 유신론자다. 그래서 상상을 해보긴 한다.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 없고 상상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신적인 존재에 의해 움직여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닐까 여기가 천국이야 지옥이야 라는 공상도 해본다. 지옥의 모습을 상상하면 암흑천지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시간만 흘러가는 그런 지경의 상태, 지금 현생을 살고 있는 인간으로서 지옥에 가까운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정진수 役 유아인/넷플릭스

 

인간의 나약함과 가벼움에 대해서도 생각했었다. "나약한 존재로서 강하게 서기 위해 믿음이나 신념, 지식 정보같은 것들이 필요하고 그걸로 지탱하고 살아간다. 가장 위험한 것은 변화하지 않고 고착되서 썩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로서 사는 것이 목표라면 믿음에 대한 의심을 가져가는,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한 충분한 필터링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 중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그냥 나쁜 사람들이기보다 어리석고 나약해보인다. 그들이 군중이 되면 강력한 힘이 되어 소수를 향학 된다. 그 현상이 우리 현실 세계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생각해서 안타까웠다. 지옥을 보시고 믿음이나 신념 인간성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면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2막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옥' 6화 말미 믿을 수 없는 또 한번의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유아인이 생각하는 시즌2는 어떤 모습일까. "제 3의 세계가 등장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4차원의 존재랄지 그런 존재들의 현실로의 개입. 진수는 반드시 살아났으면 좋겠다. 박정자의 모습처럼 진수도 꼭 살아나길 바란다. 부활하길 바란다. 그 존재들이 무슨 짓들을 하게될까 궁금하다."

 

2003년 광고를 통해 데뷔한 이후 차근 차근 필모를 쌓고, 어느 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명의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 내년이면 연기인생 20년차를 맞이한다. "좀 더 시원시원하고 과감하게 살고 싶다. 과감하게 시도하고 실패하고 너무 몸사리게 되는 요즘인거 같은데 저에게도 이런 시절이 찾아왔다. 다음을 생각하고 다다음을 생각하고 배우로서의 생명력을 생각하는 자신이 그다지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죽어도 상관없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삶 속에는 죽음이 있으니까 '죽을거니까 막살겠어'가 아니라 한번 사는 인생 나를 더 과감하게 던지고 실험하면서 성장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도 있다. "작년부터는 음악 영화를 하고 싶었다. 어릴 때 가수의 꿈을 키웠던 적이 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고 어떤 작품 속에서 뮤지션의 모습을 보여드리면 재밌겠다 생각한다. 한국에서 음악영화가 크게 성공한 전례가 크지 않다. 그런 작품이 있다면 참여해보고 싶다. 립싱크 연기도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정진수 役 유아인/넷플릭스

 

출연작이 늘어나고, 영향력이 커진 만큼,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로서 한 층 더 성숙해졌다. '지옥'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해석을 밝히는 것 역시 조심스럽다. "연기라는 일이 내가 하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통해 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폭 넓게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무분별하게 확장될 수 있고 다 다르게 해석되고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 일을 다시 생각하게끔 계기가 있었다. 좋은 연기를 따지기 앞서서 어떠한 작품이 좋고 나쁘고를 구분한느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면이 클것같은 작품을 선택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도' 작품 메시지와는 달리 강남 어머님들이 '공부 안하면 저렇게 되는거야'라고 메시지를 해석하시고 자녀들에 엄청난 푸시를 했다는 후문을 접하고 충격적이었다. 만든이들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도를 보고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했다. 최대한의 통제를 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의심 정도를 가져가는 차이, 좋기만한줄 알았던 것의 가면성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지옥'도 그렇다. 제가 해석한 메시지가 있더라도, 저마다 느끼시고 즐기실 수 있는 만큼 가져가는게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의도나 함부로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관객들이 그 틀안에서 작품을 보실까 두렵다. '지옥'에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인물 단체도 등장한다. 과연 나는 어디에 있나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정도를 생각해준신다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좀더 선명하게 보신 여러분 어떠세요?'라고 질문을 던지고 싶단다. "확장적으로 열려있는 작품을 제 각기 가져가주시는게 중요하다. 꼭 소화하실 필요도 없다. 시간이 걸려서 소화가 될수도 있고 체할수도 있지만, 여러분들의 느낌 그대로 느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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