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 이준익 감독X설경구X 변요한이 완성한 자산의 '수묵화'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3-18 17: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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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이준익 감독이 열 네번째 작품이자 흑백영화 <자산어보>를 들고 스크린을 찾는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자산어보> 언론 시사 및 기자 간담회가 진행, 감독 이준익,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에 이어 <자산어보>로 다시 한번 흑백영화를 선보였다. 그는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어 시나리오를 쓸 때나 현장에서 영화를 찍을 때나 함부로 할 수 없는 소재"라며 "조선시대를 흑백으로 볼 기회가 많이 않을 것 같아서 고집을 부려서 흑백으로 만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자산어보>는 실존인물 정약전과 청년어부 창대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지만 창대의 경우에는 기록이 많지 않았다는 이 감독은 "창대의 경우는 기록에 이름만 있고, [자산어보] 안에 약전이 언급한 구절만 있을 뿐이다. 창대와 관련된 부분은 허구다. 고증과 허구가 적절하게 섞인 창작물이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자산어보>를 통해 첫 사극에 도전했다며 "설경구는 "약전을 연기했다. 실존인물이고 큰 학자의 이름을 배역으로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학자 공부보다는 섬에 들어가서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과 잘 놀자는 마음을 들어갔다. 사극이 처음인데 감독님이 잘 어울린다고 용기를 주셔서 그 말을 믿고 했다. 모든 것을 믿고 했다"고 이 감독에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창대로 분한 변요한은 "오늘 영화를 처음 봤다. 흑백이고 해서 비록 서툴지만 부족하지만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는데 좀 제가 연기하고 제가 눈물을 흘려버렸다"며 감정이 주체가 안되는 듯 말을 아꼈다.

 

이정은은 약전과 창대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같은 역할이다. 그는 "유배 온 정약전의 든든한 마음 지킴이다. 창대와 약전을 연결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이다. 그들의 관계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 신경썼다"고 말했다.

 

극중 약전과 가거댁은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결국 동반자가 된다. 이정은은 "원래 선배님이 학창시절부터 제대 후 학교를 같이 다녔다. 이런 관계로 발전할지 몰랐다"며 "너무 친하니까 연인 연기를 어떻게 할지 몰랐는데 친하니까 더 여러가지 해봤다. 생각보다 좋은 장면을 얻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셜경구 역시 "담백하고 깔끔했던 것 같다"고 로맨스 호흡 소회를 전했다.

 

<자산어보>는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를 비롯해 한시를 스크린에 옮겨 담아 한자를 자막에 넣어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동주>에서는 현대시였다. 여기서는 한시다. 그 시대에 한시는 자신의 세계관을 들춰내는 도구였다. 상대방과 배틀하듯이 그런 장면이 있다. 정약용 선생이 쓴 시대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며 "시대를 아파하지 않는 시는 시가 아니라고 한다. 윤동주 시를 보면 자신의 부끄러움을 얘기하는 거 같지만 시대를 아파하는 시다. 정약용의 시나 윤동주의 시나 다르지 않다"고 부연했다.

 

약전과 창대로 호흡에 대해 설경구는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었다. 신분을 뛰어넘어서. 스승이고 벗이 되는 영화였다. 실제로는 그런 생각은 안하고 그냥 둘이 섬 안에서 똘똘 뭉쳤다. 정말 촬영이 없을 때도 이정은씨가 해주는 밥을 얻어먹으면서 잘 놀았다"고 호흡을 전했다.

 

 

 

 

변요한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선배인데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빈말을 잘 못한다. 여러가지로 많은 것을 배웠다. 인생을 덜 산 동생과 후배로서 여러가지 많이 느낀 것이 있다"고 화답했다.

 

<자산어보>에는 설경구, 변요한을 비롯해 류승룡, 조우진, 김의성 등이 우정출연으로 관객들을 반긴다. 이 감독은 모두 설경구의 공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결은 하나도 없다. 그런 캐스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제일 먼저 참여하게 된 설경구 배우께서 짧은 등장이라도 관객들에 친숙한 배우였으면 했다고 했다. 소재가 상업적이지도 않고 이야기는 좋은거 같은데 관객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잠깐 나와도 익숙한 배우가 나오면 금방 마음이 닿지 않겠냐 조언했다"고 했다.

 

이어 "회차가 짧아서 걱정했는데 설경구 배우가 일단 배역들을 달라고 했다. 그 중에 거절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 대한민국 배우의 수준은 연기의 실력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검증이 돼 있다. 선택에 배우의 수준이 증명된 것이라 생각한다. 조우진씨는 촬영 4일 했다. 우정출연이다. 돋보이지 않는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우정출연을 한 배우들이 정말 놀랍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흑백 연출 속에서 세번의 연출은 컬러로 이뤄졌다. 이 감독은 "파랑새와 창대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 흑산도 전경"이라며 "보여지는대로 봐야는데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볼 때가 있다. 저도 항상 그런다. 보고싶은 대로 보려는 얄팍한 욕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여기는 자연이 있다. 하늘이 있고 바다가 있고 섬이 있다. 저는 흑백으로 안 느껴진다. 저는 '자산'의 색으로 보인다.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자산인것 같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4년만인데 아쉬운 분들도 계실것 같다. 예전같았으면 참았을텐데 마음가는대로 울고 싶었다. 좋아하는 작품이니까. 코로나19때문에 영화 관객도 많이 줄어서 그런 걸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 자연스럽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설경구는 "대기하고 있는 영화가 많아서 코엑스에 왔다가 사람이 없어서 놀랐다. 많이들 힘드실텐데 자산어보 여러분들을 기다린다. 위로해주시고 위로 받고 시원한 자연도 보시고 좋은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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