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서형 "'여고괴담6' 촬영 중 눈물 펑펑... '프리티 우먼' 같은 작품 원해"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7-07 17: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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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공포 영화는 못 보지만 공포퀸은 되고 싶어요." 최근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이하 <여고괴담6>) 언론 시사 후 간담회에서 김서형은 이같이 말해 화제가 됐다. 촬영 중 무서워서 펑펑 울기도 했지만, 어렵게 용기를 낸 김서형 덕분에 완성된 영화가 지난 달 17일 개봉했다.


<여고괴담6>는 1998년 첫 선을 보이며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로 한국 공포 장르를 새롭게 개척한 <여고괴담>의 여섯번째 이야기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서형은 <여고괴담4-목소리>에 이어 해당 시리즈에 두번째 출연한 유일한 배우다. 그는 완성된 영화에 대해 "저희가 그리고자 했던 이야기는 잘 담겨졌다고 생각한다. 다 보고 나니까 학생들의 마음이 잘 전달이 되서 좋았다. 아이들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마음 아팠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른 은희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학생인 은희가 많이 남아있더라. 은희가 현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주한다. 촬영은 했지만 편집된 장면이 있다. 은희는 이 학교 올 때 이미 트렁크에 가해자들을 싣고 오는 장면이 있고 그걸 캐리어에 담아 오는 장면도 삭제가 됐다. 그런 것들이 단순하게 들어갔다면 (복수극으로) 직접적으로 더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다. 어려운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학생으로서 남아있는 은희와 현재 지속적으로 연결시켜지고 있는 주체, 그리고 안타까운 현실이 잘 담긴 것 같다. <여고괴담> 시리즈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편집된 장면으로 인해 <여고괴담6>는 관객들에 의문을 짙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에서의 일을 은폐하려는 교장으로 인해 현재와 과거가 연결됐다. 김서형은 "학교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대사가 영화의 서사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본인이 끌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지만 막상 학교에 오니 변하지 않은 여전한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 자체가 공포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모른다'라는 드라마에서도 20년 전에 살인 사건을 접하고 형사가 됐다. 과거 친구의 일이었는데도 그 고통 자체가  공포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굉장히 짓눌리고 어려운 공포라고 생각했다. 그 속에서 내 친구를 잃어버렸고 죄책감이 현재까지 이어졌다. 저한테는 맥락이 정확히 있었다. 변함없다는 것이 공포라고 생각했다. 그것에 대한 중압감은 분명히 있었다. 학생들의 슬픔은 다르게 표현됐을 수도 있지만 맥락은 맞는 것 같다."

 

 

김서형은 공포 영화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공포퀸은 되고 싶다"고 밝힌 바. 공포 영화 촬영 자체는 무섭지 않았지만 그녀를 힘들게 했던 것은 극 중 학교 화장실이었단다. "저도 학교 때 푸세식 화장실도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해보면 저는 그 화장실을 못 썼다. '파란 휴지 줄까, 빨간 휴지 줄까' 얘기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얘기들이 많을 때라 화장실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그 폐교 자체가 밤에 으시시하긴 했다. 제가 복도씬을 찍을 때는 좀 무서웠지만 화장실만큼 무섭지는 않았다."

 

해당 화장실은 <여고괴담6>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다. 극 중 은희가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김서형은 "촬영 준비를 위해 소품 팀이 사람 모형을 두고 만지고 있어서 경악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걸 보는 순간 제가 못 들어갔다. 모형인데도 너무 잘 만들어서 실제로 보니 눈에 담을 수가 없었다. 그걸 위치도 확인하고 촬영 준비하는 모습부터 정말 무서웠다. 겨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갔더니 사방에 피를 다 칠갑해놔서 제가 못 찍겠다고 무너졌었다. 정말 너무 무서워서 펑펑 울었다. 제가 우는 모습에 다들 의외라고 놀라시더라. 다시는 안 찍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김서형은 굳게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그는 "용기가 아니라 저는 배우니까,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못 들어가서 울기도 했지만 절 기다리는 스태프들이 계셨기에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청춘 여배우 등용문으로 불린다. 김서형은 이번 작품에서 현재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출연 중인 김현수와 통통 튀는 신예 최리, 가수에서 첫 배우에 도전한 시어송라이터 비비(김형서)와 호흡했다. 그는 "여자 배우 중에는 내가 제일 연장자였다"며 웃었다.

 

"사실 제가 이모 뻘이라 불편할 수 있을텐데 오히려 편하게 대해줬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서 서로를 잘 챙겼다. 형서는 두터운 분장을 하고 대낯에 차에 치이는 장면을 찍을 때 너무 고생했다. 그때 너무 더워서 현장에서 잠깐 실신하기도 했었다. 날씨가 산소를 마셔야 할 정도로 더웠다. 그게 아스팔트 위이다보니 열이 함축되서 더 뜨거운 때였다. 현수도 어려움 없이 잘 촬영했다. 배우들이 정말 너무 잘해줬다. 이번에도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 같다."

 

김서형은 "고 이춘연 대표님께 <여고괴담6>를 제안 받고 2개월만에 촬영해서 더욱 집중했던 작품이다. 대표님께 이 시리즈가 잘 되서 10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아쉽게 갑작스레 떠나셔서 아직도 잘 믿어지진 않는다. 역사가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에 더 잘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서형은 대중에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 이어 '스카이캐슬'까지 악역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스스로 연기 변신을 하고자 해도 제안받는 작품 속 캐릭터가 비슷해서 어려움이 따른단다. "저는 다채롭고 싶은데 폭이 좁다. 지금도 수월하지는 않다. 그런 역할들을 좋게도 생각하셔서 감사하게도 오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 선택은 제 몫이다. 그 역할들을 해낼 때 변주는 있어야 한다. 머무르고 고여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제 필모를 깨고 싶고 한편으로는 더 나아가는 지점을 생각한다. 안주하는 배우가 아닌 돌파를 해서라도 변주를 해서라도 또 다른 악역이었다는 반응을 들어야하는게 제 몫인 것 같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마인'(극본 백미경, 연출 이나정)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를 입을 수 있었다. 김서형은 매회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6월 2주차 드라마 검색 이슈 키워드 TOP10에서 출연자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김서형이 분한 정서현은 효원가의 전체 판도를 움직이는 첫째 며느리로, 섬세한 연기와 우아하고 품격 있는 자태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장착했다. 김서형은 "'마인'은 힘 주지 않는 것 같은데 너무 힘들었다. 체력에서 오는 것이라 비축이 되야는데 잠을 못자면 아우라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힘든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서 역은 이 집안의 일들을 미리 알아야 하는 사람이다. 미리 먼저 다 알고 먼저 움직이는 인물이라, 역할 자체가 각자를 대할 때 공감 능력이 다 다채롭고 한 톤이 아니었다. 그런 면 때문에 스펙트럼이 더 넓어보이는 것 같다. 다채롭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려고 더 노력한다. 대사 자체가 늘어주거나 조언을 하더라도 뽐내지 않는 대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뽐내지 않고 힘주지 않는게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작품 선택 기준을 '변주'라고 말한 김서형은 주변에서 다 좋다고 할지라도, 본인 스스로가 캐릭터에 대한 납득과 합리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깊숙히 파고드는 편이다. 그러다 보면 캐릭터의 의상과 헤어까지도 그려진단다. <여고괴담6>를 하게 된 계기는 전작 '아무도 모른다'의 영향이 있었다. 그는 "<여고괴담6>를 하겠다고 하고 '아무도 모른다'를 정하게 됐다. 그것도 어른 이야기였다.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서 흥분도 하고 뭔가를 할 수 있지만 현재 나를 지켜보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한다. 어릴 적을 생각하게 하는 거울이 그 아이였다. 드라마 대본이랑 병행하다보니 너무 비슷하더라. 나한테 공포는 똑같은 고민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공포다. 일정한 것이 공포일 때가 있다. 일정한 공포가 <여고괴담6>에는 있었다. 그 이후 '아무도 모른다' 했을 때는 조금 놓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믿보배'로 자리매김한 김서형이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뭘까. 그는 "공포를 잘 못보지만 또 제의가 들어온다면 생각해볼 것 같다. 사실 <러브레터>, <프리티 우먼> 같은 백만장자와 귀여운 러브 스토리도 해보고싶다. 혼자 생각하는 것들은 많다"며 웃었다.

 

사진=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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