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민정X이민지X박소진 "'좀비크러쉬' 촬영장, 서로가 있어 생존"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6-23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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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촬영장 촉박했지만, 사람을 얻었다."

 

오는 6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좀비크러쉬: 헤이리>(이하 <좀비크러쉬>, 감독 장현상)는 좀비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헤이리 예술마을을 구하는 과정을 그린 B급 코믹 좀비 액션물이다.

 

연출을 맡은 장현성 감독은 헤이리를 배경으로 여성 캐릭터와의 싸움, 크러쉬하게 펼쳐내며 게임이나 만화같은 표현을 위해 제목을 <좀비크러쉬: 헤이리>라고 붙였다. 최근 드라마, 영화에서 감초연기로 관객들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이 헤이리를 지키기 위해 좀비와 맞선다. 

 

 

헤이리 마을 토박이로써 리더쉽이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진선(공민정), 다방면에서 박학다식한 취미부자 현아(이민지), '마녀'를 콘셉트로 한 유튜버이자 산드라 카페 사장 가연은 박소진이 분했다. 이들은 액션부터 유머, 찐친케미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23일 오전 언론 시사를 마친 후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은 취재진과 공동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우들은 "독립영화의 경우 영화 촬영 후 개봉을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영화 촬영 후 1년도 안되서 개봉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의 공동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좀비크러쉬: 헤이리>는 지난해 촬영을 마친 후 제 24회 부천국판타스틱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관객과 평론단에 호평을 받은 후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 소감은?

 

A. 이민지 영화제는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개봉은 이렇게 빨리 하게 될줄은 몰랐다. 독립영화는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 개봉한다. 찍고 1년 정도 돼 가는데 이렇게 빨리 개봉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박소진 독립영화로 개봉이 처음이다. 독립영화 팬들에게도 우리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궁금함이 있다.

 

공민정 저희끼리 촬영할 때 재밌게 찍었다. 중간주아간 촬영물을 확인할 때는 많은 분들한테 공감을 얻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영화제에 갔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빠른 시간 내에 개봉까지 할 수 있게 돼 되게 좋은 일인 것 같다.

 

Q. 세 배우 모두 대중에 연기력을 인정받고 주연의 경험도 있다. 하지만 <좀비크러쉬>는 B급 장르라는 점과 좀비물이라는 특성이 있어 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터.

 

A. 공민정 B급 장르의 영화다.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희도 새로 도전했고 새로운 경험을 했듯이 관객분들도 새로운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민지 장편 독립영화 중에서도 굉장히 저예산에 가까운 영화다. 좀비물이다. 시나리오 봤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시나리오 봤을 때는 B급 코드가 아기자기하게 표현되는 것이 귀여웠다. 연출 방향도 뚜렷했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 특성상 시간과 돈에 쫓기는 영화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배우의 욕심과는 다르게 유동적인 것들이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조금 더 표현하는 것에 자유로울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편집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영화제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던 것 같다. 찍을 때도 회차가 촉박하고 짧게 진행이 됐다. 촬영이 20회차 안으로 다 끝났다. 좀비가 창궐한 배경과 액션 씬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은 좀 남았다. 

 

Q.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까지 전 세계에 'K-좀비' 열풍으로 뜨겁다. B급 코믹이지만, 좀비물을 처음 도전하게 된 소감은?

 

A. 공민정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고 체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작년에 제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싶은 마음이 컸었다. 시작하는 단계라서 할 수 있는 것, 도전하고 싶은 마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 해보자는 마음으로 선택했다. 좀비 장르라고 할 때 되게 반가웠다. B급 장르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를 보고 좀비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있어서 하게 됐다.

 

이민지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는 좀비물보다는 공민정 언니가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와 여성 캐릭터 세명의 이야기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여자들끼리 시나리오상에 있는 웃음 포인트가 재밌게 다가왔다. 만화적으로 재밌게 다가와서 좀비는 옵션으로 딸려 온 느낌이었다. 이 영화 통해서 액션 아닌 액션을 위해서 액션스쿨도 가서 배웠다. 공포 장르나 액션을 안해봈는데 가볍게라도 배워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진지한 좀비물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박소진 저는 되게 겁쟁이라 좀비물도 잘 못본다. <킹덤> 정도 봤는데 민지를 불러서 봤던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를 같이 봤다. 저는 좀비가 되는 역할이다. 이것저것 상상해봤던 것 같다. 대본보면서 피식피식 하는 부분도 많았다. 좀비가 되고 새로운 색깔의 독립영화를 해본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었다. 좀비는 무섭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의 색이 있었던 것같다.

 


Q. 극 중 진선, 현아, 가연은 삼총사로 찐친 케미를 선보인다. 실제 영화 촬영하면서 친구가 됐다는 배우들은 <좀비크러쉬> 촬영 후에도 여전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각자 호흡과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A. 박소진 실제 굉장히 친한 친구가 됐다. 그게 굉장히 도움이 됐고 의지가 됐던 것 같다. 워낙 훌륭한 배우들이지 않나. 민지가 가진 위트와 민정이 가진 똑똑함이 같이 촬영하면서 힘이 됐다. 그래서 더욱 가까워진 것도 있다. 생존할 수 있었던 것 같다(미소).

 

이민지 저 같은 경우는 독립영화, 상업영화 촬영장을 다 경험해봤다. 우리 영화는 독립 단편영화 현장보다도 열악했던 것 같다. 우리 영화가 헤이리 마을 전체를 배경으로 하룻밤에 일어나는 일을 그리는 좀비물이다. 좀비 출연도 워낙 많고 세계관을 만들어야는데 어떤 현장보다 밭치게 돌아갔다. 좀비로 출연하신 분들은 스태프도 겸하셨다. 붐 마이크 드신 분이 좀비 분장하고 액션을 찍었던 현장이었다. 시간과 예산이 제일 적었다는 것이 경험했던 현장에 손에 꼽혔던 것 같다. 빨리빨리 찍고 했어야 해서 사이사이마다 셋이서 모여서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

 

공민정 이 영화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니 이 작품 끝나고 민지랑 소진이 만나려고 했나보다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끼리는 힘들었던 만큼 끈끈해졌고, 지금도 저희끼리도 끈끈하다. 많은 것인 남았지만 소중한 사람을 얻었다.

 

이민지 저는 의외로 밝은 사람이 아니다. 언니들이긴 하지만 재밌는 분들이고 누구 하나 분위기 메이커라고 나서지 않아도 셋이 쉬는 시간에 얘기할 때는 마냥 재밌게 놀았다. 대화 코드도 잘 맞았다. 나중에 후시 딸 시간이 없을 거 같아서 현장에서 좀비한테 물린 연기하면서 방 같은데서 후시를 딴 적이 있는데 두분이서 촬영하면서 웃고 계시더라.

 


박소진 되게 찐친 분위기였다. 찐친 느낌이어서 셋다 말이 없을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서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어도 잘 맞았다.

 

Q. <좀비크러쉬> 속 세 캐릭터들은 개성이 강하다. 또한 B급 감성인만큼 서로 다른 웃음 포인트가 존재한다. 각자 캐릭터 해석이 궁금하다. 또 현장에서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적용된 장면이 있을까?

 

A. 공민정 시나리오에서는 가능할 것 같았지만, 막상 현장에 왔을 때 안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고 장면과 장면이 연결이 안 될 수도 있고 개연성도 어려울 수 있다. 감정 연결이나 상황 연결을 하기 위해 더 신경쓰고 다 같이 만들어나갔다.

 

진선이는 '리더고 동네 토박이'라고 설명되지만, 감독님이 진선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가진 기질이나 생각을 많이 들었다. 의문점이 생겨서 물어보면 바로바로 대답해주셨다. 본인 스스로 애기하시기를 정의롭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싶어하고 부모님과 마찰이 있지만 가족들은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겁도 있지만 용기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의롭고싶어하는 인물이었다.

 

이민지 감독님 미팅하고 대본리딩 할 때 우리 셋다 각자 그 캐릭터에 있는 것 같아서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에게서 현아의 모습을 보셨던 것 같다. 근데 저는 현아처럼 회사원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극 중 대사에 '돈은 있는데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남자도 없다'는 느낌을 모른다(미소). 주변 친구들한테 직장인의 애환을 들어봤다. 제일 자연스럽게 편하게 연기하길 바라셨다. 대화를 나누고 디렉션을 나눌 시간도 없었지만, 가장 편한 상태에서 찍자 생각했다.

 


박소진 제가 생각한 가연은 훨씬 더 독특했던 것 같다. 근데 감독님께서는 어떨 때는 독특하고 유니크한 것을 원하시고, 어떨 때는 굉장히 리얼함을 원하셨다. 확실히 이상하지도 평범하지도 않은 캐릭터였지만, 그것대로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한다. 가연은 마녀 콘셉트라서 창조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가령 "두둥탁", "산드라 말씀" 처럼 유행어를 쓸 때 손동작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실제 사람보다는 만화적인 상상력을 가미한 인물이라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Q. 세 배우는 영화 OST도 직접 가창, 음원도 발매했다. '판타지아' 녹음 에피소드가 있나? 박소진의 경우 걸그룹 출신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노래 녹음이 반가웠을 것 같다.


A. 이민지 스스로도 음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녹음할 때 놀림 많이 받았다. '이렇게 해도 노래가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공민정 녹음실 경험..우리는 가수랑 같이 녹음을 해봤다. 영광이었다. 

 

박소진 너무 재밌었다. 배우들이 하는 노래는 조금 다르다. 기술적으로 바이브레이션 하고 리듬을 타는 것을 떠나서 진솔한 목소리로 ,얘기를 전달해주듯이 하니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너무 잘한다는 말을 계속했다. 새로운 행복이었다.

 


Q. 마지막으로 6월 30일 <좀비크러쉬: 헤이리>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 이민지 우리 영화는 영상미적으로 엄청 뛰어난 느낌은 아니지만 독립영화중에서는 이런 영화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영화는 감독 예술이다. 배우들은 조력자에다. 이런 영화도 독립영화에 나와줘야하지않나 싶다. 요즘 독립영화도 많이 보는 추세다. 일반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실까는 궁금하다.

 

공민정 독립영화야말로 다양성 영화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졌다. 그래서 아름다울 수 있다. 오롯이 감독님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온전한 연출이 감독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좀비가 소재지만 드라마가 있는데 그 안에 좀비와 코믹한 요소를 넣은 것 같다. 좀비물보다는 감독님이나 배우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보시면 새로운 모습과 느낌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것하나라도 안고 가시길 바란다.

 

박소진 영화도 다양한 장르가 많고, 웃음 포인트도 각자 다 다르다. 독립영화만의 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에서 소소하게라도 재미를 느끼시길 바란다. 소소하게 재미 코드를 건들여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이런 스타일도 있다는 것을 느껴주셨으면 한다.

 

사진=낫띵벗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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