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5화] 수익을 내야 하는데, 잘 안된다면 공간을 바꿔볼까요

편집국 / 기사승인 : 2022-01-20 17:10:31
  • -
  • +
  • 인쇄
건물을‘기역(ㄱ)’자로 배치…주차공간 확보하고, 대문 같은 구조물 만듬
▲김용만 생태건축가, 

주요 약력- 품건축(주)대표이사, 펜타건축사사무소 대표, 도서출판 품 대표

저서. ‘시골땅 집짓기 성공해부학’ ‘행복집짓기+’ ‘건축, 생태적소통의 이마주

[하비엔=편집국] 공간은 때때로 새로운 도약의 장소가 된다. 최근 몇 년간 부모님의 일을 물려받는 자녀가 늘고 있는데, 이번에 설계를 하게 된 ‘장수 가마솥곰탕’의 건축주도 그랬다. 역사는 있지만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식당에서 새 시작을 하고자 했다. 

 

그 목적에는 당연히 ‘매출증가’도 있었다.


첫 설계 미팅에서 건축주인 엄마와 아들을 만났다. 현장에서 땅의 모양과 건물의 위치를 보며 가게가 눈에 안 띄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이야기했더니 아들이 크게 공감했다. 

 

불을 켜고 간판을 앞쪽에 달아도 식당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영업하시죠?”라고 물어보는 것이 늘 속상했다고 말했다.

공감하는 모습을 보니, 완성된 공간이 상상이 되었다. 스케치로 대략적인 건물의 위치와 형태를 그려 주었더니 아들은 “제가 머릿속으로 그리던 것이 바로 이거예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들의 새 시작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2가지 미션이 있었다. 미팅 날 먹어 존 곰탕이 맛이 있었기 때문에 깔끔한 공간만 있다면, 가게 운영에는 어려움이 없을 듯했다.

Mission.1 주차공간을 확보하면서 도로에서 식당이 잘 보이게 하라!

식당, 상가처럼 수익을 내는 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이다. 이곳은 넓은 도로와 바로 인접하고 있는 땅이고, 주변에 산업단지가 있어서 식당을 하기에 좋은 위치다. 그러나 기존 건물이 도로 안쪽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있다. 주차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도심지가 아닌 이상 외진 곳에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은 대부분 차를 가지고 온다. 그런데 식당에 주차공간이 없다면? 분명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건물을 뒤쪽에 배치하게 된다.

주차공간을 확보하면서, 차를 타도 도로를 달릴 때 식당이 잘 보이게 하는 것. 이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 건물을 ‘기역(ㄱ)’자로 배치하여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대문 같은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곳에 간판을 설치하면 주목성이 높아진다.

 

▲ 가로수 그림자가 비쳐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Mission.2 천천히 음미하는 공간을 만들어라!

도시 외곽에 있는 ‘가마솥곰탕’의 이용객은 산업단지의 근로자, 혹은 멀리서 차를 끌고 온 사람이다. 일하던 사람이던, 운전을 한 사람이던 이 공간에 왔을 때 밥만 빨리 먹고 가는 곳이 아니라 여유를 즐기는 공간이길 바랬다.

식당 앞 공간은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당 일부에 잔디를 심어 마당을 만들었다. 차에서 내려 바로 식당을 향해 주문을 하지 않고, 잔디를 보고 나무를 보고 꽃을 보며, 식당에서 펴져 나오는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식당으로 들어간다. 

 

식사 후에는 커피를 한 잔 뽑아 마당에서 담소를 나누며 가볍게 소화를 시킨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공사 중인 현장 사진

내부적으로는 식사공간과 주방을 완벽히 분리했다. 들어오는 현관 입구에 계산하는 카운터가 중간에 있고, 왼편에 식사 공간, 오른쪽에 주방이 있다. 주방의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지 않고 온전히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 완공 후 매장 내부

 

지금도 그렇지만 공사가 끝나고 가게를 열었을 때도 코로나가 극성이었다. 그러나 ‘장수 가마솥곰탕’은 문전성시를 이를 정도로 바빴다. 앞으로도 계속 바쁜 날이 지속되기를 염원한다.

 

 

[저작권자ⓒ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4화] 타일을 잘못 고른 것 같아요
[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3화]도면이 어려운 건축주 위한 우리 집 소개서를 만들자
[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2화] 마당에 홍매화 한 그루 심어주세요!
[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1화] 집 짓고 난 후에도 모두가 행복한 웃음이 넘치도록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