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인질' 필감성 감독 "김재범 눈빛 무서워, 단 둘이 회의할 때 문 열자고 했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18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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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필감성 감독의 또 하나의 승부수는 황정민이 '배우 황정민' 실명으로 나오는 것에서 비롯됐다. 필 감독은 납치범들을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으로 가자고 마음 먹었은 것이다. 제작사와 황정민 역시 이 의견에 찬성했고, 배우 황정민을 제외한 모든 출연진은 대중에 생소한 신인 배우들로 구성됐다. 인질범을 잡는 경찰까지도 전부. 

 

"황정민 선배님도 너무 좋은 시도라고 하셨다. 그 무렵 대작을 하시다보니 라이브한 에너지 넘치는 젊은 혈기로 만드는 작품을 갈구하고 계셨다. 그런 에너지를 굉장히 좋아하신 것 같다. 외적으로도 차별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NEW

 

시사회를 통해 '인질'이 첫 공개된 후 인질범 5인방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감독이 원했던 차별화가 빛을 발했다. 무려 1000:1이라는 오디션 경쟁을 뚫고 발탁된 5명의 신예는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인질범들이 이 영화의 굉장히 중요한 선택이다. 주변 추천도 많이 받았다. 단편이나 독립영화들을 많이 찾아봤다. 1000명 넘는 배우들을 뵙게 된 것이다. 욕심이 생기다보니 더 좋은 배우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1000명이 넘어갔다. 주안점이라고 하면 알 수 없음이었다. '실체를 파악할 수 없음'. 전형성을 탈피해보자 싶었다. 

 

리더도 선이 여리여리하고 곱상하다. 그 서늘한 에너지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폭발했으면 했다. 굉장히 양아치 같은 염동훈은 애인에게는 순정적이다. 다면성의 배우를 원했다. 샛별이는 왜 저기서 총을 만들고 있는거지 그런 것들을 알려주지 않음으로써 리얼리티를 설정했다."

 

인질범의 리더 최기완은 뮤지컬계에서는 베테랑인 배우 '김재범', 행동대장 염동훈으로는 드라마 '자백'에서 인상깊은 피의자 연기를 선보인 '류경수'가 분했다. 또 폭탄, 총기 제작 담당 샛별로는 드라마 '알고 있지만'의 '이호정', 황정민의 골수팬으로는 '정재원', 리더 최기완의 든든한 오른팔은 '이규원'이 열연했다.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NEW

 

필 감독은 "배우들이 주목받았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랐다. 연기에 대한 좋은 평이 나오니까 뿌듯하다"고 했다. "김재범 배우는 공연계에서는 너무 유명한 배우다. 단점을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재밌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표현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고 목소리에서 주는 코믹감이 있는데 섬뜩함과 만났을 때 굉장한 시너지가 나온다. 부드럽지만 눈빛을 보고 있으면 무섭다. 단 둘이 회의할 때는 문을 열자고 했었다.하하.

 

낯섬에서 주는 에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처음 느꼈던 서늘한 인상. 제가 주문했던 것은 '동물의 왕국' 다큐를 보면 사자의 감정을 알 수 없다. 그게 본능같고 무서움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행동에서 오는 압박감, 서늘함을 추구했다. 김재범의 얼굴은 굉장히 탁월하다 생각한다. 강렬한 압박감은 아닐 수 있지만 생경한 에너지, 기존 악역과 다른 모습이 새로울 것이라 생각했다."

 

류경수는 그의 대표작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전에 캐스팅했다. 필 감독은 "여러모습이 있다. 날카롭고 예민할거 같지만 순수한 면이 있다. 음산할 것 같지만 뜨거운 면이 다면성이 좋았다. 다면성이 없으면 염동훈은 다혈질로 쉽게 해석되는 인물이다. 염동훈 캐스팅에 공을 많이 들였다. 오디션 보면서 확신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서 하는 모습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극 중 황정민에 대한 팬심으로 관객들에 웃음을 선사하는 정재원은 필 감독이 애정하는 캐릭터다. "정재원 배우의 오디션 테이프를 보는 순간 빠져들었다. 배우같지 않으면서 연기를 잘하고 너무 불쌍하고 웃겼다. 느낌이 너무 새로워서 반대도 있었다. 유일하게 정을 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 배우가 너무 좋았다, 황정민 선배님도 나중에 오디션을 같이 합연을 해주셨는데 시너지가 너무 좋았다. '당연히 저 배우다' 했었다."

 

 

▲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NEW

 

이호정과 이규원에 대해서는 "이호정은 서늘한 느낌이 좋았다. 모델 출신이라 이미지 자체에서 느껴지는 세련됨이 있었지만 본인이 깨고 싶어하고 모험을 하고 싶어했다. 눈빛이 되게 못된 것 같으면서도 자신의 여린 면을 눈빛으로 센척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이규원 배우는 덩치가 좋다. 피지컬이 만족이 되야 했다. 제임스본드 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그런 느낌이었다. 연기도 중요했는데 만족할 신인 배우를 찾았다. 촬영 얼마 안남기고 캐스팅을 했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필 감독은 '인질'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많은 조사를 거쳤다. 실제 경찰들과 인터뷰한 결과 폭탄이나 총기를 직접 제작하는 범죄자들이 많다는 점을 차용했고, 남치범들의 아지트가 핑크색이었다는 점 역시 자료조사하며 확인했다. 그는 "어두운 장면은 더 화려하게 하고, 경찰이 나오는 장면은 색깔을 오히려 무채색으로 빼보자 해서 차별성을 두고자, 반대로 가보자 시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필 감독의 노력과 황정민을 비롯한 믿고 보는 제작사 외유내강, 신예들의 연기의 시너지가 하나로 뭉쳐 '인질'이라는 새로운 영화가 탄생됐다.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액션 스릴러를 좋아한다는 필 감독은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스펙타클은 클로즈업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질'을 만나게 됐다. 탈출 의지와 끝까지 잡으려고 하는 경찰의 의지, 인질의 의지를 통해 결국엔 승리한다는 의도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여름 성수기 극장에 첫 상업영화를 내놓은 필 감독은 "극 중 황정민은 제가 상상한 황정민이다. 배우님이 그것을 그대로 해낸 부분도 있고 해석을 넣어서 한 부분도 있다. 저건 황정민일까? 저건 아닐까? 그걸 찾아보는 것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광스럽게도 함께 작업해서 감사한 일이다. 그 점에 있어서 되게 든든하다. '인질' 같은 경우는 스스로도 새로움의 끝을 한번 보여주자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 있었다. 장르의 새로운 지점을 찾아보자 했었다. 모든 영화가 100% 만족할 수 없지만 나름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아 뿌듯함이 있다. 나름의 과감한 시도가 앞으로 작품 함에 있어서 열정적이었다는 좋은 초심, 발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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