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파더' 혼란 속 경이로운 안소니 홉킨스의 명연기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3-26 16: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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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고집불통 괴짜 영감 모습부터 그저 아이같은 순수한 모습까지. 배우 안소니 홉킨스는 그렇게 관객들에 혼란을 주면서 더욱 빠져들게 한다.

 

<더 파더>는 은퇴한 80대 노인 안소니(안소니 홉킨스)가 완벽하다고 믿었던 자신의 일상을 보내던 중 기억의 혼란을 겪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딸 앤(올리비아 콜맨)이 남자친구 폴(루퍼스 스웰)찾아와 더 이상 그를 돌보는 것이 어렵게 됐다며 간병인을 두자고 제안한다. 이에 안소니는 이전 간병인이 자신의 시계를 훔쳐 그를 내쫓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앤은 새로운 간병인이라며 로라(이모겐 푸츠)를 데려오고, 탐탁지 않아하던 안소니는 그가 자신의 둘째 딸 루시를 닮았다며 그 앞에서 탭댄스를 추는 웃고 반가워한다.

 

'치매 노인'과 '혼란'이라는 특징을 중심으로 안소니의 시선을 따라 전개되는 영화는, 마치 감독이 지금 이 순간 영화를 보는 당신의 해석은 정답일 수도 있고,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 예로 딸과 딸의 연인이 줄곧 등장하다가 갑자기 자신이 앤의 남편(마크 게티스)이라고 주장하는 낯선 남자가 나오고, 자신이 앤이라고 주장하는 의문의 여자(올리비아 윌리암스)는 간병인으로 등장한다. 

 

 

얼굴이 다른 배우가 등장하지만 그 주장은 누구도 정답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안소니의 혼란스러운 머리속과 시선인 셈. 감독은 이를 통해 관객들에 간접적인 치매를 경험하게 한다.

 

또한 영화에서 안소니는 집 밖을 절대 나가지 않는다. 이는 안소니의 머릿속을 의미하는 동시, 극 후반부와 중간 중간 병원복과 흡사한 파자마 등장으로 집이 아닌 치매 노인들을 위한 시설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한다. 이에 극 중 창밖을 바라보는 안소니의 시선은 마지 자신의 인생을 회한하는 듯하다.

 

꼭 치매 환자가 아니더라도 아픈 이들의 곁엔 앤처럼 돌보는 가족들이 있다. 결혼 후 떠난다는 앤에게 상실감을 느낀 안소니가 느낄 소외감, 혼자가 돼 느끼는 쓸쓸함 외로움이 혼란과 겹친 것은 아닐까. 

 

 

또 안소니를 바라보는 폴의 시선이 탐탁지 않은 것은, 자신의 연인이 힘들어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쉽게 놓을 수 없는 끈이기에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답답해하는 제 3자를 대변한다.

 

끊임없이 관객들을 혼란하게 만들어도 자신의 시계에 집착하는 안소니의 모습은 결국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다. 괴짜 같이 자신의 집을 고집하던 모습에선 상상도 하지 못할 마지막 눈물씬은 정말 어린 아이가 돼버린 듯해 여운이 남는다.

 

<더 파더>는 총 125개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20관왕을 기록했다. 2021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미술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러닝타임은 97분,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은 4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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