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연기 원석 정서연이 안긴 힐링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4-27 16: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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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시청각장애. 우리 몸 어느 한 곳만 아파도 불편한데,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다. 사실상 소통을 하는 방법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이들은 사회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 헌데 시각 장애인,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는 있으나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제도는 우리 나라에는 없단다.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를 본 후 본 기자는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던 자신에 한번 반성하게 되고 하루 빨리 제도가 개선되기를 바라게 된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돈만 빼고 세상 무서울 거 없던 재식(진구)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손끝으로 세상을 느끼는 아이 은혜(정서연)의 가짜 아빠를 자처하면서 시작된 특별한 만남을 다룬 이야기다.

 

7살 난 은혜는 항상 집에만 있다. 어린데다 시청각 장애가 있기에 밖에 나다니는 일은 보호자가 없이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 은혜의 모친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재식은 빌린 돈을 받기 위해 은혜네 집을 찾았다. 하지만 식탁 위에 수북히 쌓여있는 빵과 은혜만이 집에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재식은 은혜네 집 전세계약이 끝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가짜 아빠 노릇을 한다. 은혜는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엄마 냄새가 아닌 타인이 나타나자 경계심을 표한다. 하루종일 책상 밑에서 나오지 않는다. 유일하게 빵을 가지러 갈 때만 나올 뿐이다. 

 

 

극 중 은혜는 빵만 먹는다. 그런 은혜가 재식이 권유한 비벼먹는 자장면을 먹기 시작함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는 발전한다. 횡단보도 씬과 유리문 씬은 묵직한 울림과 함께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개선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두 연기천재의 만남이다. 진구는 지난 2019년 드라마 '리갈하이' 이후 3년만에 신작을 내보였다. 그간 다소 거칠고 퉁명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진구는 여기에 '따뜻한 마음씨'라는 키워드를 추가해 재식으로 연기했다. 실제 두 아들의 아빠인 진구는 정서연과의 부녀 호흡으로 관객들을 울린다.

 

또 한명의 연기 천재는 바로 정서연이다. 대중에는 드라마 '악의 꽃' 이준기 딸 역으로 얼굴이 알려져있다. 웃을 때 입가에 생기는 보조개는 정서연의 사랑스러움의 결정체다. 외모 뿐만 아니라, 실제 안 보이는건가 라는 의심을 하게 할 만큼 초점없는 눈동자로 시청각장애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보석이 되기 전, 가공하지 않는 보석을 원석이라 하듯, 정서연이라는 원석은 <내겐 너무 소중한 너>를 통해 보석으로 가공되기 시작했다. 원석 자체도 완벽하지만, 앞으로 더 큰 '배우 정서연'을 응원한다.   

 

 

연출을 맡은 이창원 감독은 "최근 시청각장애인을 돕기 위한 난독법 지지서명이 시작됐다. 동참해달라"라고 간담회에서 말했다. 이 감독은 권성모 감독과 함께 공동연출을 맡았다. 이 감독은 10년동안 해당 소재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두번이나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촬영,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소통의 어려움은 비단 장애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 답은 '배려'와 '이해'다. 영화는 '소통의 어려움'이라는 공통분모로 공감대를 이끈다. 

 

영화 속 은혜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적어도 '불편'하지는 않다. 시청각 장애라는 소재로 했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감독은 자극보다 힐링을 택했다. 점차 재식에 마음을 웃음이 늘어가는 은혜의 모습은 힐링 그 자체다. 그 웃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00분이다. 개봉은 5월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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