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 복귀작 '레미니센스', '인셉션' 잇는 SF 기억추적 미스터리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11 16: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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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8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레미니센스’는 휴 잭맨의 복귀작으로 세계적인 명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이 제작을 맡고 그의 아내 리사 조이가 각본과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특히 리사 조이가 영화의 시나리오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특별한 감상을 전했다. 


‘레미니센스’는 가까운 미래, 사라진 사랑을 찾아나선 한 남자가 기억을 통한 과거로의 여행에 얽힌 음모와 진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위험한 추적을 그린다. 리사 조이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영화계에 입문해 작가, 제작자, 연출자로 활약하며 HBO 최고의 TV 시리즈인 ‘웨스트월드’의 공동 감독 및 제작, 각본을 썼다. 현재 게임 ‘폴아웃’의 드라마 각본을 작업 중이다. 

 

 

임신 기간에 ‘레미니센스’의 시나리오 작업을 한 리사 조이는 할아버지가 60년간 품고 있던 기억에 대한 에피소드와 첫 아이에 대한 기억, 그리고 사라져가는 우리의 기억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나는 내 인생의 갈림길, 시작과 끝, 삶과 죽음의 교차로에서 ‘레미니센스’를 썼다. 그 당시 나는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고 앞으로 다가올 여행에 대한 희망과 기대, 그리고 약간의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왔다. 나의 할아버지는 평생 영국 북부에 살았다. 그곳은 석탄 광부 나라이다. 평범한 집들이 구릉지대를 이루고 있고, 산에 있는 할아버지의 작은 집은 주변의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단정하고 겸손했다. 단 하나, '수키 린'이라고 쓰인 장식된 금색 명판만 빼고. 이 명판은 어렸을 때 항상 나를 매료시켰다. 돌로 지은 수수한 집보다는 으리으리한 저택 입구에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종종 할아버지에게 수키 린이 뭐냐고 묻곤 했는데 할아버지는 단순히 이름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집을 청소하다가 다락방에서 흑백사진을 발견했다. 60년쯤 된 빛 바랜 사진에는 검은 머리의 젊은 여성의 얼굴이 있었다. 사진 뒷면에는 할아버지의 서명으로 '수키 린'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마침내 나는 그 이름의 유래를 알았다. 오래 전부터 이 아름다운 여인은 분명 할아버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들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한 진실은 오직 그들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 난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두 번 죽는다고 했다. 그들이 이 지구로부터 처음 왔을 때. 두 번째는 그들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 사라질 때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그들의 이야기는 오직 한 사람의 기억, 수키 린의 기억, 오직 한 사람의 기억에만 존재한다. 수키 린이 살아있다면. 수키 린의 사진을 발견한 직후 나는 내 딸을 낳았다. 깊은 밤, 어두운 내 침실에서 이렇게 생각하며 아이를 안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지속하고 싶다고" 나는 내 마음속에 기억을 더듬어 보려고 노력했다. 아이의 숨소리, 머리카락 냄새, 내 손가락에 감기는 작은 손의 느낌....하지만 이내 나는 조금 슬퍼했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기억은 점점 사라진다. 우리는 각자 기억의 아지랑이를 통해 과거를 본다. 우리는 절대 완전히 돌아갈 수 없다." 

 

-'레미니센스' 리사 조이

리사 조이의 편지에도 드러나듯이 제목인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오래된 과거일수록 더욱 또렷이 기억나는 망각의 역현상을 뜻하는 단어로 시간이 흐르고 난 후에 더 많이 기억되는 추억과 회상의 회환에 대한 영화에 내포된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레미니센스'는 기억을 소재로 하는 독특한 스토리가 '인셉션', '그녀', '메멘토' 등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연상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또 한 번 관객들의 지성과 감성을 충족시켜줄 웰메이드 드라마의 등장을 기대하게 한다. 휴 잭맨이 기억 속 과거를 경험하는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 닉 역을 맡아 2017년 '위대한 쇼맨'과 '로건' 개봉 이후 실사 영화로는 4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위대한 쇼맨' 이후 또 다시 레베카 퍼거슨과 호흡을 맞춘다. 레베카 퍼거슨은 휴 잭맨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잊을 수 없는 기억만 남긴 채 사라지는 비밀을 간직한 여인으로 등장한다.

 
제작을 맡은 조나단 놀란은 '메멘토'의 원안인 '메멘토 모리'라는 단편 소설을 쓰고 '인셉션', '프레스티지',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터스텔라'의 각본을 쓴 천재다. 휴 잭맨과 '프레스티지'의 각본을 써 함께 한 바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를 가지고 SF와 미스터리, 감성과 로맨스가 조화된 스토리를 통해 기억마저 속이는 놀라운 결말을 예고한다. SF 기억추적 미스터리 '레미니센스'는 8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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