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처제 포함 15명 살해 자백...경찰, 당시 경·검찰 등 9명 송치

노이슬 / 기사승인 : 2020-07-02 16: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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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아온 일명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총 14건의 범행에 대해 자백했다. 이로써 경찰의 재수사가 1년만에 마무리됐다.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본관 5층 강당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춘재는 1986년 9월께부터 1991년 4월께까지 경기도 화성, 수원, 충청북도 청주 등에서 총 14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살인사건 피해자들 유류품에서 이씨의 DNA 등이 검출돼 경찰은 모두 이씨의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또한 이씨는 살인 외에도 34건의 성폭행 또는 강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9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 및 강도 범행은 확인됐으나 나머지 25건은 범죄 혐의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수십차례에 걸쳐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 결과를 토대로 이씨의 범행 동기를 '변태적 성욕 해소'로 판단했다. 이씨는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등 사이코패스 성향을 뚜렷하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7월 결혼한 그는 아내가 가출하자 이에 대한 증오로 처제를 상대로 범행했는데 당시 아내가 가출한 이유도 이춘재의 폭행과 성적 학대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춘재는 내성적 성격으로 자기 삶에서 주도적 역할을 못 하다가 군대에서 처음으로 성취감과 주체적 역할을 경험한 뒤 전역 후에는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불만의 상태에 놓였다"며 "결국 욕구 해소와 내재한 욕구불만을 표출하고자 가학적 형태의 범행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춘재가 저지른 화성 '8차 사건'과 관련해서는 윤 모씨(53)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당시 경찰은 윤씨를 구속영장 발부 없이 3일간 경찰서에 부당하게 구금하고 폭행해 허위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또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와 그의 가족,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 입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직접 고개 숙여 사죄했다. 

 

경찰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 및 담당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 혐의로 입건했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7월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해 수감중인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총 57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편성해 지난해 9월께부터 올해 4월께까지 총 52회에 걸쳐 이춘재를 접견 조사했다.

이춘재는 최초 접견시에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4차 접견 이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강간 범행을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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