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원 감독 '매미', 韓 최초 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경쟁 부문서 2등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7-19 15: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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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2020년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제작지원작인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제74회 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Cinéfondation) 경쟁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2등 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올려 화제다.


2021년 7월 15일,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의 시네파운데이션(Cinéfondation) 경쟁 부문 수상작이 공개되었다. 황멍루 감독의 <수영하는 고양이(The Cat from the Deep Sea)>, 마야 카플란 감독의 <늦은 방문(Night Visit)>을 포함한 총 17개의 쟁쟁한 작품이 경쟁을 벌인 가운데, 올해 국내 작품 중 유일하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던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2등 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등 작품은 벨기에 출신 테오 드정(Theo Degen) 감독의 <도룡뇽 아이(L’ENFANT SALAMANDRE)>에게 돌아갔다.
 

▲칸 영화제 제공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전 세계 영화 전공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으로, 한국 감독들이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는 등용문이기도 하다. 윤대원 감독의 수상 이전에 한국 감독이 이 부문에서 거뒀던 가장 큰 성과는 <승리호>의 조성희 감독이 2009년 제62회 칸 영화제에서 <남매의 집>으로 3등 상을 수상했던 것이었다. 2019년에는 연제광 감독의 <령희>, 2020년에는 김민주 감독의 <성인식> 등 한국 감독들의 작품이 꾸준히 후보에 오르다 올해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한국 최초로 2등 상을 거머쥐면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 감독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윤대원 감독은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장래가 더욱 기대되는 신예다. <매미>는 그의 가장 최근작이다. 소월길에서 성매매하는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담은 <매미>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긴장감과 이어지는 갈등의 폭발, 예측할 수 없는 엔딩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강렬한 스토리가 무척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에 칸 영화제의 심사평처럼 유려하고 생명력 넘치는 미장센이 더해져 윤대원 감독만의 확실한 색깔을 드러낸다. <매미>는 수많은 후보작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지만, 정작 윤 감독은 “경쟁 부문 작품으로 선정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며 자신의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등 상이 발표되었을 때 놀람과 기쁨을 감출 수 없었던 윤 감독은 “도와준 배우들과 스태프가 가장 고맙다”라며 차근차근 고마운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미> 윤대원 감독 제공

 

<매미>의 성과는 한국 퀴어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윤대원 감독이 퀴어 영화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봄밤>으로 미장센단편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부산이음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받았고, 같은 해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도 올라 퀴어 영화 팬들이 주목하는 감독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이어 <봄밤>으로 인연을 맺은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의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프라이드필름프로젝트에 선정되었고, 영화제의 폭넓은 지원을 받으며 2021년 2월 <매미>를 완성했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의 제작지원으로 완성된 <매미>의 칸 영화제 수상으로 프라이드필름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다양한 퀴어 영화들이 제작 및 상영될 수 있는 국내 영화 제작 여건을 만들기 위하여 2013년 단편영화 제작지원제도인 ‘프라이드필름프로젝트(PRIDE Film Project)’를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제작비와 함께 제작 단계 전반에 다층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퀴어 영화의 국내 상영과 해외 진출의 든든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윤대원 감독의 <매미>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작품이다. 이전에도 프라이드필름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다수의 작품이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뛰어난 성과를 얻었던 만큼, <매미>의 칸 영화제 수상 가능성 역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한국 최초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2등 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매미> 윤대원 감독 제공

 

윤대원 감독은 주연배우인 정이재, 김니나와 함께 칸 영화제에서 엄청나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뜻깊은 경험을 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윤 감독은 이번 수상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장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꿈에 중독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원초적인 감각과 신체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칸 영화제에 온 것을 원동력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 장편으로 꼭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윤 감독이 보여줄 다음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올해 프라이드필름프로젝트는 7월 13일로 접수를 마감했다. 이번에도 또 어떤 뛰어난 가능성을 가진 작품들이 접수되었을지 벌써 수많은 퀴어 영화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1년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11월 4일부터 11월 10일까지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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