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삼성물산, 홍보관 운영지침 ‘사전 고지’ 진실공방…삼성의 거짓말?

삼성물산, 흑석2구역 ‘때 이른 홍보관 설치’ 논란
“SH공사 지침 따랐다” 해명했지만 ‘거짓’ 들통
  • 하비엔 편집국 기자 / 2022-01-26 15:27:03

[하비엔=조정현 기자] 때 이른 홍보관 설치로 지적을 받아온 삼성물산이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에게 현장설명회(1월19일) 이전에 동일한 홍보지침을 알려줬다”고 밝힌 것에 대해 ‘거짓해명’ 의혹으로 업계에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SH는 “삼성물산 뿐만 아니라 어떤 건설사에도 현장설명회 이전에 홍보지침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혀 양사간 진실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과 관련, 타 업체와 달리 홍보관 공사를 앞서 진행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조감도. [사진=조합]

 

SH는 “지난 19일 열린 현장설명회를 통해 모든 참여사를 대상으로 홍보지침을 고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타 업체도 현장설명회 이전에 SH의 홍보지침을 알고 있었고, 이에 따라 홍보관 조성 공사에 들어간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업체들은 “현장설명회 이전에 SH의 홍보지침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 SH 역시 현장설명회 이전에 홍보지침을 고지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한 인터넷 매체와의 통화에서 “SH공사 측도 (국토부 고시를 위반한)홍보관 논란과 관련 여러 차례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시공사 선정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건설사들에게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해명은 그러나 거짓으로 확인됐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단체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SH는 삼성물산의 ‘때 이른 홍보관 조성’에 관여한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화방에 참여한 SH 소속의 한 관계자는 “홍보관을 하자는 이야기는 저희한테 내용 공유하기도 전에 삼성이 준비한 것이다”라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단체 대화방에서 SH공사 소속 관계자의 발언 내용 일부. [사진=조합]

 

또 본지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를 상대로 취재한 결과 SH가 다른 건설사들에게도 ‘이른 홍보관 건립이 가능하다고 똑같이 고지했다’는 삼성물산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입찰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직후부터 홍보관 운영이 가능하다는 고지를 현장설명회 이전에 SH로부터 들은 적이 없다”며 “홍보관 운영은 홍보관 부지 선정과 임차계약서 작성, 인테리어공사, 각종 치장물 및 홍보물 준비 등에 한 달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시작부터 불공정한 입찰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삼성물산에서 주장하는 ‘2월17일부터 홍보관 운영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홍보지침을 SH가 현장설명회 이전에 언질을 준 적이 없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는 “홍보관 조기 오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SH가 다른 건설사들에게도 삼성물산과 같이 조기 오픈해도 괜찮다는 공지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국토부 고시인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 홍보관 오픈 시기를 1차 합동설명회 직후로 정했는데, 흑석2구역에서는 현장설명회 직후로 오픈 시기를 조정한 것은 삼성물산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합동설명회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홍보관 설치에 착수한 것에 대해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에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공동사업자 수행방식이다”라며 “공동시행자인 SH에서 독자적으로 입찰지침을 수립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또 “현재는 홍보관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SH의 한 직원은 “(이번 사태는)삼성물산의 과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SH가 불법을 조장하거나 종용한 적은 없다”며 삼성물산의 해명과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설령 삼성물산의 주장대로 SH가 불법 홍보관 설치를 허용했다고 해도, 이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은 상도의상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이같은 행위는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과 ‘정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최순실씨에게 말을 선물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삼성물산의 홍보관 조기 설치 논란과 관련해 SH에 ‘시정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입찰 참여 업체들이 운영하는 홍보관은 1차 합동설명회 이후에 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SH는 이를 무시한 채 자체 규정을 근거로 합동설명회 이전에 홍보관 설치를 허용해 참여 업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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