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2구역 재개발, SH공사에 홍보비 지원 요구한 삼성…‘황당한’ 수주전 논란

삼성물산, SH에 100평 이상 ‘초호화 홍보관’ 운영자금 대납 요구
SH, 삼성 요구 ‘검토 중’…특혜 시비에 ‘재개발 반대’ 여론 확산
  • 윤대헌 기자 / 2022-04-15 15:11:16

[하비엔=윤대헌 기자] 공공재개발사업을 앞둔 흑석2구역에서 한 시공업체가 SH(서울주택도시공사) 측에 ‘홍보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시공사의 이같은 요구를 SH 측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를 받아들일 경우 특혜 시비와 함께 타 지역 공공재개발사업에도 형평성 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 이모 위원장은 지난 13일 ‘시공사의 홍보관 임대료 비용을 SH가 제공할 수 있도록 협의해보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 위원에게 발송했다.

 

이는 해당 구역 입찰에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 측의 요청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12일, 삼성물산이 오세철 대표이사 명의로 주민대표회의에 발송한 공문 중 일부.

 

삼성물산은 지난 12일 오세철 대표이사 명의로 주민대표회의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주민대표회의가 ‘홍보관 설치 및 홍보지침’을 수 차례 변경하면서 홍보관 제작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 이번에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일단 주민대표회의나 SH의 선부담으로 홍보관 운영 공간과 계획을 확정해야 한다”며 “전용면적 50평(165㎡) 규모의 홍보관과 60평(198㎡) 규모의 외부 상담공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요구는 앞서 주민대표회의에서 결정된 사안과는 배치된다. 주민대표회의는 지난 8일 건설사간 협의를 거쳐 비용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사업지 내에 소규모 합동 홍보관을 운영하기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이어 11일에는 각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 홍보관 공동운영 동의 여부와 원하는 규모를 취합한 바 있다.

 

삼성물산의 ‘황당한 요구’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SH가 이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재건축이나 재개발 수주전에서 홍보비용은 수주전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각자 부담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흑석2구역 수주전에서 공동 부담을 넘어 공동시행자인 SH에 대납을 요구하고 있다”며 “공기업에 수 십억원에 달하는 운영비 대납 요구를 이해할 수 없고, 특히 조합원이 300명 수준인 사업지에 100평이 넘는 홍보관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SH가 삼성물산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그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SH는 서울시로부터 혈세를 지원받는 공기업인 만큼 국민 세금이 특정 건설사에 투입된다면 특혜 및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 지역 공공재개발 사업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이를 의식해 만약 SH가 타 사업지에도 똑같이 비용을 지원한다면 ‘공적자금 낭비’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임에도 주민 반대가 40%에 육박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SH가 특정 건설사의 편의를 봐준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되면 공공재개발은 물론 공사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 측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SH 측 관계자는 “현재 주민대표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각 시공사별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라며 “일단 주민대표회의에서 SH 측에 비용 부담 문제를 제의한 만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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