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 청원’에 발끈

“비리 경제인 사면은 문 대통령 경제민주화 정책 전면 부정” 주장
지난 5년간 고수해 온 ‘비리 기업인 사면 불가’ 원칙 고수해야
  • 윤대헌 기자 / 2022-04-28 15:10:35

[하비엔=윤대헌 기자] 최근 경제단체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일부 기업인의 사면복권을 청원하고 나선 가운데, 이를 두고 시민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 전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5월8일 석가탄신일을 전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에 대한 사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재용과 신동빈 등 비리기업인에 대한 특별사면은 뇌물 및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스스로 파기하고 ‘법 위의 삼성’을 자인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5년간 고수해온 ‘비리 기업인 사면 불가’ 원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경제5단체는 앞서 지난 25일 청와대와 법무부에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사면복권 청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 10여명의 재벌 총수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특정 기업인에 대한 재계의 노골적인 사면권행사 요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에 대해 부당한 개입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민통합 차원에서 절제된 형태로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살리기’라는 막연한 기대로 인해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해 사면을 남발하는 것은 ‘사법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뇌물이나 횡령, 배임 등 중대한 부패 범죄를 저지르고 한 번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재벌 총수 일가가 버젓이 회사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고, 부패에 대한 면죄부를 통해 당해 기업은 물론 우리사회 전반에 수 많은 위험과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측은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을 앞세워 대통령의 사면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오만한 발상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재계는 이재용·신동빈 등 비리 기업인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권행사 요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뇌물죄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이후 재계를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산업 전쟁 상황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횡령·배임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 사면권 제한’과 배치되는 것은 물론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과 관련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재판권 침해가 우려됐다.

 

결국 이 부회장은 가석방됐지만, 이 역시 지난해 완화된 가석방 심사기준의 첫 적용사례로, 타 형사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가석방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특정경제범죄법상 기업체(삼성전자) 취업제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가석방됐다는 점에서 ’재벌특혜’라는 비판을 받았다.

 

참여연대 측은 “가석방 특혜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결국 우리사회에서 삼성의 지위가 ‘법 위에 삼성’이라는 개탄스러운 현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문 대통령이 비리기업인에 대한 특별사면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 ‘재벌의 반칙과 특권을 근절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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