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이스' 김무열 "곽프로 보면서 통쾌하셨다면 보람될 것"

-보이스피싱 백신영화 '보이스' 추석극장 박스 오피스 1위
-김무열, 보이스피싱 본거지 콜센터 총책임자 '곽프로' 役
-전대미문 극악무도한 악역 곽프로
-"나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고충토로
  • 노이슬 기자 / 2021-09-23 14:58:17

[하비엔=노이슬 기자] 배우 김무열이 신작 '보이스'의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극장을 찾았다. 개봉 전부터 일명 '보이스피싱 백신영화'라며 호평받은 '보이스'는 추석연휴 기간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김무열은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관리자인 곽프로로 분했다. 최근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저도 경각심을 공유하기 위해 출연했다. 이 영화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한 분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사명감을 전했다.

 

▲9월 15일 개봉한 영화 '보이스'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임자 곽프로 役의 김무열/CJ ENM

 

김무열이 분한 곽프로는 중국 내 보이스피싱 본거지인 콜센터를 진두지휘하는 총책이다. "보이스피싱은 공감이다" 등 발언으로 피해자들의 울분을 터뜨리는 인물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자 총책은 검거가 아주 힘들다. 제가 만나기 힘든 인물이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이었다.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사실상 볼 수가 없다. '그때 뭐하며 전화를 할까, 앉아서 오롯이 전화만 하지 않을텐데'라며 고민했다. 대본 상의 곽프로는 나름 철학도 있고 전문적인 직업도 있었던 과거가 있다. 단어 선택이나 이런 것들이 관념적이기도 하고 문학적이기도 했다. 과거 잘나간 시절도 있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약에 손대기까지 하는 인물이다. 정상에 있던 곽프로와 밑바닥에 있던 곽프로가 섞였으면 했다. 고상하고 변태적인, 순간순간 나오는 저렴함을 보여드리기 위해 감독님과 현장에서 만들어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무열은 전대미문의 악역인 '곽프로'를 이해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곽프로 캐릭터의 매력을 "아주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나쁜 놈"이라고 했다. "정말 나쁜 놈이고 이해를 못하겠는 인물이더라. 저는 연기해야하니까 이해를 하고 공감하고 합리화 해야는데 곽프로는 너무 나쁜 놈이어서 그게 쉽지 않았다. 그런 곽프로를 깨 부수는 재미가 있겠다 생각했다. 

 

곽프로는 스스로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드린 후 주인공에 두들겨 맞는 인물이다.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게 캐릭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래?' '왜 이래?' 이럴 정도로 너무 나쁜 놈이었다. 정말 그건 범죄를 통해서 자기의 우월함을 느끼고, 정말 보신 것처럼 조롱하며 희열을 느끼는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인 것 같다. "보이스피싱은 공감"이라면서 상대방을 분석하고 파헤치는데 피해자의 억장이 무너진 심정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인물이다. 저도 너무 화났다."

 

▲9월 15일 개봉한 영화 '보이스'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임자 곽프로 役의 김무열/CJ ENM

 

곽프로는 일명 보이스피싱 조직 내 '브레인'으로 통하며, 보이스피싱 타겟을 정하고 프로젝트를 짜는 등 치밀한 설계를 한다. 김무열은 "설계자, 작가, 분석가, 통칭하자면 브레인이다. 정말 그런 단어들이 너무 아까웠다"며 웃었다.

 

"그런 스마트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안경을 쓰고 옷 차림을 아주 포멀한 정장 스타일까지는 아니어도 신경써서 입는 느낌, 곽프로의 과거를 생각하며 선택했다. 그 본거지에서 생활하며 사기행각을 벌인다고 생각해서 슬리퍼, 바지같은 것들도 멀끔해보이지만 스판같은 잘 늘어나는 편안함을 추구했다. 장소적 배경이 중국 모처이기 때문에 트레이닝복 같은 것도 옷을 구해 입는다고 할 때, 지리적인 특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현지에서 구입했을 것 같은 질감과 색상을 고려했다."

 

김무열의 치밀한 캐릭터 분석과 노력 덕분에 관객들은 '보이스'의 곽프로에 분노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을 잡는 것조차 어렵지만, 이미 그 피해액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 또한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는 "악역 역할에 대한 부담보다는 대사량이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몇 장 짜리 대사를 소화해야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 것들도 부담이 컸다. 긴 대사를 어떤 식으로 소화할 것인가, 지루하지 않게. 그러면서 캐릭터를 벗어나지 않게. 답은 현장에서 같이 호흡하는 사람들과 만드는 것이었다. 감독님과 또 배우들과 호흡하니 혼자 했었던 것보다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제 대사에 대해 5~60명 되는 스태프들이 호응해주시니 힘이 났다. 아침부터 밤까지 찍었는데 지치지 않고 찍을 수 있었다."

 

▲9월 15일 개봉한 영화 '보이스'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임자 곽프로 役의 김무열/CJ ENM

 

극 중 곽프로는 피해자들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대사를 서슴지 않는다. 김무열이 생각한 명대사는 뭘까. 그는 "'우리는 직접 안 죽여. 자기가 죽게 만들지' 그 대사는 정말 저도 화가 많이 났었다. 감독님들이 쓴 대사가 대부분 이렇다. ''보이스피싱은 공감이야'라는 말이 허무맹랑하고 관념적이다, 문학적으로 갇혀 계신 것 아니냐'고 비평했었다. 취준생 프로젝트를 생각해보면 상대가 가장 간절한 것을 공략하고 그 부분을 건들어서 움직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다. '공감이야'라는 말이 정말 화가 났다. 정말 이런 대사들이 많아서 감독님들이 써 놓은 대사들 중에 빼고 가자고 할 정도였다. 감독님들이 고민을 정말 많이 하신 것 같다"고 회상했다.

 

대사만큼 김무열이 곽프로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상대 배우들이다. 현장에서 같이 호흡한 배우들 덕분에 곽프로 캐릭터가 빛날 수 있었다는 김무열은 천 본부장 역의 박명훈에 대해 "명훈 형 같은 경우도 처음에 대본 읽었을 때의 비주얼이나 느낌과는 전혀 다른 해석으로 오셨다. 조직 내에서 서로 묘한 라이벌 관계다. 그 구조를 만들었을 때도 재밌었다"고 했다.

 

변요한이 분한 한서준은 심경적으로 극 전체를 이끌어간다. 김무열은 "변요한은 한서준 그 자체였다. 제가 빙의가 됐다면, 요한이는 서준 캐릭터 자체가 되어서 분노를 가지고 온 몸을 내던지는 존재였다"고 했다. "정말 서준이 그 자체였다. 제가 오히려 조심하라고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제 캐릭터로써 요한이 캐릭터에 도움 줄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다. 서준의 심경적인 발단으로 일어나는 서사다. 어떻게 하면 서준을 자극할 수 있을까, 얘를 더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근데 요한이가 혼자서 극을 끌고 가다보니 되게 외로웠나 보더라. 저랑 명훈 형이 본거지에 등장하고 나니 그렇게 좋아하더라. 너무 기다렸던 사람 마냥 너무 반가워 해주고, 저랑 명훈형이 뭐만 해도 좋아했다. 나의 첫 관객이었다는 느낌이다. 나의 첫 번째 소중한 관객이었던 변요한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요한이의 칭찬은 우리를 춤추게 했다(미소)."

 

보이스피싱, 피해까지는 아니더라도 휴대전화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쯤은 받아봤을 사기 전화. 하지만 그 실체 조차도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백신영화답게 김선, 김곡 감독은 실제 콜센터 근무경험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리얼리티를 더했다. 김무열 역시 "범죄수법 자체가 너무 놀라웠다"고 했다.

 

▲9월 15일 개봉한 영화 '보이스'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임자 곽프로 役의 김무열/CJ ENM

 

"악성 앱을 휴대전화에 침투 시키고, 가로채기 앱을 통해 무조건 범죄 조직에만 걸리게 하는 것. 그리고 수사기관이 맞다고 하면서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속이는 건 정말 깜짝 놀랐다. 영화 촬영하면서 이걸 지인들한테 제일 많이 알려줬다. 리콜은 다른 전화기로 하라고 당부했다. 실제 보이스피싱 전화 음성 녹음을 들었는데 화술이 과학 기술을 넘어섰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놀라웠다. 검사를 사칭한 전화 사기 음성을 들었는데 너무 검사님들 같았다. 말하는 투나 단어 선택이나 상대방에 대응하는 것들이 웬만한 배우보다 연기를 잘하더라."

 

김무열은 "감독님들께서 재료를 다양하고 충분하게 주셨고,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과 함께 만들었던 역할인 것 같다. 곽프로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서준이 분노한다면 곽프로가 나쁜 놈이라는 것이 부각된다. 나쁜 놈을 격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통쾌한 마음. '잘됐다 이놈'이라는 반응을 얻는다면 이번 작품에서 보람일 것 같다"고 바랐다.

 

또 곽프로가 자본주의의 실패 단상이는 김무열은 "돈이라는게 사회를 이루고 살면서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쫓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담아낸 캐릭터다. 우리 영화는 액션은 액션대로 즐기시고 나중에 이런 것들을 보며 경각심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당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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