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가디슈' 조인성 "일 끝난 후 맥주 한잔-조카 보는 것이 소확행"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04 06: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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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조인성이 약 4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올 초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을 통해 배우가 아닌 인간 조인성의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의 호감도는 높아졌다.

 

예능에 이어 본업인 연기자로써 4년만에 극장을 찾은 조인성은 <모가디슈>에서 조금은 거칠지만 여유를 잃지 않으며, 직설적인 면모로 카리스마를 뽐냈다. 여름 극장은 조인성과 그의 신작을 기다린 팬들로 이미 후끈 달아올랐다.

 

 

조인성의 신작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제작 덱스터스튜디오 ㈜외유내강,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4개월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동고동락한 배우, 감독, 스태프의 노고로 완성돼 호평 받고 있다. 특히 <모가디슈>는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개봉 7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흥행 중이다.(총 누적 관객수 103만 5216명)

 

개봉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하비엔과 만난 조인성은 "예전같은 상황은 아니니까 흥행에 대한 생각은 조금 내려놓은 상태"라며 "최근에 못봤던 시원한 풍경이라던지 카체이싱 등 생소한 장면들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카체이싱은 우리가 공들여 찍어서 새롭게 느껴질 것 같다"고 개봉 소감과 함께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모가디슈>는 4개월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올로케로 촬영됐으며, 1991년 내전 당시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극 중 조인성은 대한민국 대사관의 강대진 참사관으로 분했다. 강대진 참사관은 국정원 출신으로 UN 회원국 가입을 위해 소말리아로 파견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협상을 시도하는 협상가다. 특히 판단력과 추진력을 동시게 갖춘 인물이다.

 

 

"안기부 출신의 참사관은 시대가 주는 묵직함이 필요했다. 그런 것도 있는 반면 다양한 모습을 원했다. 협상을 하거나 목적을 위해서는 비굴해지기도 하고 윽박을 지르기도 한다. 이러면 다양해보이지 않을까. 탈출 시퀀스까지 도달하면서 활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야 영화를 보는 분들이 따라 올 것이라 생각했다."

 

조인성은 강대진의 모티브를 <아이언맨>의 로다주로 삼았다. "사람이 쉬워보이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터치하는 부분들이 <아이언맨>의 로다주의 모습, 어떤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부분을 참고했다. 그런 부분이 있어야지만 숨통이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대진 참사관은 대한민국 대사관 역인 김윤석과는 친화적인 모습으로, 북한 대사관 림용수(허준호), 북한 대사관 참사관인 태준기(구교환)와는 긴장감을 유지한다. 조인성이 <모가디슈>에 출연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김윤석과 허준호다. 그는 "류승완 감독님, 윤석 선배님, 준호 선배님의 출연이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고 했다.

 

"우리는 호흡이 아니라 생활을 했다. 연기를 넘어선 호흡이 극으로 표현된 것 같다. 생활을 같이하다보니 익숙함, 신뢰, 친숙함 이런 것들이 내가 펴표현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연기에 묻어나왔다.

 

 

윤석 선배와는 대치가 아니라 케미, 앙상블을 이루는 캐릭터다. 윤석 선배, 준호 선배와 같은 대선배들과 같이 하면 귀에 쏙쏙 들리게 대사를 해주신다. 후배들의 연기가 빛났다면 선배님들의 공이다. 현장에 놓여져 있을 때 전체를 아우르는 모습은 몇번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윤석 선배가 가진 냉철함, 준호 선배님이 가진 온화함이 있다. 그런 상징적인 모습이 현장을 빈 곳 없이 탄탄하게 이끌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태준기와는 티격태격 케미로 시종 대립각을 이룬다. 기싸움은 물론 격한 몸싸움까지 벌인다. 조인성은 "캐릭터가 되게 고되다. 몸으로보 많이 부딪혀야 한다. 연기는 연기대로 신경을 써야 했다. 교환이가 그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같이 빛난 것 같다"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님이 액션을 많이 해보셨고, 액션 구현해내는데 있어서 탁월한 분이다. 합리적으로 현장이 이뤄졌다. 배우가 할 수 있는 부분과 스턴트의 도움을 받는 지점, 실제 때리지 않아도 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컷 덕분에 안전하게 사고 없이 잘 촬영되고 그런 효과가 나온 것 같다."

 

강 참사관의 대사 중 '훈련받은 사람'이라는 말은이 강조된다. 조인성은 "정확한 콘티를 가지고 갔다. 현장에서 조금 수정된 부분은 있었지만 딱히 아이디어를 준 부분은 없다. 구현해내는데에 집중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승완이라 가능했던 프로젝트라 생각한다. 영화계 베테랑 감독. 그가 가진 경험, 판단 합리 이런 것들이 응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가디슈>의 카체이싱 장면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총 4대의 자동차가 대한민국 대사관부터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모가디슈 시내를 가로질러 총탄을 맞아가며 목숨을 내걸고 질주한다. 조인성은 "엄청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시야도 잘 안나오고, 카메라 앞에서 카체이싱 하는 것은 앵글 밖으로 나가면 안되서 제 몸같지 않았다. 책을 다 붙여놓은 상태다. 가시거리가 정확히 느껴지지는 않았다. 안전을 최우선시 했기 때문에 최고의 장면을 뽑아내려 노력했다. 모로코분들에 감사했다. 소음도 힘들었을텐데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현지 분들께 감사하고 싶다. 흙 먼지도 많이 먹었다. 이제는 몸을 그만 내던지겠다.하하."


실제 촬영현장과 배우, 스태프들이 머문 숙소는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았다. 쉬는 날 잠시 주변을 관광하는 것 외에는 촬영현장에서 4개월을 생활한 셈이다. 조인성은 "돼지고기를 못 먹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덕분에 현지 음식 닭고기를 먹으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안 썼던 우리의 모습이 지금 제일 기억에 남는다.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좋은 공기 마실 수 있는 특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모가디슈>를 통해 올로케라는 새로운 경험을 한 조인성. 그는 "새로운 경험인 것은 분명하다. 아마 다음번 현장에서 이 경험이 발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배우를 떠나서 인간이 가지는 외로움을 경험을 했다. 그걸 모르는 배우들이나 경험이 없는 이들에 정보를 주고, 조언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정도의 향수가 올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기회가 온다면 전보다 나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끝을 알면 두려움이 덜하다고 한다. 어떻게 끝날지 알아서 위로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미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어느 덧 데뷔 23년차인 조인성은 "무겁게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란다. 그는 "연기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해야해서 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초심은 단지 기억할 뿐이다. 스스로 '자기복제'를 경계하는 편이다. 현장에서 익숙한 옷을 입었을 때의 불편함이 있다. 불편하다 느낄 때 가장 좋은 씬이 나오는 것 같다. 내가 이 연기를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자기 체크를 한다"고 자신의 신념을 전했다. 

 

<모가디슈> 홍보 중이지만 차기작 <밀수>도 촬영 중이다. 그는 "드라마도 곧 들어간다. 내년 초까지 프로덕션이 이어질 것 같다. 그 와중에 소소한 행복은 최근에 태어난 조카를 보는 것이다. 또 일 끝나고 시원한 맥주 한잔 먹는게 취미이자 낙이라고 할 수 있다"며 웃었다. 

 

올초 예능 '어쩌다 사장'에서 만난 동네 어른들을 통해 많은 위로 받았다는 조인성은 코로나19로 상황이 변함에 따라 팬들과의 소통에 대한 여러 방법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SNS 개설은 계획은 없다. "SNS 활동 계획은 없다. 오타가 나거나 맞춤법이 틀리면 민망하다(웃음). 실시간으로 제 모습을 공유할만한 저의 일상이 없다. 아날로그적인 모습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조인성이 택한 소통 방식은 팬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많이 듣는게 소통 중 하나인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사실 올해만큼 이렇게 활동을 많이 한적은 없다. 제가 주인공이 아니어도 작은 역할이어도 풍성하게 해줄 캐릭터가 있다면 참여할 것이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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