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신현수 "'보쌈'으로 첫 서브남주, 김선호가 외로울거라 조언"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7-14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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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부잣집 자제로 고운 성품까지 모두 고루 갖춘 조선시대판 '엄친아' 이대엽.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외로워보였다. 이대엽으로 분한 배우 신현수는 그만큼 캐릭터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시청자도 그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신현수가 출연한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극본 김지수·박철, 연출 권석장, 제작 JS픽쳐스·이엘라이즈/이하 '보쌈') 최종회에서 이대엽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수경(권유리)과 바우(정일우)가 또 한번 보쌈을 통해 해피엔딩을 맞았다.

 

 

최근 마포구에 위치한 하비엔 사무실에서 신현수화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현수는 "'보쌈'은 모든 세대를 충족시켜주었기에 많은 사랑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며 주변의 뜨거운 반응에 감사함을 표했다.

 

'보쌈'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9.8%로, 최고 11.2%를 기록하며 MBN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높은 시청률만큼 신현수 주변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단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사인을 부탁한다. 주말드라마 이후 오랜만에 반응이라 어르신들한테 사랑받는게 기쁘다. 이전에는 청춘물을 많이 했다. 부모님은 따라오기 힘든 장르라고 하셨었다. '황금빛 내 인생' 이후 보시는 드라마다. 친척 어르신들도 재밌다고 해주시고 드라마를 매개체로 대화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자식된 도리로 보람됐다(미소)."

 

신현수는 이대엽 역할을 제안 받고 연출을 맡은 권석장 감독의 사극이라는 점에서 끌렸다. 또한 이대엽은 어린 시절 화연옹주 수경의 놀이동무로 지냈다. 하지만 이이첨(이재용)과 광해군(김태우)로 인해 첫사랑이었던 수경의 시동생이 되고 마는 가혹한 운명의 주인공이었다. 다소 답답해 보이고, 때로는 이기적으로 보였지만 18회에서 그가 사실은 임해군의 아들임이 밝혀지며 충격을 안겼다.

 

 

"이대엽의 비밀부터 20부 엔딩까지 이미 알고 있었다. 서사가 언제 풀릴지도 알고 있었다. '보쌈'이 재밌는게 한 회차에 몰빵하는 경향이 있다. 바우나 수경, 저의 이야기를 회차를 거듭하면서 풀어나간다. 대엽 서사는 18회에 다 알려졌다. 

 

이런 전개가 신박하다 느꼈다. 내가 그러면 과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스스로 잘 체내화 시켜서 1회에 들어갈 때는 형수님과 도련님으로 보여야겠다 생각했다. 시청자들은 모르는 상황이다. 그저 미련을 가진 인물 정도로만 보이실 것이다. 혼자 비밀을 간직한 모습, 대엽의 과거 서사를 단조롭게 보여지기보다는 하나하나 짚으면서 입체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그래서 대엽 캐릭터가 더 매력이 있었다."

 

모든 서사를 알고 있었기에 그의 연기력이 폭발한 지점은 18회 엔딩이었다. 매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보쌈'은 18회에서 순간 최고 10%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18회를 포인트로 두고 대엽이의 스토리 텔링을 잡았다. 그때 감정을 폭발해서 초반에는 눌렀다. 처음부터 감정적으로 비춰지면 그때 그 감정이 크게 안 다가올 것 같았다. 이성적인 인물이고 수경이의 죽음 소식을 듣고 죽음을 불사하고 수경을 지키려는 인물로 바뀐다. 

 

제 3자가 볼 때는 이기적이게 보일 수도 있다. 집착같은 느낌으로 다가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제가 그렇게 연기했다고 해서 대중이 똑같이 바라봐주는 것은 제 욕심이다. 다들 다르게 보신다. 제가 원한 것은 대엽이는 수경이로 인해 존재하고 그녀가 있어 사는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형들은 시기질투하고 부모님은 사랑을 주지 않는다. 극한의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외로움이 더 증폭한 지점이다. 대엽이 바라보는 세상과 사랑은 온통 수경이었다. 5회에 사랑했던 과거, 9회에는 수경이에게 용기내지 못한 지점까지는 이성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18회에서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기 때문에 폭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신현수는 18회 이후 '대엽이 불쌍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제 이해되는 부분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단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생을 마감한 인생은 너무 안타까웠다.

 

"사실 죽음을 연기하는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연기하는 순간에도 그랬고, 생각보다 큰 감정이 몰아쳐 연기하기 힘들더라. 연기지만 이전까지는 감정 컨트롤에 부딪힘이 없었는데 경험한 적 없는 죽음이다보니 막연한 감정이었다. 스스로가 컨트롤이 안됐다. 대사를 뱉기 힘들 정도로 눈물이 차 오르고 숨이 찼던 기억이 있다.

 

그 후 집에 가는 길에도 집에 가서도 공허하고 더 먹먹하고 하루종일 기분이 이상했다. 이 기분에 대해 생각해보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지만 감정을 잘 다루는게 중요한 것 같았다. 너무 극한의 감정이라 너무 힘들더라. 죽음을 받아들이는게 버거웠다. 큰 감정이 들어와서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였다. 태어나서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이대엽은 수경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진 순정파다. 신현수는 2015년 드라마판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서브 남자 주인공은 처음이었다. 그는 '보쌈'으로 "서브남주가 갖는 외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18회 전까지도 이대엽은 외롭다. 마지막까지도 외로운 인물이었다. '보쌈' 한다고 할 때 (김)선호 형이 '힘들 걸, 외로울걸,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었다. 형이랑은 드라마 '와이키키'에서 만나서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 형이 '스타트업'에서 경험도 있어서 그렇게 조언했다. 

 

근데 '보쌈'을 찍고 나니 그 필연적인 외로움을 알겠더라. 셋이 같이 있어도 내가 사랑받지 못하는 느낌, 나는 외사랑이기에 더욱 쓸쓸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저도 결핍이 생겼다. 그래도 저와 대엽 캐릭터가 공생하면서 큰 감정의 폭차까지 연기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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