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싱가포르서 '뇌물공여' 재판 받던 직원들 1심 '징역형'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4: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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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ci
[하비엔=홍세기 기자] 대우건설 해외사업 직원 2명이 싱가포르에서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인 도시철도 건설 관련 ‘사기성 뇌물’ 사건에 연루돼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우건설 측은 직원이 개인돈으로 빌려준 것이며 대가성도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18일 아시아 뉴스네트워크 미디어 CNA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대중고속철도(MRT:Mass Rapid Transit)의 스티븐스 역(St.Stevens)을 건설 중인 대우건설 현지 간부직원 2명이 현지 검찰에 뇌물제공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뇌물공여죄로 징역 8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지난 2018~2019년 사이에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Land Transport Authority) MRT사업 담당간부에게 3만 싱가포르달러를 뇌물로 줬다는 것.

하지만 대우건설과 CNA 등 외신은 뇌물혐의 두 직원이 처음부터 LTA 관료에 공사 특혜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해 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LTA 관료가 대우건설 직원에게 개인적 재정 문제를 꺼내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대우건설 직원들은 사규, 싱가포르법 위반, 회사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들어 계속 거부해왔다.

대우건설의 스티븐스 MRT역 사업의 감독관리 권한을 가진 LTA 관료의 말을 계속 거부할 경우 회사와 해외사업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직원들은 이 관료가 2018년 12월 다시 전화 문자를 보내 가족 문제를 들먹이며 돈이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요구하자 상의 끝에 3만 싱가포르달러를 빌려줬다.

하지만 대우건설 직원들이 돈을 빌려준 것으로 끝났다면 재판까지 가지 않을 수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월 LTA가 스티븐스 역 작업장 안전과 환경 점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돈을 빌려준 대우건설 직원이 LTA 관료에게 편의를 봐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싱가포르 정부의 또 다른 주롱지역 도시철도선(Jurong Region Line) 프로젝트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대우건설이 LTA의 스티븐스 MRT역 부정평가가 악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했기 때문에 이같은 요청을 했을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대우건설 직원의 요청을 받은 LTA 관료는 알아보겠다고 약속했으나, 부정평가 점수는 바뀌지 않았고, 주롱 도시철도선 입찰에서도 대우건설은 탈락했다.

싱가포르 사정당국은 이같은 대우건설 직원의 행동을 대가성을 입증하는 뇌물의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또 문제의 LTA 관료는 대우건설 직원한테 빌린 돈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를 당한 대우건설 직원 2명은 일단 사후행동을 뇌물 대가성 행동으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제공한 돈의 출처는 회사 돈이 아닌 일행의 1명이 서울 임대건물에서 나온 수입이라고 진술했고, 대우건설에도 자금 제공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경우 한국과 달리 입찰이 탈락하거나 했을 때 왜 탈락했는지 사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어떤 사유에서 탈락했는지 내용을 확인하고자 했을 뿐으로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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