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원근 "전역 후 우울했던 시기 '원 더 우먼' 만나, 대표작 됐다"

-이원근 출연 '원 더 우먼' 인기리에 종영
-이원근, 극 중 안유준 검사로 분해 카리스마와 부드러움 동시 선보여
-안유준, 극 중 조연주(이하늬)를 9년째 짝사랑하는 순수남
  • 노이슬 기자 / 2021-11-26 13:54:09

[하비엔=노이슬 기자] 약간은 느리지만 조곤조곤 말투에, 웃을 때 함께 휘어지는 매력적인 눈을 가졌다.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면서도 눈빛에는 강단이 있다. 바로 배우 이원근의 이야기다. 그는 어떤 달콤한 유혹이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을 그런 단단함을 가졌다. 덕분에 본업에 충실하며 윗선에 흔들리지 않는 '원더우먼'의 안유준이 탄생됐다.

 

이원근이 전역 후 복귀작으로 택한 작품은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원더우먼'(극본 김윤, 연출 최영훈)이다. '원더우먼'은 비리 검사에서 하루아침에 재벌 상속녀가 된 후 재벌가에 입성한 여검사의 통쾌한 복수극이다. 첫 회부터 방영내내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원더우먼'은 최종회 17.8%(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마지막까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 안유준 役 이원근/유본컴퍼니

 

이원근은 극 중 비리 검사인 조연주(이하늬)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실력있는 서평지청 검사 안유준으로 분했다. 안유준은 어떤 무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지녔지만, 연주를 9년째 짝사랑중인 연하남이다. 언제나 연주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진 유준은 연주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했다. 종영 후 하비엔과 화상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원근의 연기 포인트는 변화였다. "유준은 연주 편이고 늘 연주에 의한 인물이다. 조사할 때만큼은 검사로써 남자로써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본격 촬영에 들어가기 전엔 유준에게 '멜로'는 없었다. 하지만 촬영이 진행되며 멜로가 추가됐고, 유준에 녹아든 이원근 덕에 '애틋한 서사'가 완성됐다. "처음엔 키다리 아저씨처럼 연주를 잘 따르는 역할이었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멜로가 추가됐다. 오랜 시간 짝사랑했다는 서사가 있어서 처음에는 감정 씬들도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 처음엔 응원한다는 감정이었는데 마지막회에서 이별 할 때에 리허설 할때 감정이 저절로 올라오더라. 감독님께 감정이 올라온다고 말했더니 일단 한번 해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진행했는데 감독님이 이렇게 감정이 깊게 들어가니까 감정도 살고 풍부해진다고 연결선상으로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됐다."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 안유준 役 이원근/유본컴퍼니

 

극 중 유준이 자신의 감정을 연주에게 고스란히 내 비쳤던 화제의 포장마차 씬 비화를 덧붙였다. "원래는 그렇게 감정을 깊게 가져가는 씬이 아니었다. 나는 누나 편이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씬이었는데 감정이 올라와서 말씀드렸고 수용을 해주셨다. 감정 씬이 깊게 들어감으로서 유준과 연주의 관계, 서사가 더 깊게 설명이 되서 정말 그걸 다 수용해준 감독님과 이하늬 선배님께 감사하다. 윤준이의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보여준게 좋았는데 좋은 말씀들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유준의 감정을 끌어 올려준 것은 상대역 이하늬였다. 이원근은 이하늬를 비롯해 이상윤, 김창완 등에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선배님들이 뭐 하나 빠지는게 없었다. 제가 후배 배우로써 배워야할 자세 등 모든 걸 풍성하게 해주셔서 후배 배우가 전역 후 긴장한 모습이니까 잘 풀어주셨다. 

 

이하늬 선배님이 우리 드라마의 8할 이상을 차지한다. 대사량도 많고 분량도 많은데 대사 한번 NG 낸 적이 없다. 정말 대단하다고 항상 말씀드렸었다. 선배님 연기하는거 보면서 웃음 참았던 적도 많지만 하시는거 보면서 웃거나 NG내면 실례가 되니까 리허설 때만 편하게 웃고 즐기다가 최대한 집중해서 엔지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제가 촬영할 때도 최대한 방해되지 않게 많이 도와주셨다."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 안유준 役 이원근/유본컴퍼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류승덕으로 분한 김원해와는 남남케미로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연주에 애틋한 감정이었다면, 승덕에는 당당하고 올 곧은 검사의 모습으로 극과 극 케미를 선보였다. 감초연기의 대가 김원해와는 애드리브를 많이 탄생시켰다.

 

"김원해 선배님이 많은 제안을 해주셨다. 저는 대본에 충실한 스타일이다. 애드리브는 엄두도 못냈다. 원래는 앉아서 하는건데 선배님이 일어나서 하면 저도 리액션을 받아들였다. 김원해 선배님을 토닥토닥하는 씬이 있다. 그것도 원래 없었다. 선배님이 말씀하시고 저는 그냥 나가는거였는데 선배님이 제안을 주셨다. 서로 전세가 역전되서 토닥거리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그렇게 리허설 했는데 전세역전 느낌이 더 잘 났다. 아무 감정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씬도 폭 넓게 만들어주셔서 너무 좋았다. '누가 강미나냐'고 하는 장면도 원래는 없었다. 대사에 한번 녹여보자고 하셔서 해보니 재밌었다. 그렇게 의견 주셔서 수용을 했다. 생선 안 좋아한다고 하는 것도 선배님 애드리브다."

 

이렇게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나갔기에 코믹 욕심이 생길만도 했을 터. 하지만 이원근은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길 저랑 이상윤 선배님은 코믹하지 말라고 했다"며 웃었다. "우리 극에서 남자들은 귀엽고 멋있어 보여야 한다고 하셨다. 저는 대본에 충실했다. 대본에 주어진 대사와 선배님도 에너지 넘치친다. 코믹 연기 해보고 싶지만 선배님드링 그러졌다. 우리끼리 재밌으면 안 된다. 보시는 시청자들은 반감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대본에 충실하자고 하셨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코믹 연기도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스스로를 '프로 짝사랑러'라 칭한 이원근은 유준의 감정에는 스며들었다. 그는 "짝사랑은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 저 또한 누군가를 사랑했다. 저는 그 감정이 아름답고 순수하다고 생각한다. 순수함의 결정체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행동을 모두 좋게 받아들인다. 마음 아픈 말을 하면 더 크게 아파한다. 순수한 아이처럼 그런 감정들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유준이가 느끼는 감정들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 안유준 役 이원근/유본컴퍼니

 

반면 약 4년만에 돌아온 촬영장은 적응이 필요했다. 검사 씬은 대부분 실내 세트에서 촬영됐지만 2주 내에 10부까지 한번에 몰아 찍었기에 어려움이 있었단다. "세트 촬영을 딱 들어가면 편할 줄 알았다. 한정된 장소 내에서 한번에 몰아 찍으면 많은 촬영을 끝내면 여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세트 촬영을 하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 낯설게 느껴지면 안되는데 저는 정말 낯설었다(미소). 서랍을 어떻게 여는 지부터 신기하게 다가왔다. 첫 촬영 중에 많은 분량을 찍다보니 긴장된 모습도 보였다. 세트랑 친해지려고 높낮이도 조절하고 친근하게 대하려고 얘기했다. 극에 맞는 의상을 입고 성격을 알다보니 서로 마음을 알고 점차 풀리고 재밌었다."

 

이전과 달라진 제작 환경도 새로웠다. "이전에는 근로기준법를 적용하지 않았었다. 아침에 촬영하면 새벽까지 찍었는데 이번에 현장에 가니 주어진 시간이 있더라. 그 시간 안에 촬영 못하면 다음에 또 찍더라. 스태프분들은 항상 고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쉼이 있어서 에너지도 보충하고 수월한 현장이 된 것 같다. OTT가 강세고 많아지고 콘텐츠 많이 생겼는데 밀접하게 경험한 적은 없지만 환경적인 부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많이 하시는데 노고를 느끼면서도 잘 관리를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내년 데뷔 10년차를 앞둔 이원근은 사실 전역 후 부모님과 여행을 가거나 더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울했다. 그 시기에 만난 것이 '원 더 우먼'이다. "우울한 시기에 대본을 받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나도 시청자들에 힘이 될 것 같아서 선택했다. 대표작이 되었다고 말씀들을 많이 해준다. 저는 그런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더 성실해져야겠다 생각한다.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 안유준 役 이원근/유본컴퍼니

 

처음에 '원 더 우먼'이라는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뭐야? 히어로 드라마야?'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 있다. 저는 처음 읽을 때부터 분명히 사고 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종영 후 다른 지인 배우, 감독님들과 연락할 때 고생했고 재밌었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좋은 현장이었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라'라고 하시더라. 저는 친구가 그렇게 많지 않다. 20년지기 동네 친구들이다. 저의 복귀를 반기고 응원해줬었다. 

 

배우분들 중에서는 차학연 형도 많이 응원해줬고 존경하고 의지하는 제가 자주 통화하고 많이 의지하는 김태훈 선배님, 휴가 나왔을 때 자주 연락하고 맛있는 것 사주신 박성웅 선배님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이번에 이하늬, 이상윤, 김원해 선배님 등 더 좋은 분들 알게되서 너무 감사하다."

 

'원 더 우먼'으로 연기 인생 2막을 시작한 이원근의 차기작은 OCN 드라마 '우월한 하루'다. "올 연말은 건강히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든다. 우울함도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원 더 우먼'으로 좋은 선배님들도 알게 되고 좋은 평도 들었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늘 생각했던 것이 시간은 느리고 삶은 빠르다고 느꼈다. 지금은 그게 더 실감이 간다. 배우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안일해지지 않고 만족하지 않고 더욱 채찍질해서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게 베우로서 가장 좋은 바람일 것 같다. 조만간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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