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의 취미로 즐기는 와인 수다 2화 ] 와인과 친해지기

편집국 / 기사승인 : 2022-02-28 15: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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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편집국] 지난 1화에서 와인과의 첫 데이트에 나서는 이에게 ‘싱그러운 과일향의 향긋함과 청량하면서 달콤한 모스까또 다스티 와인’을 추천했었다.

 

첫 만남이 좋아야 호기심이 생겨서 와인에 관심을 둘 것 같아서다.

사랑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이 알려고 하듯, 와인 취미를 가져 보고자 할 땐 그에 관해 더욱 알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와인도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와인에 관해 공부해보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와인이 타국에서 온 문화이고, 그 대중화 기간이 짧아서 우리의 일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도 소주와 맥주 마시듯 자연스럽게 자주 접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와인 관심이 확 늘어났던 시기는 약 20여년 전 즈음이다. 이 때부터 한 번 꽂히면 무엇이든 열정적인 우리의 특성답게 와인을 배우려는 열기로 가득해서, 와인 전문학원부터 대학교 관련 학과의 강의 개설 및 와인 전문인 과정 등 와인을 가르쳐 주는 곳이 많이 늘어났다.

와인 업계 종사자를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겠지만, 기업 CEO 및 대기업 임원, 전문직 등이 글로벌 리더로서 세련된 와인 매너를 갖춰야 한다는 명분으로 개설되는 강의 프로그램들도 있었다.

아무튼 많은 돈과 긴 시간을 들여 와인 공부를 했으니 자랑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지인이나 사내의 식사 모임에서 본인이 공부한 와인 지식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었다.

하지만 지나친 경우가 많아서 자랑하는 본인만 빼고 나머지 사람들은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도 모르고 지루하게 듣기만 해 즐거워야 할 자리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았었다.

모 회사의 와인 강의 때 한 간부는 “와인 자랑이 심한 부사장을 한 방에 누를 수 있는 팁 하나 알려 달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평소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났다.

이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의 와인 스트레스는 전문가에게나 필요한 지식을 누구나 알아야 할 ‘와인 상식’으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마치 남산공원 전망대 한 두 번 오른 도시민이 등산 취미를 갖고자 할 때 기본적인 것만 알려주면 근처의 산을 즐겁게 등산 할 수 있는데, 히말라야 14좌 완주를 위해 필요한 교육과 장비를 갖추라고 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적절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 ‘와인 스트레스’라는 용어가 회자 되었는데, 모 경제연구소 조사에서 최고경영자 84%가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와인 상식을 알기 위해 모두가 와인 전문 교육기관에서 수 백만원의 수강료를 지불하며 6개월에서 1년 과정의 강좌를 들어야 할까. 아마도 와인을 직업으로 할 사람이 아니라면 꼬박꼬박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 모두가 와인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와인의 아주 기본적인 것만 알아도 와인을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와인 기초 강의 때와 고객들에게 와인 추천하면서 나눴던 내용을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로서 와인 즐기기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중 모든 드라이(달콤하지 않은)한 와인을 마실 때 꼭 먼저 알았으면 하는 것을 얘기하겠다.

먼저 달콤한 와인은 안주가 없어도 되고, 견과류나 과자, 초콜릿, 케이크 등의 가벼운 안주와 마시면 좋다.

하지만 드라이한 와인은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물론 자주 마시는 사람은 와인만 마시기도 한다). 와인 분류할 때 드라이한 와인을 테이블와인(식사주)이라고 하는데, 식사 테이블에서 마시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생선 요리에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와인을 별로 마시지 않아 본 고객은 막상 와인을 마셔보면 시거나 떫어서 힘드니까 떫지 않고 살짝 달콤한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아직 단맛의 와인만을 좋아하는 상대방과 식사를 해야 하는데, 어떤 맛의 와인을 골라야 하는지 난감해 하는 고객도 있다.

달콤한 와인뿐 아니라 드라이한 와인도 맛있다고 느껴야 와인과 친해질 수 있는데, 처음에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드라이한 와인이 맛있게 느껴질까.

우리가 그동안 소주나 맥주를 마실 때 보통은 술을 마신 후 안주를 먹거나 식사를 하는 것이 평소의 습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와인은 소주 마시는 순서와 반대로 하면 제대로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와인과 함께하는 식사에서 요리를 밥이라 생각하고 먼저 먹고, 와인을 국물이라고 생각하고 마시자.


처음에 어떤 맛의 와인인지 살짝 음미만 해보고(국 간 보듯), 식사 중에는 음식 서너 번 먹고 그 후 와인 한 잔을 조금씩 나눠 마시자.

위 순서로 마시면 레드 와인의 떫거나 쓰게 느껴지는 맛이 고기 요리의 지방질과 소스의 느끼함을 잡아줘 음식도 더욱 맛있게 느껴지고, 드라이 와인이 입 안에서 감미롭게 느껴진다.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은 생선의 비린내를 와인의 상큼한 산미가 작용해 입 안을 정리해 준다. 그래서 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이, 해산물 등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어울리는 것이다.

와인 강의 시간에 위 순서로 와인 마시는 것을 실제 경험해보는 이들은 드라이한 와인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맛의 변화에 매우 놀라워한다. 드라이 와인과 친해지려면 요리를 먹고 난 뒤에 와인 마시는 순서를 꼭 실천해보길 바란다.

이달의 추천 와인  

추천Tip 

드라이 와인이지만 아파시멘토 기법(포도 수확 후 바로 와인을 만들지 않고 포도를 건조시켜서 수분을 적당히 뺀 후 와인을 양조하는 방법)으로 만든 와인이라 입 안을 꽉 채워주는 듯 농축미가 있고, 살짝 감미롭게 느껴지는 레드 와인이다. 와인 경험이 적은 초보자의 레드 와인 입문용으로 좋다.

1) 루칼레 프리미티보 아파시멘토 
 

 ​루칼레 프리미티보 아파시멘토.

국가 / 지역 : 이태리 / 뿔리아
품종 : 100% 프리미티보

ML / Vol : 750 / 14.5% 

 

VINIFICATION & AGING (와인 양조과정과 숙성)

25 ~35년 수령의 old vines, 9월 초·중순에 손 수확, 12일간 건조상태를 유지해 25~30% 무게가 수분으로 증발한 후 원액의 25%는 8개월간 French와 American 오크통에서 숙성

Tasting Note 
영롱한 석류빛을 두른 다크레드 색상, 체리 잼, 라즈베리와 레드커런드의 감미로운 과일향의 아로마가 진하게 올라오고, 캐러멜과 감초 등의 향긋함이 풍미를 북돋운다. 또 농밀함과 부드러운 타닌이 입 안에서 풍만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풀보디 와인이다.

FOOD MATCHING : 구운 고기 요리, 수육 요리, 중식 고기 요리, 치즈 등

 

 

 

 

 

 

 





2) 펜시에로 피에몬테 바르베라  

▲ 펜시에로 피에몬테 바르베라.


국가 / 지역 : 이태리 > 피에몬테
품종 : 100% 바르베라
ML / Vol : 750 / 16%

VINIFICATION & AGING (와인 양조 과정과 숙성)

손수확 후 아파시멘토 기법으로 만든 와인. 24개월 오크통 숙성, 병 숙성 12개월

Tasting Note 
강렬한 자주색 레드 색상, 블루베리잼, 캐러멜, 체리 바이올렛 향의 감미로운 과일향의 아로마가 진하게 올라오고, 캐러멜, 감초 등의 향긋함이 풍미를 북돋운다. 농밀함과 벨벳 질감의 타닌이 입 안에서 풍만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풀보디 와인이다.


FOOD MATCHING : 구운 고기요리, 수육 요리, 중식 고기요리, 치즈 등

 

 

 

 

 

 

 


와인 주문 Tip 

주변 지인들에게 초보자 레드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약간 감미로움이 느껴지는 캘리포니아 진판델부터 메를로, 피노누아 품종 등 다양할 것이다.

필자는 위 추천 와인처럼 이탈리아의 아파시멘토 기법으로 양조한 와인들을 주로 추천하는데, 대부분 맛있다고 또 다시 찾는다. 과일잼의 감미로운 향과 농밀한 맛의 터치감이 입 안에서 부드럽고 풍만한 만족감을 선사해 초보자도 거부감 없이 식사와 함께 맛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시멘토 기법으로 양조한 와인 가운데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이름의 와인들이 제일 유명하고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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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간 가격대로 위 추천 와인 2번째의 피에몬테 지역 와인이 많고, 비교적 저렴한 편은 위 추천 와인 1번째 뿔리아 지역 와인이 많다.


매장에서 아파시멘토 기법으로 만든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서 위 세 지역 와인을 주로 추천해주므로 가격대에 맞는 와인을 구입하면 된다. 

 

추천 와인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달콤하게 느껴지면 더욱 드라이한 와인과도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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