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철길 따라28화 ] 한국 최초의 디젤전기기관차 역사의 진실은

편집국 / 기사승인 : 2021-03-15 11: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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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편집국] 한국에 디젤전기기관차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제2차 대전 후 일본의 모든 철도를 관리하던 미군 제3군사철도수송지원대(3TMRS : Tran-sportation Military Railway Service)는 1950년 8월 철도수송운영대대와 철도정비대대를 이끌고 부산으로 이동하여 1951년 SW-8형 디젤전기기관차 35대를 반입하여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물자의 열차수송과 디젤전기기관차의 운전 및 정비를 담당하였으며,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으로 운용 중이던 디젤전기기관차를 1954년 4월 반출하면서 그중 4대를 ICA원조계획으로 기증하고 12월 철수하였으며, 한국철도는 이때부터 디젤전기기관차 운용을 시작하였다.
▲2008년 방문 시 디젤전기기관차 2001호

 

1979년 철도청 ‘한국철도80년 약사’ 등 철도역사 기록에 의하면 1951년 7월15일 UN군에 의해 SW-8형 35대를 반입한 것이 한국에 최초로 등장한 디젤전기기관차임을 밝히고 있다. 

 

필자는 2007년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 교통(철도)분야 목록화조사’ 용역을 수행하면서 디젤전기기관차 2001호가 부산철도차량관리단에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포함하여 보고하였다.  

 

2008년 등록문화재 등록 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문화재심의위원 일행과 함께 현상확인 차 방문하였을 때 내용연한이 경과되어 여러 차례 폐기대상이 되었지만 그때마다 한국최초의 디젤전기기관차인 만큼 영구 보존해야 된다는 관리자의 주장으로 폐기를 면하여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765대대 정비고와 2001호기관차(원내)

 

우리일행은 당시 화단에 세워진 특이한 기념비를 발견하고 확인해본바 최초 디젤전기기관차를 반입하여 이곳에 미군 제765철도정비대대가 주둔하여 디젤전기기관차 정비와 운전을 담당하면서 한국인에게 운전 및 정비기술을 전수했음을 확인했다. 

▲미국 후손들 방문 기념비

그때 이곳에서 근무했던 미군의 아들과 딸, 사위 등이 그들의 아버지가 복무했던 이곳과 그들의 아버지들이 운전하고 정비했던 기관차를 만나보기 위해 50년이 훌쩍 지난 2005년 4월 이역만리 한국까지 방문했던 기념으로 세워진 것임을 알게 된 우리일행은 서양인의 효성(?)에 숙연해짐을 감출 수 없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모두 이 차량의 문화재 지정에 동의함에 따라 등록문화재 제416호로 등록되었다. 

▲미국 영구보존 디젤전기기관차

 

필자는 당시 문화재청의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포상계획에 따라 한국최초의 디젤전기기관차의 폐차를 반대하여 보존시킨 담당자를 대한민국문화유산상 후보자로 추천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던 아쉬운 기억도 지울 수 없다. 

 

그 후 2년마다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인 철도마니아 Tim Moriarty가 방한할 때 마다 철도박물관을 찾아와 수집한 자료를 주고가곤 했는데 그중에는 6.25전쟁 때 한국에도 지원되었던 SW-8형 디젤전기기관차들이 모두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되돌아왔다며, 미국에 영구보존하게 된 2대의 사진을 전해주면서 들려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전쟁 때 한국으로 보냈던 SW-8형 디젤전기기관차 35대 중 5대는 한국에 기증하고 30대를 반출할 계획이었지만 부산항에서 선박에 적재하던 중 실수로 1대를 바다에 빠뜨려 4대만을 기증하게 되었으며, 아마 지금도 부산앞바다 속에 기관차 1대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철도동호인들은 모두 그렇게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그 근거가 될 만한 자료를 찾아봐 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1951.6.30.부산하역SW8 - 디젤전기기관차 하역장면

미국으로 돌아갔던 친구는 부산 앞바다에 기관차를 빠뜨린 근거를 찾지 못했지만 그곳 철도마니아들은 모두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며 최초로 부산항에서 디젤전기기관차 하역장면의 사진 한 장을 보내주었다.

 

귀한 자료사진을 반갑게 받았지만 내게는 풀지 못 할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사진설명에 “The first two SW8s off loaded in Pusan on 30 June 1951.” 즉 “1951년 6월30일 최초 2대의 ‘SW8’이 부산에서 하역되었다”고 하여 우리 역사기록 7월15일과의 차이가 있는 까닭을 알아낼 방법이 없어 아쉽고 답답했었다.
▲ 19510717부산일보
그러던 중 1951년 7월17일 발행된 부산일보에서 반가운 기사를 발견하였다. 『대망의 서울행 첫 열차가 7월15일 하오 7시에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디젤기관차로 부산역을 출발하였는데 이 디젤기관차는 수일 전 2대가 입하되어 처음으로 등장하였는데 연기도 없고, 조용한 기적소리에 종소리도 나며, 힘도 세고, 속도는 전보다 10마일(16㎞)이나 빠른데, 수 천 명이 타려고 했지만 111명만 탈 수 있었다.』는 내용에서 옛 신문이라서 함께 실린 사진은 식별하기 어려웠지만 그동안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귀중한 자료였다.

▲1953.9.4. 부평역(포로교환 협정 중공군포로수송열차 디젤기관차) 

그런데 미국친구가 보내주었던 ‘Railroad History’에서 찾아낸 또 다른 자료인 미국국립문서보관소의 미 육군자료 사진에는 『1951년 7월 9일 한반도 최초의 SW-8형 디젤전기기관차 2000호가 서울행 특급여객열차를 견인』한다고 설명된 부산역 출발 전 사진으로, 한국최초의 디젤전기기관차는 1951년 7월15일이 아닌 6월30일 최초 반입되어 역내 입환 기관차가 아닌 특급여객열차를 견인했던 기관차였고, 7월 9일부터 운행을 개시한 사실들을 앞에 소개된 6월30일 부산항 하역 사진과 7월17일 부산일보 및 미 육군자료 사진 설명에서 확인된 것이 역사의 진실이었다. 

▲ 1953.9.4. 부평역(포로교환 협정 중공군포로수송열차 디젤기관차)

1953년 중공군포로 수송열차도 사진에서처럼 SW-8형 디젤전기기관차가 견인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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