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철길 따라 26화] 해저(海底)터널의 철도

  • 편집국 / 2021-02-15 11:25:50

[하비엔=편집국] 최근 뉴스에 등장한 해저터널이야기가 예전 철도박물관 근무시절 한일해저터널관련 상설 전시관 설치 협의차 방문했던 일본인 ‘일한턴넬연구회’ 사무국 차장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기억에 남은 옛 이야기와 함께 바다 밑 터널을 달리는 철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우리나라에는 하저(河底) 즉 강 밑의 터널을 달리는 철도는 있지만 아직은 바다 밑의 터널을 달리는 철도는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기차를 타고 바다 밑 터널을 지나 여행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이칸 터널의 신칸센 

가장 먼저 바다 밑으로 열차가 달린 해저터널은 일본의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 사이의 쓰가루해협을 관통하여 아오모리현(青森県) 히가시쓰가루군(東津軽郡) 이마베쓰정(今別町)과 홋카이도 가미이소군(上磯郡) 시리우치정(知内町)을 잇는 세이칸(青函) 터널로 1961년 3월23일 착공 후 27년만인 1988년 3월13일 터널 총길이 53.85㎞ 중 해저구간 23.3㎞가 개통되었다. 

 

개통당시는 협궤선인 가이쿄선(海峡線) 2개 선로만 설치되었지만 신칸센(新幹線)열차도 운행할 수 있는 1,435㎜의 표준궤간 선로 추가공사를 2005년 시작하여 2016년 3월26일 완공함으로서 3개의 선로가 부설된 후 열차 교행 시 발생하는 풍압(風壓) 등의 문제로 고속열차운행을 하지 못했으나 복선선로 사이 방풍벽 설치 등으로 2019년 3월부터 시속 160㎞로 증속되었다. 

 

2020년 9월부터 일부 편성과 시간대에 따라 210㎞/h 운행을 시작하였으며, 2021년 이후 전 열차 고속운행을 계획하고 있다.

▲채널터널을 달리는 독일 ICE열차와 영·불 해저터널 약도

다음으로 대륙의 프랑스와 섬나라 영국 간 ‘유로터널’로 불리는 Channel Tunnel을 달리는 유로스타열차가 있다. 

 

이 터널은 1802년 프랑스의 엔지니어 앨버트 파비에르(Albert Mathieu Favier)가 바다 밑으로 마차가 다니는 터널건설을 제안 후 영국 토목기술자 John Hawkshow가 South Eastern Railway와 Rothschild Family의 재정지원을 받아 1865~1866년 해저지질조사결과 터널굴착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함에 따라 1872년, 프랑스는 1875년에 터널회사를 설립하고 공사를 시작한 후 영국에서 안보상 이유로 반대운동이 일어나 1883년 공사가 중단되었다.


그로부터 80여년이 지난 1966년 양국은 터널건설 원칙에 합의하였고, 1984년 영국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총리와 프랑스 미테랑(Francois Maurice Adrien Marie Mitterrand)대통령이 조약을 체결하여 1986년 5월 영국 체리튼(Cheriton)과 프랑스 칼레(Calais)에서 공사를 시작하여 1990년10월30일 관통에 성공한 후 1994년 5월 6일 개통된 채널터널은 연장 50.45㎞ 중 해저구간 37.9㎞로 세계에서 해저구간이 가장 긴 터널이며, 철도는 여객열차전용과 화물차와 승용차를 실어 나르는 셔틀열차용이다.

▲셀란섬과 퓐섬 연결 교량 및 터널노선


다음은 1994년 6월 착공하여 2000년 7월 1일 완공된 덴마크의 셀란(Sjaelland)섬과 퓐(Fyn)섬을 연결하는 Great Belt Storebaelt Tunnel로 해저구간이 8㎞에 이르며, 또한 복선철도와 4차선 자동차도로 건설을 위하여 2017년 착공된 덴마크 롤란(Lolland)섬과 독일 페마른(Fehmarn)섬을 잇는 19㎞의 해저터널은 2021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건설비용 증가 등으로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 여의도~마포 간 하저터널

 

현재 우리나라에는 바다 밑이 아닌 강 밑의 하저(河底)터널을 달리는 지하철도가 운행되고 있다.

 

1990년 말 공사를 시작하여 1994년 말 관통한 후 1996년 개통시킨 서울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도 간 1.288㎞의 한강 하저터널을 비롯하여 2000년11월 굴착을 시작하여 2002년 2월 4일 관통시킨 부산지하철 2호선 민락~수영 간 2.32㎞의 수영강 하저터널,  2006년 5월부터 시작하여 2009년 8월 관통한 분당선 성수~청담 간 1.27㎞의 한강 하저터널 등이 있다. 

 

또 2019년 말 시작된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 구간인 별내선의 서울시 선사역과 구리시 토평역 간 1.279㎞의 한강 하저터널 공사는 2023년 9월 완공 예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 한일터널연구회 자료

필자의 오래전 기억에 남은 한·일 간 해저터널 이야기는 2005년 철도박물관에 1982년 5월 일본에 설립된 일한터널연구회 사무국 히라노(平野敦士)차장이 한국인 고문과 함께 한·일 간 해저터널 열차운행 전시관개설을 협의하기 위하여 철도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에서 추진하는 이유를 일본정부가 추진하면 한국인에게 있는 반일감정을 부추겨 성사될 수 없기 때문에 민간단체가 주축이 되어 추진한다 했다.

 

전시관 설치 문제는 비용과 홍보효과 등 이유로 더 이상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한·일 간 해저터널 만으로는 경제성은 없고, 동북아 및 유라시아 공동체 형성과 평화와 복지 등에 대한 기여를 고려할 경우에만 타당성이 있다’는 그들의 연구 자료를 보면서 어쩌면 옛날 일본이 한국을 침범하며 내세웠던 이유도 이와 닮은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제주 해저터널 철도 가상도

 

그보다 목포~제주 간 해저터널 철도부설 의견에 해저철도를 연장하여 제주도 순환철도까지 함께 건설한다면 최상의 환상적인 여행코스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서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물론 많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과 나아가 울릉도와 독도까지도 기차를 타고 여행할 때를 기대해보는 것이 나 혼자만의 꿈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6,927m의 보령해저터널 조감도


우리는 철도부설은 안되었지만 2011년 개통된 부산~거제 간의 가덕해저터널과 터널길이 7㎞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다는 보령해저터널을 2019년 관통하여 2021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저력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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