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철길 따라 34화] '융·희호'에서 'KTX'까지 열차 이름의 변천

  • 편집국 / 2021-06-30 10:48:05

▲ 사진 죄측부터 히까리호, 노조미, 아카츠키, 대륙호 운행당시와 중국 대륙호(현재)
[하비엔=편집국]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 이름은 ‘모가(또는 모갈)호’라 하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으로, ‘모가(MOGAL)’는 열차 이름이 아닌 최초의 기관차 이름으로 미카(MIKADO), 파시(PACIFIC), 소리(CONSOLIDATION), 터우(TEN WHEELER), 푸러(PRAIRIE) 등과 같이 증기기관차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열차의 이름은 기관차에 객차 또는 화차를 연결하여 일정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에 붙여진 이름으로 최초는 1908년 4월 1일 부산~신의주 간의 ‘융호(隆號)’열차와 신의주~부산 간의 ‘희호(熙號)’열차였으며, ‘융호’와 ‘희호’를 합하여 ‘융희호’라고 하지만 상행열차‘융호’와 하행열차 ‘희호’는 각각 열차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한국철도에서 초창기부터 근무했던 일본인 에구치칸지((江口寬治)가 1936년 펴낸 ‘조선철도야화’에 의하면 일제는 경인철도 개통 때 한강변에 기념비 건립계획을 세웠으나 반일 감정이 고조되어있는 한국인의 감정을 악화시킬 것을 우려하여 취소한 바 있다. 

 

부산~서대문 간 운행 열차를 신의주까지 연장 운행할 열차의 이름을 짓기 위하여 철도국 간부들이 모여 협의한 결과 반일 감정이 고조된 한국인의 호감을 얻는 방법으로 당시 대한제국이 사용하는 연호 융희년(隆熙年)의 ‘융’과 ‘희’를 열차명으로 결정하고, 부산발 신의주행 상행열차는 ‘융호열차’, 신의주발 부산행 하행열차는 ‘희호열차’로 결정했다는 기록에서 당시 대한인의 반일 감정이 일제에 크게 부담을 주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어서 1933년 4월 1일 부산~봉천(지금의 선양 또는 瀋陽) 간 운행을 개시한 급행열차 제1, 2 열차를 ‘빛(光)’의 일본어인 ‘히카리(ひかり)호’로 명명하였으며, 이 열차는 부산잔교(棧橋)를 07:20분 출발하여 경성(서울) 15:05분 도착, 봉천역에는 다음날 04:20분에 도착하였으며, 다음 해 11월 1일 부산~봉천 간에 급행열차를 증설하고, 열차 이름을 ‘희망’의 일본어인 ‘노조미(望 のぞみ)호’로 명명하였다.
 

이어서 1936년 12월 1일 부산역 06:50분 출발하여 대구역과 대전역을 각각 4분씩 정차한 후 경성역에 13:35분에 도착하는 급행열차 이름으로 ‘새벽(曉)’의 일본어 ‘아카츠키(あかつき)호’라 하였으며, 1939년 11월 1일부터 부산잔교를 07:20분 출발하여 삼랑진, 대구, 대전, 용산, 경성을 거쳐 다음날 22:50분에 북경에 도착하는 열차 이름을 ‘대륙(大陸)호’로, 부산잔교를 19:20분 출발하여 대륙호와 같은 역을 정차한 후 종착역인 북경역에는 다음, 다음날 12:50분에 도착하는 급행열차를 ‘흥아(興亞)호’라 하였으며, 당시 대륙호의 객차는 현재 중국철도박물관에 보존 전시되고 있다. 

▲조선해방자호


해방과 함께 기술을 가진 일본인들이 기관차를 운행할 수 없게 해놓고 철수하고, 기술을 익히지 못한 한국철도인들 만의 피나는 노력으로 기관차를 복원하여, 1945년 12월 27일 영등포~수원 간 시운전에 성공한 후 열차 이름을 ‘조선해방자호’라 명명하고, 1946년 5월 19일 개최한 전시회에 참석한 미군정청 최고사령관 하지(John Reed Hodge)중장은 「한국인 손으로 만든 ‘조선해방자호’는 세계 어디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어, 어떠한 과학에도 성공할 것을 믿는다」는 축사를 했으며, 다음 날 5월 20일부터 서울~부산 간 운행이 시작되었다.


1946년 9월 1일 서울 21:30분 출발, 다음날 부산 09:30분 도착하고, 부산 19:00시 출발, 다음 날 서울 07:00시 도착하는 경부선 특급열차의 이름을 ‘무궁화호’라 명명하였다.

 

호남선 서울 22:00시 출발, 다음날 목포 09:35분 도착 및 목포 17:20분 출발, 다음날 서울에 05:30분 도착하는 특급열차의 이름은 ‘삼천리호’라 했다가 1948년 6월 28일 2등 객차 2량을 제외한 모든 객차를 용산철도차량공장에서 개조하고, 새롭게 단장하여 서울~천안 간 시운전을 거쳐 열차 이름을 ‘서부해방자호’로 변경하여 6월 30일부터 운행을 시작하였다. 

▲사진 좌부터 통일호,태극호,새마을호,  KTX 산천

1954년 8월 15일 운행을 시작한 서울 10:30분 발, 부산 20:00시 착 및 부산 10:30분 발, 서울 20:00시 도착하는 특급열차를 ‘통일호’라 명명했으며, 같은 해 11월 1일 운행을 시작한 서울~목포 간 특급열차 이름은 ‘태극호’라 명명하였고, 12월 13일부터 서울~부산진 간 운행을 시작한 군용열차의 이름은 ‘화랑호’라 명명하였다.

1955년 8월 25일 호남선 용산~목포 간 군용열차는 육군 병과학교 상무대(尙武臺)의 이름을 따서 ‘상무호’라 했으며, 5.16 1주년 기념으로 운행을 시작한 서울~부산 간 특급열차는 당시 추진되던 재건 운동의 이름 ‘재건호’로, 1963년 3월 1일 서울~부산 간 운행 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한 특급열차 이름은 ‘약진호’로, 같은 해 8월 12일 서울~여수 간 전라선 특급열차는 풍년호로 하였으며, 화물열차의 경우 1966년 경부선 서울~부산 간 ‘수출호’, 중앙선 고한~청량리 간 ‘건설호’ 및 호남선 서울~목포 간 ‘증산호’가 운행되었다.

1966년부터는 월남파병부대 명칭을 따라 맹호·백마·청룡·비둘기·십자성호가 운행되었고, 피서 열차로 경부선에 ’갈매기호‘와 ’파도호‘, 장항선에 ’대천호‘가 운행되었다.

 

1969년 2월 10일부터 서울~부산 간 운행을 시작한 초특급 ’관광호‘는 1974년 8월 15일 새마을운동의 ’새마을호‘로 변경되고, 그 외 평화, 여명, 해남, 은하, 동백, 신라, 계룡, 충무, 상록, 협동, 부흥, 계명, 부강호 등 많은 이름이 사용됐다.

 

1984년부터는 모든 열차 이름을 등급에 따라 초특급열차는 새마을, 우등열차는 무궁화, 특급열차는 통일, 보통열차는 비둘기호로 통합하였으며, 2004년 4월 1일 운행이 시작된 고속철도는 Korea Train eXpress의 약자인 ’KTX’로, 2010년 운행이 시작된 KTX-Ⅱ는 열차의 모양이 우리 토종 물고기 ‘산천어’와 닮았다 하여 ‘KTX-산천’이라 명명하여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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