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곡1구역 조합장, ‘무더기 비리’에도 경찰은 ‘뒷짐?’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혐의없음’…봐주기 의혹
조합원들, “못참겠다”…국무총리실에 진정서 제출
  • 하비엔 편집국 기자 / 2022-01-26 10:33:32

[하비엔=조정현 기자] 서울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조합장이 법령을 위반했음에도 관할 경찰서로부터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조합원 사이에서는 서울종암경찰서가 수사과정에서 해당 조합장의 편의를 봐주는 등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미아리텍사스 집창촌재개발구역) 조합원들은 서울종암경찰서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

 

▲ 신월곡1구역 조감도. [사진=성북구청]

 

본지가 입수한 진정서에는 조합장 김모씨 등 현 조합 집행부가 시공사도급계약과 금전소비대차계약 없이 막대한 자금을 차입하고, 임의로 자금을 집행하는 등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조합원 등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총회 의결 없이 시공사인 롯데건설로부터 ‘시공사차입금’ 명목으로 총 60억4386만7878원을 차입했다.

 

문제는 총회 의결 없는 차입금은 불법이라는 점이다. 현행 도정법에 따르면 재개발조합이 사업시행을 위해 자금을 차입할 경우 차입의 목적과 액수, 이율, 차입기간, 대상, 상환방법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주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불법 차입금은 이뿐 아니다. 조합은 지난 2007~2009년 사이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도 63억7557만7722원, 2010년 2월~2018년에도 12월 72억3969만6555원을 차입했다는 것이다.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체결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총액이 169억6881만2560원인 점을 감안하면 총 51억1545만9869원을 총회 의결 없이 차입한 셈이다.

 

차입금을 집행하는 과정도 불법 투성이라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선정한 협력업체들에게 용역비를 지급하는 등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용역비를 지급한 업체만 무려 7곳에 달한다.

 

▲ 성북구신월곡1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원들은 김모 조합장을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서울종암경찰서에 고소했다. [사진=조합원]

 

이에 조합원들은 이같은 행위를 포착해 지난해 2월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수사를 맡은 서울종암경찰서는 지난해 8월 모든 혐의에 대해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2009년과 2015년, 2016년 등 수 차례에 걸쳐 조합총회에서 자금 차입과 관련된 안건이 결의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2009년 결의 내용의 경우 자금의 차입과 방법, 이율, 상환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정상적인 결의로 보기 힘들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또 2015년 결의안도 조합 총회에서 동의율이 미달돼 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무효가 확정됐다. 이후 2016년 조합이 쓴 금전소비대차계약서도 총회 의결 없이 임의로 작성된 사실이 밝혀져 2015년 결의안과 함께 무효가 확정됐다.

 

용역비 지급 과정도 총회 의결 없이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총회를 열었기 때문에 불법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 신월곡1구역 조합원 일부가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 일부. [사진=조합원]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해 서울종암경찰서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자 결국 검찰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1월 현 조합장의 업무상배임과 도정법위반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종암경찰서의 ‘혐의 없음’ 결정에 검찰이 제동을 건 셈이다.

 

이와 관련 고소장을 접수한 조합원 A씨는 “종암경찰서는 고소장 접수 후에도 3개월이 지나도록 피의자 조사를 미루며 시간을 끌어왔고, 불송치 결정도 고소인에게 별도로 통보하지 않는 등 편파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며 “법을 어겼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도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려는 종암경찰서의 행보는 명백한 봐주기 수사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또 “현 집행부와 건설업체의 불법적인 행태는 성남 대장동 사업과 판박이다. 불법과 위법이 판치는 아수라장이나 마찬가지다”라며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시공사의 비리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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