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광주 붕괴 사고' 사죄…사고원인에 대해선 '묵묵부답'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1 09: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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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고 있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사진:연합뉴스)
[하비엔=홍세기 기자]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에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사죄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0일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와 관련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회사는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권순호 대표이사는 “진상 규명은 관계 기관에 맡기고 회사는 사고 수습에 일단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감리자의 현장 부재 논란과 관련 “감리업체는 재개발조합이 선정하게 돼 있고 상주 여부는 철거 계획서에 따라 제대로 공사가 될 것이냐, 아니냐 판단은 초반에 이뤄지기 때문에 비상주 감리로 계약됐다”며 “사고 났을 때는 감리자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철거 공사 재하도급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권 대표는 “한솔기업과 계약 외 재하도급은 주지 않았다”며 “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재하도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철거 공법과 관련해선 그는 “고층 건물은 위에서부터 층별로 차례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저층 건물은 흙을 높게 쌓아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철거를 한다”며 “절차적으로 그렇게 신고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살수가 사고 원인(?)…책임자는 묵묵부답?

사고 원인으로 무리한 철거 작업에 이은 과도한 살수 탓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1일 철거 작업이 찍힌 사진과 영상에는 흙더미에 올라간 굴착기가 5층 건물의 2~3층 부분을 부수는 장면들이 기록됐다.

이는 5층부터 3층까지 철거하겠다는 당초 계획서와 다른 모습이다.

또 철거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흙먼지)을 막기 위한 살수 작업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사고 당일에도 비산으로 인한 민원을 피하려고 일반적인 경우보다 많은 살수 펌프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층부가 허술한 상태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던 건물에 과도한 양의 물이 뿌려지면서 벽체와 지반 등이 약해졌고, 결국 건물이 힘을 잃고 쓰러진 것 아니냐는 것.

아울러 철거 작업을 위해 3층 높이로 쌓아놓은 성토체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 물이 스며든 성토체가 흘러내리며 해당 건물에 외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무리한 철거 작업과 과도한 살수 등 의혹에 대해 철거업체 대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유족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 철거업체 관계자 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해 철거업체 등 5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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