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피' 한준희 감독 "넷플릭스서만 가능, 열렬한 반응 놀랐다"

  • 노이슬 기자 / 2021-09-08 08:33:51

[하비엔=노이슬 기자] 일반 사회와는 또 다른 세상, 약 1년 8개월동안 군대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겪은 남성들만이 이해할 수 군대 이야기. 쉽게 공감할 수 없어 지루하기만 했던 '군대 이야기'가 공감을 넘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바로 지난달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6부작 'D.P.'(디피)를 통해서다. 

 

'디피'는 군 복무를 하지 않았어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려내며 8일 기준 오늘 한국의 넷플릭스 TOP10 콘텐츠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디피) 한준희 감독/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피'(감독 한준희)는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차이나타운'과 '뺑반'의 한준희 감독이 '디피'를 연출, 첫 드라마에 도전했다. '디피' 공개 후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가진 한준희 감독은 "열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반응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런 작품의 경우 넷플릭스에서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 '남자들 군대 얘기가 재밌어?'라는 반응이 있었던 아이템이었다. 이 작품을 충분히 흥미롭고 재밌게 만들고자 했을 때 (넷플릭스는) 같이 하고싶은 파트너였다.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게끔 마지막까지 완성하자는게 목표였다. 비슷한 종류의 작품결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너무 감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디피) 스틸/넷플릭스 제공

 

'디피'의 원작은 김보통 작가의 'D.P 개의 날'이다. 한준희 감독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며 애정을 드러냈던 바. 한 감독은 "말 그대로 꽂혔다. 지금 보셨을 때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원작을 읽으면서 '와~' 했던 장면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수통 이야기라던가, 그게 어떤 방식으로 연출할 지, 그리고 그 외의 상황들, '뭐라도 해야지'라는 대사 등 그런 점들을 작가님과 논의하면서 만들어나갔다. 저도 당연히 군대 다녀온 사람이지만, (원작을 읽으며) 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유머러스함, 날 서있는 모습, 스스로의 지나온 시간들, 사회에 투영해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감정들을 오롯이 담아서 전달해보고 싶었다."

 

원작과 달리 '개의 날'이라는 부제가 빠지고 6부 모두 부제목이 덧붙여졌다. 또한 원작에 없던 한호열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며 딥하고 건조했던 원작과는 달리 유머러스함을 얻었다.

 

"안준호의 계급도 상병에서 이병으로 바뀌었듯이 보편적인 감정,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준호가 사회에 있다가 입소해 훈련을 받고 자대배치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을 그렸다. 한호열은 준호와 짝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다. 재밌는 아이러니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버디를 만들고자 했다."

 

 

원작을 영상화하기까지 김 작가와 꾸준히 소통했다. 한 감독과 김 작가가 동시에 동의하는 에피소드들을 가져가려했고, 극을 이끄는 준호가 맞딱드리는 사건, 인물들을 순차적으로 배치하며 틀을 만들어냈다.

 

한 감독은 "안준호 입대를 시작으로 한다는 기본적인 것들을 말씀 드리고 같이 아이디어를 시놉부터 주고 받았다. 저도 작가님도 성실하시고 저도 노력하는 편이다. 글로써 대화를 하듯이, 작가님이 주신 좋은 것들 중에 생각하고 디테일, 고증 같은 것들을 살려나갔다"고 설명했다.

 

'디피'는 군 내 병사들 사이 가혹행위를 비롯해 악폐습을 그리는 것은 물론,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빨리 수습하려고 축소시키는 지휘관들의 모습, 장교와 부사관 사이의 기싸움 등을 그려내며 이제 껏 본적없는 새로운 밀리터리물을 완성했다.

 

한 감독은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다. 남성분들도 그렇지만, 여성분들도 군대를 안 가셨을지언정 주변의 남편, 남자친구 동생 등을 보낸 경험이 있으실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느껴주신 것 같다. 그렇게해서 이야기를 하고 유쾌하기도 했다가 슬프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감정의 결에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꼽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디피) 한준희 감독/넷플릭스 제공

 

'디피'의 또 하나의 인기 요인은 구멍없는 연기신들의 활약이다. 극을 이끌고 점차 성장해가는 인물 안준호 역의 정해인은 한 감독이 시놉 단계부터 염두해두고 작업했다. 구교환은 한 감독과 오래된 인연이란다.

 

"두분 다 처음 대본을 드렸던 분들이다. 정해인씨는 생각하면서 썼고, 구교환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배우다. 안 어울릴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지만 둘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서로가 가진 모습들이 역할에 많이 녹아져있다. 그게 잘 표현된 것 같다.

 

편안한 배우들과 작업을 한 것 같다. 저는 몇 마디 첨언을 하는 것 뿐이다. 늘 신기한 존재인 것 같다. 정해인 배우와 구교환 배우는 연기하는 스타일과 해왔던 작품의 결이 다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좋아하고 존중하는 것들이 느껴져서 재밌고 좋았다. 그게 케미인 것 같다. 다르지만 존중하고 서로 배우고 싶어하는게 만족스러웠다."

 

극 전반에 비춰지며 잠잠했던 조석봉(조현철)이 폭발하는 후반부는 휘몰아친다. 일명 '봉디쌤' 조석봉으로 분한 조현철과 실제 군필 남성들에 PTSD를 불러 일으킬 정도의 열연을 펼친 황장수 역의 신승호의 연기도 화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디피) 스틸/넷플릭스 제공

 

"봉디쌤은 그림을 좋아하고 아이들 가르치는 것 좋아하는 좋은 사람, 착하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당한 인물이다.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 그런 세팅들이 있었다. 조현절 배우가 그림을 잘 그린다. 작품에서의 느낌들, 그림을 그리는 부분들을 잘 소화해냈다. '차이나 타운'이후 다시 만났다. 그 작품에서는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려고 했다. 더 중요했던 건 쓰면서 조현철 배우를 생각하면서 썼다. 배우가 대본을 고사한다면 역할을 바꾸려고 생각하기도 했다. 황장수 역은 오랫동안 오디션을 봤다. 너무 중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신승호 배우는 외모는 물론 체격, 느낌 등이 내가 생각한 황장수의 모습이었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연기를 잘해줬다."

 

반면 실제 피해자들에 트라우마를 안길 수 있다는 반응에는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사과했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 밸런스가 제일 중요했던 것 같다. 묘사들에 있어서 필요한 정도의 수위만 보여주는 것이 맞는 것인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고민했다. 혹시 보시면서 불편하셨더나 마음 아프셨다면 밸런스를 잡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를 비롯, 성(性)적 피해사례등이 계속 이슈화 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건을 축소시켜 사건을 해결이 아닌 종결시키려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디피'는 "뭐라도 해야지말입니다"라는 메시지로 일침을 가한다.

 

한 감독은 "시스템의 문제인 것 같다. 누군가가 책임지는 걱이 아니라 우리 6부 마지막 제목이 '방관자들'이다. 저부터도 방관하지 않고 늘 생각하고 있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즌2에 대해서는 "어렴풋하게 작가님과 논의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구체화해서 언급할만큼 텍스트나 이미지가 명확한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적인 완성도, 메시지 등을 챙기면서 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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