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건설사업에서 분쟁은 왜 발생하는가

  • 편집국 기자 / 2020-08-31 07:57:51
▲이종일 변호사
[이종일 객원 칼럼니스트 / 변호사]

 

결론적으로 건설사업에서 분쟁이 생기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라고 한 마디로 말 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현장에서 싸움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고, 분쟁의 원인을 건설공사의 단계에 따라 구분해보는 것은 분쟁의 해결은 물론이고 분쟁의 예방을 위해서도 특히 중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 그 원인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계약체결 단계부터 보자면, 부실하고 모호한 계약내용이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건설도급공사계약의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고 계약의 특성상 중요한 부분임에도 너무 모호하게 규정되어 서로 간에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빌미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러한 부실한 내용으로 인하여 건설 분쟁이 발생하면 당사자 사이에 쟁점 사안이 많아지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건설공사 공정이 복잡하여 원인이 쉽게 밝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공정상의 감정이나 증인신청 및 소환 등으로 소송비용만 증가되고 만족할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오히려 소송전에 당사자 사이에 조정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도 심심치않게 발생한다.

다음으로 변경시공의 불가피성 때문에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건설공사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서 복잡하고 다양한 공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최초 계약 시나 설계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대부분 변경시공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계약서에 변경된 내용과 공사대금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기재하거나 녹음ㆍ녹취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해 두는 노력이 미진한 경우가 많다. 

 

또한 증거라고 제시되는 것들도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어디서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고, 일방적으로 작성되는 등으로 신뢰도가 약한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주로 추정되는 내용의 증거 내지 정황증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우리 건설회사들의 주먹구구식 운영과 철저하지 못한 경영 마인드에서 유래되는 것이기는 하나, 건설업 자체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시공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시간의 경과로 분쟁대상에 직접 관련된 증거가 소멸되거나 증거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시공단계에서는 하자가 발생한 것은 분명하나 어느 공정에서 발생하였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있다. 

 

특히 수 개의 기업이나 다수의 사람이 관여한 공정의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 불분명하여 전체 인원 내지 전체 기업을 모두 상대로 책임을 물어 소송절차도 복잡하게 되고 소송비용 역시 과도하게 부담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공사 완료 후에는 사후적 검사가 곤란하다는 점 때문에 분쟁이 주로 발생하기도 한다. 비파괴검사가 가능한 경우에는 내부검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사실확인이나 증거에 의한 판단보다는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이해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고 또한 승패를 예측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하여 건설공사는 그 본질상 분쟁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분쟁원인도 다양하고 해결방법을 찾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하여 불분명한 계약서의 내용과 애매모호한 규정 그리고 좋은게 좋다는 식의 업무처리관행 등이 더해져서 건설분쟁의 해결이 가장 어려운 분야로 평가받는 실정이다. 

 

실제 소송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증거로 계약문서를 들 수 있는데, 계약서 내용상의 문제보다는 계약문서의 첨부서류에 포함된 세부 내역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송 중 감정을 하는 경우에 표준품셈 등 객관적인 자료보다 계약내역서와 같이 당사자 사이에 합의한 내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법원의 기본적 태도이기 때문에 대충 작성한 내역서로 인해 공사대금에서 많은 손해를 보아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공사를 잘해주고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 아니 오히려 손해를 본다면 억울한 마음을 떠나 회사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건설업을 하다보면 다툼이 없을 수는 없지만, 다른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최대한 피하거나 대비하는 것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꼭 필요한 공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 칼럼은 외부 객원 칼럼니스트의 글로 본지의 공식입장 또는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이종일 변호사

 

◈ 이종일 객원 칼럼니스트(법학박사 / 변호사): 현재 법무법인 공명 대표변호사인 이종일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건설전문변호사로, 경기도 갈등조정위원회 조정위원과 광명시 자문변호사, 한국음식관광협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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