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네임' 박희순 "인기 실감? '엄마 나 50대 아저씨 좋아해' 반응 충격"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1-01 06: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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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저 그렇게 멋있는 사람 아닙니다. 소박한 사람입니다. 하하"

 

묵직한 카리스마로 좌중을 사로잡는 배우 박희순. 요즘 '섹시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그는 취재진의 칭찬에 멋쩍게 웃었다. 기존 작품에서 강렬하거나 묵직한 배역을 위주로 선보였던 그가 스타일리시해졌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감독 김진민)을 통해서다. 

 

박희순이 출연한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박희순은 지우 부친의 절친이자 국내 최대 마약 조직 보스 '최무진'으로 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최무진 役 박희순

 

'마이 네임'은 공개 직후부터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언더커버'라는 소재와 여성 서사 중심이라는 점은 신선했고,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자들은 '오징어 게임'에 이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인 '마이 네임'에 환호했다. 박희순의 인기도 함께 치솟고 있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박희순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에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전 세계 1위라는 것이 반응이 많이 오고 있는지 실감이 잘 되지 않는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 1위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오징어 게임'이 잘 되서 기분은 좋았지만 우리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강남스타일'이 일으킨 열풍처럼 그런 선에서 바라봐야하지 않냐는 질문을 했는데 저희도 인기 있어서 놀랍다."

 

박희순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스타일리한 슈트핏과 시선을 사로잡는 액션연기를 선보였다. 글로벌 팬들이 늘어가고 있는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팬 반응을 묻자 그는 "'엄마 나 50대 아저씨 좋아해'가 충격적이었다. 지인들이 그걸 다 찾아서 보내주더라. 아내(박예진)는 대본을 전혀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같이 완성된 드라마를 봤다. 한 마디도 안 하고 있다가 '동천파 조직원이 됐습니다' 그러더라"라고 답했다.

 

'마이 네임'에서 박희순은 지우로 분한 한소희와의 관계에서는 그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박희순이 직접 밝힌 연기 포인트는 두 가지 키워드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최무진 役 박희순

 

"거짓된 질실, 진실된 거짓. 어떤 것이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게 끔 시청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 한 가지 감정으로만 모든 시퀀스를 하지 안았다. 동시 두 감정을 갖고 갔다. 혼란이 있을 정도로 두 가지를 가지고 연기했다. 지우만을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객을 속이기 위함이었다. 모든 시퀀스에 물음표로 다가갔다. 복합적인 연기하면서 '정하지 말자' 생각했다. 여러 상상력이 동원됐다고 생각한다. 그냥 단순한 가면 쓴 악당이 아니었다."

 

박희순의 말처럼 지우뿐만 아니라 시청자까지도 혼란스럽게 만든 최무진. 그는 국내 최고 마약 조직 보스인데도 여타 보스들과는 달리 젠틀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는 주먹질을 하지 않았고, 부하들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 일명 '섹시한 마약조직 두목' 캐릭터를 본 후 너무 반가웠단다.

 

"사실 기존에 그런 누아르 작품들이 많이 들어왔었다. 고사한 작품도 많다. 누아르라는 장르에서 제대로 된 건달, 사이코패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었다. 이렇게 복합적이고 어려운 역할은 받아본 적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힘들겠지만 도전해서 성공한다면 큰 보람일 것이라 생각했다. 작가님 처음 만났을 때 너무 감사하다고 했었다.

 

조직 보스이고 건달인데 젠틀했다. 욕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여성이기 때문에 기존의 상스럽고 거친 말투를 쓰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쁜놈인데 미워할 수 없는, 하지만 정말 소름끼치는 악당이라는 점. 욕이나 상스러운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게 많은 관객분들이 즇아해주시는 것 같다. 작가님은 자신이 보고 싶은 악당을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최무진 役 박희순

이어 박희순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나오는 카리스마는 쉽지 않다. 감정이 제일 힘들었다. 복합적인 감정을 가졌을 때 그 고통들. 감정을 억제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덧붙여 그는 "암자 씬이 정말 연기하면서 어떤 게 진짜이고, 어떤 게 가짜인지 '혼란'이 목표인 만큼 어려웠다. 그게 정말 대표적인 씬이었다"고 꼬집었다.

 

많은 전작을 통해 액션 연기를 많이 해온 박희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준비했다. 그는 "주로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그 씬에 필요한 각도를 연습하는 것을 많이했다. 근데 현장 가면 바뀌기도 해서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번은 손목이 완전히 꺾여서 지금까지 손가락이 쉽게 났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상대방이 다리가 접지려서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다. 그게 연기에 고스란히 담겨져서 좋게 봐주는 것 같다"며 감사해했다.

 

한소희와 주로 호흡을 맞춘 박희순 촬영장 회상과 함께 배우, 감독과의 호흡도 전했다. "감독님 전작도 보시면 알지만 배우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주신다. 저같은 배우들한테도 그렇지만, 라이징 배우들한테는 더 큰 도움이 되는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누구한테 조언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리더쉽은 안보현 배우가 있었다. 아주 듬직했다.

 

한소희씨는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녀의 집중력은 너무 놀라웠다.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을 뽑아내는데 탁월한 감독님과의 만남으로 시너지가 두배가 됐다. 첫 씬(지우의 부친 죽는 씬)에 문 안에서도 그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그 장면이 놀라웠다. 그 씬부터 지우 캐릭터가 잡혀서 그 다음부터 일사천리로 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 최무진 役 박희순

 

'마이 네임'의 클라이 맥스는 '지우 무진의 일대일 액션'이다. 최무진이 자신의 부친과 절친이었다는 사실에 더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지우와 무진의 최후의 대결 장면이다. 박희순은 해당 장면을 자신의 최애 씬이라고 꼽으며 이 장면의 숨은 1인치도 공개했다.

 

"마지막 씬은 지우와 무진의 감정이 최고조로 올라와있을 때다. 그 씬에 많은 해석이 있다. 의도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다양한 해석들이 좋은 것 같다. 단순히 악당과 주인공이 아닌, 수 많은 감정을 갖고 싸운다. 소희양도 굉장히 눈물을 많이 흘렸다. 감독님 디렉션은 '절대 울지 않는다'였다. 저도 감정이 북받쳐서 많이 울었는데 하나도 쓰지 않았더라. 감정을 숨기자는거였다. 그게 감독님의 의도였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서로 부딪혀서 숨도 안 쉴 정도로 집중했었다. 그때 한소희 양이 실제 쓰러지기도 했다. 호흡을 못하고 쓰러졌는데 그 감정에 몰입을 해서 쓰러졌더라. 정말 잊을 수 없다."

 

박희순에게 '마이 네임'은 남다른 작품으로 남았다. 실제 '마초 스타일'을 싫어한다는 그는 숙제를 해낸 기분이란다.

 

"작가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이 역할의 원픽이었다고 하셨다. 이유를 묻자 대사가 별로 없고 감정이 복잡한데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게 저한테는 정말 큰 힘이 됐다. 저한테 늘 숙제 같은 게 있었다. 이런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데 최대치를 한번 뽑아내고 졸업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후련하기 때문에(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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