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r. 브레인' 김지운 감독 "애플tv 플러스 최초 韓 콘텐츠? 지속성 유지되길"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1-17 06: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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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글로벌 OTT 플랫폼 '애플tv 플러스' 한국 공식 론칭
-론칭과 함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 공개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인랑'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 첫 시리즈물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서지혜 이재원 등과 호흡

[하비엔=노이슬 기자]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인랑'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쟝센 감독 김지운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물을 연출하며 스펙트럼을 넓힌 것이다.

 

최근 '기생충'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지운 감독은 애플tv 플러스 제작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Dr. 브레인'(닥터 브레인)을 선보이며 '최초'라는 수식어를 품에 안았다.

 

▲애플tv 플러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 김지운 감독/애플tv 플러스 제공

 

'닥터 브레인'은 홍작가의 웹툰 'Dr. 브레인'이 원작인 SF,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로, 천재 뇌과학자 세원(이선균)은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는 죽은 자의 뇌에 접속해서 그들의 기억 속 단서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애플tv 플러스 한국 론칭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하비엔과 만난 김 감독은 "어렵고 생소한만큼 신선했다"고 첫 시리즈 연출 소감을 전했다.

 

"OTT가 나오면서 연출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변화된 지점이라서 젊었을 때와는 달리, 내가 과연 드라마를 찍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없어졌다. 서사를,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나 툴이 영화랑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다. 어렵고 생소한 만큼 신선했다.

 

분량과 시간의 압박 부담감이 제일 컸다. 영화는 주어진 시간 내에 두 시간 짜리 하나의 서사를 만들었다면, '닥터 브레인'은 같은 영화 제작 시간 안에 3배를 만들어내야 했다. 단순히 계산해서도 영화 할 때도 하루 촬영을 3배를 만들어내야 했다. 분량과 시간 압박이 제일 큰 부담감이었다. "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을 필두로 K팝의 인기와 더불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데믹 현상이 된 가운데 OTT의 등장은 문화 산업에 새로운 뱡향을 제시했다. "사실 팬데믹 세상이 오기 전에 기획된 작품이었다. 웹툰을 만들어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더 풍요롭게 깊게 하면 더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드라마 형태로 작업했다. 

 

▲애플tv 플러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 포스터/애플tv 플러스 제공

 

제가 젊을 때 저는 영화의 반대가 드라마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영화의 고유성이라는 것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시네마틱한 사이즈 압도적인, 큰 화면에서 인물을 크게 다뤄주면서 그 감정의 스펙타클, 감정의 스케일을 더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표현 수위나 강도, 소재들이 드라마 쪽이 제한 적인 것이 많아서 영화에서만 자유롭게 감수성을 펼칠 것이라는 측면이 있었는데 OTT가 나오고, 팬데믹이 오면서 영화 산업이 조금 위축되면서 감정적이고 보수적으로 가면서 OTT가 활성화 되고 시장이 다이내믹해졌다. 영화가 가진 고유성과 독자성, 그 범위를 OTT가 갖게 됐다. 큰 사이즈만 포기한다면 오히려 OTT가 나을 수도 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룸, 문이 하나 생겼다는 측면이다."

 

시리즈에 첫 도전하면서 김 감독은 드라마와 스크린을 넘나드는 배우들과 함께 했다. 이선균이 뇌과학자 고세원을 연기, 그의 아내 역할에는 이유영, 조력자로 최근 '마이 네임'을 통해 글로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박희순, '사랑의 불시착'으로 미국을 사로잡은 배우 서지혜, 한류주역 작품에 출연해 감초 연기를 선보여온 이재원이 의기투합했다. 그는 "배우들은 사회 지명도도 있고 매체를 활동적으로 원활하게 활동하는 배우가 필요했다"고 했다.

 

"고세원이라는 역할을 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선균씨는 젋었을 때 연극 뮤지컬 할 때부터 봐왔던 배우다. 여태까지 배우의 여정을 보니 좋은 굵직한 작품들을 남겨왔다. '잘 가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전제들이 선균씨와 맞아 떨어졌다. 중산층 가족의 가장 스탠다드하면서 호감을 주고, 관객들이 그 배우와 인물에 다가가기에 편한, 친숙하고 이입하기가 훨씬 편한 배우가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균배우가 제가 원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애플tv 플러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 김지운 감독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서지혜 이재원/애플tv 플러스 제공

 

이유영씨는 원래 나왔던 드라마를 보면서 작업을 하고 싶다 생각했었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이유영씨가 다른 배우랑 다른 기질이 있었다. 자신이 차 있지 않으면 허투루 보내지 않더라. 보통 다른 배우들은 어떤 것이라도 하는데 이유영씨는 하나의 감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였다. 엄청난 몰입도를 요구하는 지점의 연기를 보여주고, 그래서 가짜가 들어왔을 때는 절대 연기하지 않는 배우였다. 그런 부분들이 뛰어나고 감동적인 부분이었다. 

 

박희순씨는 믿고 보는 배우고, 항상 찾는 배우다. 그 역할이 가진 관록과 멋과 중후함 이런 것들이 세원의 조력자 역할을 여유롭고 유연하게 해줘야했는데 그 자리에 있어줬다. 

 

서지혜씨는 SD수사대가 과학 수사대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조금은 차갑고, 이지적이고, 딕션도 좋아야하고 언어를 구사할 때 힘도 필요했다. 이게 장점이라 작업하게 됐다. 너무 제가 바랐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줬다. 

 

이재원씨는 유머가 발생하는 템포와 호흡을 알고 있다. 이 드라마의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는데 그걸 100% 발현해줬다고 생각한다(미소)."

 

▲애플tv 플러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 이선균 스틸/애플tv 플러스 제공

특히 '뇌 과학자'라는 특수한 소재였던만큼 주인공 이선균과 많은 의견을 나눴다. 김 감독은 직접 각본에 참여했지만, 이선균과 의견을 교환하며 '세원 캐릭터'를 완성했다. "저는 드라마가 처음이고 이선균 배우는 넘나드는 활동을 해왔다. 제가 조언하기 보다는 인물을 만들어나가면서 의견을 교환했다. 초반에 이선균 배우가 맡은 세원이라는 인물이 해마 부분이 크고, 감정 부분이 위축되면서 외부에 감정 표시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고립되고 차단된 인물이다. 모든 드라마사 서사는 주인공을 따라가야한다. 이 인물이 가진 생각이나 감정이 표현이 안되니까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조금씩 온도를 높이면서 가자고 의견을 많이 나눴다. 그런 인물을 쫓아가는, 온도를 높이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1부 엔딩 장면은 이선균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단다. "1부 엔딩 장면은 정말 찍기 어려웠다. 계속 비오고 사람도 통행이 많았고 어려운 요소들이 많았다. 그걸 한 번 찍고 다른 날 또 찍은 기억이 있다. 상가이기도 하고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 그 장면 찍을 때 선균씨가 고생 많이 한 기억이있다. 2~3월 사이었고, 비를 뿌리고 신체적으로 추웠을 것이다. 그걸 두 번씩 나눠서 찍게 되서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막 떠오르는 것 같다."

 

'닥터 브레인'을 통해 첫 시리즈를 연출한 김 감독이 말한 영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야기 전달성'과 '완성도'이다. 김지운 감독은 시리즈 연출을 하며 '떡밥'과 '엔딩'에 집중했다.

 

"영화는 창작자의 이야기에 중점을 둔 반면, 드라마는 이야기의 전달성을 좀 더 완성하는 데 집중을 했다. 1-2부는 빌드업이었고, 3-4부는 실타래를 풀어가면서 전개가 빨라졌고, 5-6부는 벌려놓은 것들을 정리한다 생각했다. 미스터리와 추리는 마지막에 밝혀지고 마지막에 서사가 완성되는 것이니까 마지막까지 텐션과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던 플러팅이었다. 시리즈물이니까 한편을 완성하면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위 말하는 떡밥, 엔딩에 대한 감각을 주력했다. 한편의 이야기를 완성하면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주력이었다. 그런 부분이 재밌기도 했다. 시간과 분량의 압박 때문에 필요한 것들만 딜리버리 하자 생각하며 작업했다."

 

▲애플tv 플러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 김지운 감독/애플tv 플러스 제공

 

전작 영화 '인랑'에 이어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영상화했다. 감독은 '닥터 브레인'이 가진 소재에 매료됐다. "'인랑'은 원작의 아우라가 있었다. 한국화하면서 끌어온 소재와 주제, 배경들이 있었다. 한국적 상황에 놓으려고 노력했던 반면에 이번 '닥터 브레인'은 소재가 흥미진진했다. 웹툰 원작이 있고 살인 미스터리를 가진 질주극이라 본다면 관계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결핍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뇌를 들여다본다는 점이 제일 흥미로웠다. 그 안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결핍을 느끼고 그것과 화해하거나 보완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넣으면 드라마적인 서사로서 더 풍부하고 깊은 성장과 화해의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랑'은 원작의 아우라를 옮기려고 한 반면에 원작의 소재와 독창적인 흥미로운 소재에 사람의 이야기를 더 얹었다."

 

김지운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쟝센 장인이다. 영화 제작기간 안에 3배의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특유의 미쟝센'은 놓치지 않았다. 벌써부터 김 감독만의 미쟝센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영화 작업때만큼은 신경을 쓰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저는 내레이션이나 다이얼로그 이전 영상은, 영상이 가진 미쟝센이 언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장화, 홍련' 같은 경우는 오브제를 강화했었다. 오브제의 벽지가 말을 한다. 그 기억이 벽지의 패턴, 오브제 형태에 있기 때문에 기억을 되살리고 환기 시키며 그게 공포로 오는 것이 주제였다. 

 

'닥터 브레인'은 내레이션 이전에 이 사람이 이동하는 삶의 공간들로 이 사람의 내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병원, 약간 드라이한 집, 정상 가족이었을 때의 따뜻한 톤, 기억속의 있을 때 불균질하고 악몽같은 느낌의 원색이 줄 수 있는 강렬함, 색감은 단순히 아름답게 하기보다는 서사의 다른 텍스트로서의 다른 언어를 분위기로써 언어화한다고 생각했다. 인물이 말하지 않아도 그 공간에 있을 때 무드와 톤과 색감으로 얘기할 수 있는 서사와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항상 해온 방식이다. 작업하면서 반응들을 봤을 때 시간적으로 촉박했고, 미술적인 부분이나 소위 말하는 미쟝센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언급돼 있더라. 이번에 그 부분보다는 이야기전달에 신경쓰면서 작업했다. 지금에 보이는 반응들이 제가 취해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이야기가 선명해졌고 더 명확해졌으면서 기존의 내가 갖고 있는 스타일이 유지되는 형태로 결과로 나왔으면 했다. 그래서 그런 평이 올라오는 거 같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

 

▲애플tv 플러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 김지운 감독/애플tv 플러스 제공

 

반면 일부 '닥터 브레인' 속 장면들은 꿈을 소재로 한 '인셉션' 등을 떠 오르게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뇌의 동기화, 뇌를 전송하는 이야기는 많이 있었다. 뇌 동기화가 아니더라도 의식을 들여다보는 작품의 서사는 많다. '인셉션' 같은 경우도 꿈을 들여다보는 것은 '파프리카'라는 일본의 전설적인 애니에서 많이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유사 관련 영역에서 서로 힌트를 얻고 레퍼런스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닥터 브레인'만의 고유성을 가져가는게 중요했다. 다른 장면이 연상되면서도 그것들을 붙들고 가려고 노력했다."

 

김 감독은 앞서 할리우드 제작사와 합작한 경험이 있다. '닥터 브레인'이 공개된 후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있지만, 애플tv 플러스의 첫 한국 콘텐츠, 김지운 감독의 첫 시리즈물 등 '최초'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떨칠 수 없는 부담감이다. 

 

"저는 다른 해외 글로벌 제작사와의 경험이 있다. 할리우드가 한 번,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사, 있고 애플이 세번째다. 단편 영화도 있었지만 형태가 다 달랐다. OTT 경험은 없지만, 제가 처음 할리우드에서 라이언스게이트와 작업할 때 그때까지만해도 한국에서는 감독이 제한적인 위치였다. 

 

할리우드 등에서는 감독, 주연배우, 메이저 스튜디오 제작사, 4개가 똑같은 힘을 가지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작품을 만들었다. 애플tv 플러스와 작업은 위화감은 전혀 없었다. 한 개인의 미학적 독창성을 중요시했다. 영화가 좀더 개인적인 어법의 생태계와 환경이 있다면 드라마는 정말 다이렉트로 관객을 향한다. 관객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개인이 정확히 알 수 없는 것 같다. 관객 친화적인 작품들이라서 스튜디오와 창작자와 조절해나가는 것이 더 맞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거부감이나 위화감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서로 리스펙트했다. 이해가 먼저 전제가 되서 큰 불편함 없이 작업했다."

 

김 감독은 '최초'이지만 지속성이 유지되길 누구보다도 바란다. "최초라는 것이 계속 지속성이 유지되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시작을 알렸고 애플tv 플러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이 소개가 됐다. 제가 여기서 창피하지 않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은 기본으로 있었다. 섭외한 배우들에게 그동안 쌓아온 경력에 해가되지 않았으면 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인 붐이 일어나고 그 리스트에 들어가고, 또 하나의 다른 어떠한 맛을 내는,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구나, 더 궁금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닥터 브레인'이 그 부분을 담당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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