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징어게임' 이정재 "달고나 게임, 연기적으로 제일 힘들었다"

-이정재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 역으로 열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공개 후 여전히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
-미국 NBC 간판 토크쇼 '지미 팰런 쇼' 출연, 타임스퀘어에 광고 영상 게재되며 인기 입증
  • 노이슬 기자 / 2021-10-11 07:00:45

[하비엔=노이슬 기자] "제작사나 감독님 모두 넷플릭스니까 해외에서도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 있었지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일 줄 모두 몰랐다. 하하."

 

지난 달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의 '오늘의 TOP10'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스타링 지미 팰런'(이하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하기도 했고, 미국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광고가 게재되는 등 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기훈 役 이정재

 

'오징어 게임'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는 현대인의 치열한 모습, 하지만 지배계층의 하나의 놀이개일 뿐인, 마치 경주마 같은 모습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혹자는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으로 분한 이정재는 하비엔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런 뜨거운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인기를 예상은 전혀 못했다. 국내에서 잘 되길 희망하면서 촬영을 했다. 제작사나 감독님은 넷플릭스니까 해외에서도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셨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일줄은 모두 몰랐다. 저 또한 이게 진짜 현실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에서 해외 친구들도 문자 전화 연락 오고 진짜인가 하고 있다(미소)."

 

이정재가 출연한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유년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 게임까지 단순한 게임에 목숨을 걸었다는 설정에서 신선함을 전한다. 이정재 역시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흥미진진 했다"고 말했다.

 

"처음 소속사를 통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황동혁 감독님과 전부터 일을 해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어서 기쁘게 받았다. 막상 읽어보니 시나리오가 너무 흥미진진했다. 인물들이 세밀하게 만들어졌더라. 제가 맡은 기훈 역시 그 게임에 참가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라던가 상황, 심리 이런것들이 묘사가 잘 돼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다."

 

이정재가 가장 집중한 부분은 기훈의 내면이다. 기훈은 이정재의 데뷔작 '태양은 없다' 캐릭터와 비슷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훈은 자신보다 약자에 먼저 손 내밀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흔히 말하는 '오지라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기훈 役 이정재

 

"기훈은 직장에서 해고 당할 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퇴직하게 됐다. 이후에는 이혼을 하며 아이를 자신이 키우지 못하게 되고, 어머니가 아픈데 치료비가 없어서 전처에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기훈은 도움을 받지 못한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본인이 느꼈을 때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도움을 주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게임장 안에서도 힘이 세다던가, 능력치가 좋고 머리가 좋은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보다 약자를 지나치지 못한다. 그래서 새벽(정호연)이도, 오일남(오영수) 할아버지도 돕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이정재는 "개인적으로는 '태양은 없다' 캐릭터와는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기훈은 굉장히 성실하게 살려고 했던 인물이다.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회사 생활을 그만 둔 나름의 사정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늙은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려고 하는 노력같은 것을 한다. 되게 각 지지 않은 연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비슷한 것 같다. '태양은 없다' 홍기는 사기치는 캐릭터였다. 기훈은 그럼에도 살아갈고 하는 절박한 캐릭터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으로 분한 이정재의 모습은 지질하다. 특히 전작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하 '다만악')의 야쿠자 레이와는 정반대되기 때문에 새로움을 안긴다. 이정재는 "작품을 고를 때 전작 캐릭터와는 조금 상반된 캐릭터를 고르려고 하는 성향이 많다"고 했다.

 

"드라마 '보좌관'이라는 정치권에서 열심히 사는 역할 후 피가 낭자하는 일본 야쿠자 레이라는 캐릭터를 택했다. 그 이후로는 '오징어 게임' 기훈 캐릭터가 저한테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해왔던 스타일과 맞을 것 같았다.

 

어떤 모습이던지 저는 제 연기를 봐주시는 것이라면 감사하다. SNS에서 어느 분이 '이정재가 지질한 역할만 하는 배우가 아니다'라면서 해명해 주신 글을 봤다. 여러 작품의 사진을 올려주신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기훈 役 이정재 캐릭터 포스터

 

지질한 모습에 이어 파격 헤어스타일인 '빨간머리'도 선보였다. 전작 '다만악' 레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그의 의견이 반영된 패션 스타일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빨간머리'는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다.

 

"사실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타일 적으로 의견을 내는건 젋었을 때나 있었다. 자꾸 제가 의견을 내면 비슷한 캐릭터가 될 것 같아서 스태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서 그 제안을 소화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만악'만 레이가 독특한 캐릭터니까 그때 제가 아이디어를 냈었다. 기훈이 빨간머리를 하는데 있어서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 빨간머리를 스프레이로 할까 염색할까 가발할까 고민했는데 항상 촬영하다보면 처음씬과 마지막씬을 순서별로 찍지 않는다. 빨간머리를 염색하면 다른 씬이 어려우니까 가발로 촬영했다."

 

기훈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딱지맨'(공유)을 만나고 오징어 게임에 초대 받았다. 그곳에서 동네 후배였던 상우(박해수)를 만나고, 일남(오영수), 새벽(정호연) 등을 만나 함께 목숨을 건 게임을 한다.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동네 친구들과 했던 단순했던 추억에 게임이 극한의 서바이벌로 뒤바뀌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정재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임은 유리 징검다리다.

 

"매 게임마다 특성이 달라서 기억에 남지만 긴장감 있던 게임은 유리 징검다리다. 안전을 100%로 보장한 세트장인데 유리 위를 뛰어 다니니까 좀 많이 긴장이 됐다. 땀이 정말 많이 났었다. 하하."

 

오일남 역의 오영수와의 호흡이 빛나는 구슬치기 게임은 가장 잔인한 게임으로 기억했다. "구슬치기 게임은 굉장히 잔인한 게임이다. 가장 잔인한 것 같다. 2인 1조로 짝을 이뤄서 게임을 한다는 설명만 있다. 2인 1조가 어떻게 되는지는 후반에 나온다. 부부가 한팀이 되기도 하고 그간 챙겨주고 정들었던 알리와 상우도 같이 게임한다. 저도 일남과 가장 친분이 있어서 게임하게 되는데 상대방을 이겨야하는 게임이다. 상대를 죽음으로 몰아야하는 설정이 굉장히 잔인하게 느껴졌다. 이 게임이 아마 모든 연기자분들한테 가장 감정적으로 무거운 씬이 아니었나 싶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기훈 役 이정재

 

목숨이 걸린 일이기에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달고나 게임 당시 기훈이 택한 방법은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난 모습이다. "뭔가를 핥는 행위가 그렇게 예뻐보이지는 않는다(웃음) 근데 정말 열심히 핥아야 하니 잠깐은 '내가 이렇게까지 핥아야하나' 생각도 잠깐 들었었다. 목숨을 걸고 살아야하는 절박함을 표현하기에는 가장 최선의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촬영도 재밌게 했다. 나름대로는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어려웠던 점이 행동이 악한 것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작은 동작으로 긴장감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라서 달고나 게임 연기할 때가 연기적으로는 제일 힘든 게임중 하나이지 않았나 싶다."

 

이정재는 "서바이벌 게임 장르가 있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이해도가 높은 것 같다. 이전에 목숨을 건 게임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봐준 것 같다. 막상 보다보니 참신했던 게임도 있는데 그게 실제로는 예전에 한국에서 많이 했던 게임이라는 것, 거기 나온 캐릭터들이 가진 애환들을 많이 공감하신 것 같다. 저도 해외 기사들을 많이는 못 보지만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 많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여러가지 것들이 종합적으로 잘 어우러져서 좀더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꼽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오징어 게임'. 극 말미 시즌2를 암시하는 듯했지만 아직까지 미정이다. 이정재는 "촬영 때도 지나가는 말로 했었다. 근데 모르겠다. 또 다른 아이디어로 하실지, 전혀 모르겠다. 기훈이 다시 게임장으로 들어갈지, 그들이 모인 장소에 가서 응징할 지 전혀 모르겠다. 시즌2 역시 기훈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함께 하겠다"고 기대감을 안겼다.

 

SNS를 개설하게 하고,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나오는 등, 배우 이정재로써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적인 인기를 얻게 해준 '오징어 게임'. 이정재에겐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매 작품 하나하나가 개인적으로는 많이 소중하고 어떤 큰 성공보다는 이 작품을 만드는 의미와 진정성을 알아주셨으면 하는데 라는 작은 희망이었다. '오징어 게임'이 이렇게 큰 흥행도 하고 그 안에서 저희가 보여드리려고 했던 메시지와 재미를 전 세계 시청자들이 잘 이해해주시고 즐거워해주셔서 저한테는 '오징어 게임'은 또 다른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좋은 감독님 스태프들과 호흡이 잘 맞았던 출연자들과의 기억이 남았다.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한국의 K-영화나 K-드라마가 좀더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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