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국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삶의 끝자락에서의 유쾌한 동행

-임상수 감독 6년만 신작 '행복의 나라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최민식, 박해일이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유쾌한 힐링 로드무비 완성
-'오스카 여왕' 윤여정 특별출연으로 존재감 과시
  • 노이슬 기자 / 2021-10-07 07:00:13

[하비엔=노이슬 기자] 삶의 마지막 순간, 당신은 뭘 하고 싶은가. '행복의 나라로'를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행복의 나라로'(감독 임상수)는 사회를 향한 시선이 차갑기만 했던 임상수 감독이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결코 무겁지 않고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행복의 나라로'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6일 부산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프레스 시사가 진행된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이 인생의 끝자락에서 만나 특별한 동행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출소 후 딸을 만날 날만 기다리던 탈옥수 203은 자신의 뇌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고 탈옥을 감행한다. 그의 옆에는 희귀병으로 값비싼 약을 얻기 위해 병원을 옮기면서 약을 훔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남식이 있다. 병원에서 환자와 병원 직원으로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뜻밖의 특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생각지 못하게 돈까지 얻어 경찰과 돈의 주인에 동시에 쫓기게 된다.

 

'행복의 나라로'는 제목 그대로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두 사람의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히치하이킹을 하고, 시골 마을 빨래걸이에서 옷을 훔치고 심지어 꼬마 아이들의 식사까지 뺏어먹지만 장면 하나하나는 귀여움에 절로 미소짓게 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행복의 나라로'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색다른 점은 203과 남식은 통성명을 하지 않고 서로의 과거를 지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상 시한부 인생인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를 의지하며 마지막을 함께한다. 또 203과 남식은 티격태격하다가도 어느 새 한 쪽이 양보하기도 하며 끊어질 듯한 동행을 이어간다. 쫓기는 신세임에도 생각지 못한 돈을 발견하고는 수영장에서 술파티를 벌이고 마사지를 받으며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최민식, 박해일의 조합은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美친' 케미다.

 

최민식과 박해일의 케미 못지 않은 조한철, 임성재의 티격태격 케미 역시 즐거움을 선사한다. 명품조연들의 특급만남은 유쾌함 한 스푼을 추가했다. 여기에 짙은 화장을 한 채 침대에 누워 링거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윤 여사 역 윤여정의 등장도 유쾌하다. 이엘과 모녀 호흡으로 '오스카 여왕'의 위엄을 입증했다.

 

감독은 점차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일어나는 '죽음'을 떠올리고 어렵지 않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돈'이라는 삶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재를 내세우며 '만약 당신이 삶의 마지막이라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간접적으로 던진다.

 

한편 '행복의 나라로'는 제73회 칸영화제 '2020 오피셜 셀렉션’에 선정된 바 있는 이번 작품은 임상수 감독이 '나의 절친 악당들'(2015)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신작이자 네 번째 칸영화제 초청작이다. 국내 개봉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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