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예빈 "'펜트하우스' 표정 짤 감사...나도 몰랐던 새로운 얼굴 발견"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0-03 0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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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시즌 3까지 첫 시즌제 드라마 종영
-최예빈 극 중 하은별 役, 모친 천서진 역의 김소고 모녀 호흡
-특유의 표정으로 짤 부자..."나도 몰랐던 내 새로운 얼굴 발견"

[하비엔=노이슬 기자] 배우 최예빈은 데뷔작부터 안방에 눈도장을 콱 찍었다. 그는 '펜트하우스'에서 하은별로 분해 교육열도, 모성애도, 지위에 대한 욕망까지도 넘쳐나는 엄마 천서진(김소연)의 딸로 그야말로 안하무인 태도를 보이며 시청자들에 미움을 샀다. 

 

하지만 실제 만난 배우 최예빈은 웃는 모습이 귀엽고, 유난히 예민해 신경질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은별이를 이해하려고 했고, 은별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며 배우 최예빈도 한 뼘 더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하은별 役 최예빈/제이와이드컴퍼니

 

최예빈은 약 1년 반 동안의 촬영을 마치며 허전함을 느꼈다. 그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하비엔 본사에서 "시원섭섭한데 섭섭한 감정이 커요"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최예빈의 첫 공중파 드라마 데뷔작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다. 그가 분한 하은별이라는 캐릭터는 실기에 예민한 흔한 예고 고등학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엄마 천서진을 보고 배운 탓에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태도를 보이지만, 사실상은 누구보다 외로운 캐릭터였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인물이고 처음에 A4로 소개를 주셨어요. 굉장히 두껍게. 그때 소감이 은별이가 힘든데서 살아가고 상처도 많은 것 같아서 잘 하고 싶었어요. 은별이를 깊게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대본을 앞뒤로 많이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했어요.

 

처음부터 시즌제라고 들었고, 그럼 은별이의 변화에 중점을 두자 생각했어요. 중3부터 시작을 하니까 학생의 본분을 강조, 외적으로 엄마의 손길을 많이 받은 모습과 내면적으로는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나는 아이였거든요. 점점 성장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니까 숨기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했어요.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하은별 役 최예빈/제이와이드컴퍼니

 

초반엔 엄마 천서진의 사랑을 등에 엎고 기세가 등등했던 하은별. 하지만 최후에는 그동안 자신이 엄마에게 속은 사실을 알고 결국 홀로서기를 한다. 그는 성악을 그만두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써 회개하는 삶을 살아간다. 권선징악 결말을 따르지만 개인적인 서진, 은별 모녀의 엔딩은 여운이 남는단다.

 

"은별이가 공식적으로 엄마를 본게 법정에서죠. 그후로는 혼자 마지막에 성가대가 봉사활동 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됐어요. 하지만 극 안의 은별이는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벌을 준 엄마의 마지막 소식을 듣겠죠. 참 안쓰럽더라고요.

 

그래도 권선징악 결말은 통쾌했어요. 빈털털이가 돼서 쫓겨난 어른들을 보면서요. 주단태 아저씨는 모텔 방에서 숨고, 병원에서 도망다니던 부분들이 되게 통쾌했어요."

 

마지막 촬영을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모친 서진 역의 김소연 연기를 모니터 하면서는 눈물이 터졌단다. "은별이한테 애정도 많았고,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선배님들과 감정이 쌓여 있어서 그런지 마지막 촬영에는 눈물이 많이 났어요. 소연 선배님 연기하는 모니터를 보면서는 간신히 참았는데 인사를 하는 순간 눈물이 왈칵 터져서 많이 울었어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하은별 役 최예빈/제이와이드컴퍼니

 

김소연을 비롯한 유진(오윤희 역), 이지아(심수련 역), 윤종훈(하윤철 역), 엄기준(주단태 역) 등 선배들과의 촬영장도 회상했다. "정말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선배님들이 잘 잡아주셔서 그 안에서 편안함과 후배로써 잘 따라갈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어요. 소연 선배님은 은별이라고 불러주시면서 항상 다정하게 대해주셨어요. 실제는 정말 착하시거든요(미소)."

 

김현수(배로나 역)는 라이벌 관계로 호흡, 김영대(주석훈)는 짝사랑하는 상대였다. "저희 또래들끼리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도 재밌게 찍었어요. 학교 씬은 애드리브가 많이 하느라 웃기도 많이 했고요. '펜트하우스'하면서 골프, 성악, 트로트, 춤추기까지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장면들을 많이 마주쳤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석로커플을 응원했던 시청자의 한 사람이거든요. 석훈이는 저한테 관심이 없죠. 상처만 받고 끝이 났어요. 이용도 당했고요 하하. 근데 석로커플도 순탄치만은 않았죠. 최종회 파스타 씬이 있는데 그걸 예고편 보고 알았어요. 이런 장면을 찍었냐고 물었더니 둘이 '그냥 찍었어' 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둘도 행복한 연애를 한게 아니었으니까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 장면이 엄청 기다려졌었죠."

 

최예빈은 일명 '짤 부자'다. 극 중 하은별이 대 격노하는 표정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2차 가공돼 '밈' 현상이 일어날 정도. 최예빈은 "저한테 그런 모습이 있구나 하고 놀랐어요"라고 말했다. "그게 물론 저 이면서도 은별이의 얼굴을 저도 보는 기분이라 신기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하나하나 몰랐던 저를 알아간 것 같아요. 친한 분이 제 장면을 캡처해서 주면 저도 은별이의 그때 모습이 떠오르니까. 웃기기도 하고 그래서 가끔 그런 짤을 써보기도 했어요. "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하은별 役 최예빈/제이와이드컴퍼니

 

그는 많은 짤을 가공해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국내를 비롯한 수 많은 해외팬들에 "정말 감사해요. 모든 언어를 다 알아들을 수 없지만 마음이 전달되고 있어서 감사해요. 생일 때도 선물을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했어요"라고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짤 부자이지만 본인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단다. "로나를 밀고 나서 손에 피 묻은 것 닦으면서 진분홍(안연홍) 선생님한테 신경질 내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연기할 때 사람을 죽인다는 게 느껴볼 수 없는 감정이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해를 해야하니까요. 실제로 밀친 장면을 먼저 찍었고 순서대로 찍다 보니 밀칠 때 입었던 드레스와 손에 묻은 피를 보는데 소품과 분장이 도움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저도 새로 느끼는 감정으로 감정 폭이 널어졌다 생가했어요. 예민하고 그럴 때 진쌤이 거슬리겠다 하는데 손을 빨리 닦아야 하는데 노트 소리가 신경질적으로 느껴져서 처음 느끼는 경험이었어요."


최애 장면도 꼽았다. 바로 은별로 인해 귀신이 된 로나가 은별의 꿈에 나타나는 장면이라다. "애정하는 씬은 로나가 귀신이 되서 쫓아오는 장면이 있어요. 촬영 중에 대본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그 자리에서 읽다가 눈물이 나더라고요. 집에 가서 마음을 다 잡고 봤는데 은별이 대사에 '머리 속 좀 도려내줘 아빠' 라는 대사가 있어요. 은별이의 힘든 시간들이 표현된 것 같아서 잘하고 싶어서 준비많이 했었어요. 연기적으로 서로 교류도 잘 됐고 재밌게 잘 찍었던 것 같아서 애정해요(미소)."

'펜트 하우스'는 성악이 핵심 소재가 되며 출연 배우들은 실제 성악을 배우기도 했다. 특히 하은별은 성악부터 트로트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소화해야했던 바. 그는 함께한 성악 선생님께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하은별 役 최예빈/제이와이드컴퍼니

 

"혜린 언니라고 제 성악 선생님이 있어요. 첫 리딩 전부터 만나서 연습을 했었어요. 트로트도 언니가 연습을 해서 같이 해줬고요. 언니도 굉장한 실력가인데 은별이는 실수하고 음이탈 내고 불안해해야해요. 성악가분들한테는 음이탈 내는 게 어려운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부분에서 실수를 할 것인가를 상의하고 언니가 녹음을 했죠. 은별이 연기에 맞춰서 노래를 녹음하고 불러줬어야 했기 때문에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서로 언니는 연기가 늘고, 저는 노래가 늘었다면서 우스개 소리도 해요.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최예빈에 '펜트 하우스'는 어떤 드라마로 기억될까. 그는 "주동민 감독님은 호랑이 아빠같은 느낌이었어요. 쉽사리 다가가기 위해 노력은 했지만 탑 감독님이기도 하고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지만 되게 따듯하셨고 감정적인 씬이 끝나면 '은별이 잘했다' '수고했다' 무뚝뚝한데 그런 말투를 해주셨어요.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는 느낌이었어요. '신의 디렉팅'을 믿고 따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즌1부터 한씬한씬 긴장 하면서 촬영 긴장감이 가득한 상태에서 촬영장에 도착하고 선배님들과 연기하면서 점점 호흡이 좋아지고 재밌어졌어요. 스태프분들과의 호흡도 점점 익숙해졌고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걸 다시 느끼게 해준 작품이예요."

 

우연한 계기에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후회는 없다. 최예빈은 "중3 때 파일럿이 꿈이었어요. 시력이 안 좋아서 진로 포기하다가, 우연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장희빈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서 관심도 많이 가졌어요. 이후에는 독백도 혼자하고 청소년 극단을 찾아보고 했는데 재밌더라고요. 후회하지 않아요. 이 진로는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최예빈은 "기회가 된다면 차기작은 은별이랑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밝은 거. 비슷한 캐릭터라면 '기름진 멜로'의 정려원 선배님 역할이요. 생각이 단순해보이면서도 상대를 기분 좋게 해주는 밝은 매력이 돋보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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