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언프레임드' 박정민→이제훈까지...공감-연출 두마리 토끼 잡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12-09 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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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레임드 프로젝트, 8일 왓챠에서 단독공개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숏필름 통해 배우 아닌 연출가로 데뷔
-4人 4色 이야기로 시청자에 공감 자아내

[하비엔=노이슬 기자]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

 

8일 왓챠를 통해 단독 공개된 '언프레임드' 프로젝트는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프레임에서 벗어나 마음속 깊숙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숏필름 프로젝트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박정민 연출 '반장선거'/왓챠


#박정민 연출 '반장선거'

 

먼저 박정민이 연출한 '반장선거'는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를 소재로 한다. 반장선거 후보는 총 3명이다. 한명의 공약은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없는 성적 향상, 다른 한명은 셀카 잘 찍는 법 공유와 트와이스를 부르겠다는 터무니 없는 공약을 내걸었다. 주인공 인호는 오직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하겠다'는 황당한 공약을 내놓는다. 

 

박정민의 특유의 연출력으로 극에 스릴감을 더하며 누아르 장르를 표방한다. 투표 결과를 발표할 때 반 아이들의 웃는 모습과 짜증나는 표정을 담아냄과 동시에 홀로 전전긍긍하는 인호를 교차편집하며 밀도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 서슴없이 욕설을 내뱉는 교실 속 아이들의 거친 모습과는 달리, 극의 결말은 누구보다 순수하다. 날카롭지만 순수해서 더욱 파고든다. 초등학생 누아르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최희서 연출 '반디'/왓챠

#최희서 연출 '반디'

 

최희서가 직접 쓰고 찍은 '반디'는 섬세하다. 극은 남자친구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는 소영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후 아홉살 딸 반디의 모습이 등장한다.

 

반디는 말을 더듬어, 친구들의 놀림대상이 된다. 반디는 입으로 말하는 대신 직접 적은 종이 비행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는다. 반면 혼자일 때는 말도 더듬지 않고 밝은 모습이다. 소영은 반디의 말더듬증이 자신의 탓이라 여긴다. 그는 아이에게 남편의 죽음을 이야기하기 위해 고민한다. 이에 시모는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 그리워하는 힘으로 살아가는거지"라고 조언한다. 소영은 반딧불에 빗대에 딸에 남편의 죽음을 설명하고 반디는 "사라진게 아니라 숨어있는 것"이라고 답한다.

 

'반디'가 감정을 대하는 자세는 섬세하고 조심스럽다. 서로를 배려하는 모녀와 시모의 모습, 반디의 눈을 클로즈업 하며 감정을 담아낸다. 

 

무엇보다도 명불허전인 아역 박소이의 명연기가 극을 완성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검고 맑은 눈동자로 감정을 표현한다. 더듬거리는 연기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모친 역인 최희서의 감정까지 견인한다. '반디'의 캐스팅은 탁월했다.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손석구 연출 '재방송'/왓챠

#손석구 연출 '재방송'

 

박정민과 최희서가 특유의 감성과 개성을 담았다면 손석구와 이제훈은 '공감'을 택했다. 손석구의 '재방송'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불편함'과 '이해'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지망생인 수인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친척의 결혼식에 가기 싫다. 모친이 이모를 함께 모시고 오라 했지만, 이모도 귀찮은 눈치다. '재방송'은 결혼식에 가고싶지 않은 조카와 이모의 동행을 그린 로드무비다.

 

평범한 외모의 수인은 어렵게 보조출연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모는 약을 타야한다며 병원에 들렸다가 영양제를 맞게된다. 그곳은 그녀의 딸이 생전에 수간호사로 근무했던 곳이라 특별한 곳이다. 조카와 이모는 남들의 시선이 불편하다. 나이는 먹었지만 배우 지망생으로 번듯한 직장이 없어 백수로 보이는 조카. 딸이 자신의 대장암을 물려받았다는 죄책감을 가진 이모. 두 사람은 결혼식장까지 동행하며 누구보다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챙긴다.

 

결혼식이라는 공식적인 가족 행사 속 모두가 가식적으로 좋은 모습만 보이려 한다. 반면 수인과 이모는 서로가 불편한 듯 하지만 딱 조카와 이모의 거리감을 보여준다. 임성재와 변중희의 만렙 생활연기는 '재방송'에 몰입하게 한다.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이제훈 연출 '블루 해피니스'/왓챠


#이제훈 연출 '블루 해피니스'

 

이제훈은 '블루 해피니스'를 통해 취준생 찬영의 이야기를 그렸다. 명문고 출신인 찬영은 방과 후 학원을 찾는 명문고생의 운전기사다. 그는 돈을 벌면서도 틈틈히 토익 공부를 해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싶어하는 취준생이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주식으로 성공했다는 사실에 주식을 시작한다. 하루종일 주식창만 바라보며 전전긍긍하던 찬영은 마감 직전에 소액을 벌고 행복해한다. 반면 주가가 떨어지면 자신에게 주식을 알려준 동창을 탓한다.

 

사진작가라는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찬영의 모습은 현 청년들의 현실을 비춘다. 주식을 시작한 후 온종일 그것에만 몰두하는 모습 역시 여느 개미들과 다르지 않다. 헛된 희망을 품고 주식에 몰두하는 찬영의 모습은 그를 만류하고 싶게 만들어 안타까움과 공감을 동시 자아낸다. 마지막 정해인의 표정이 '블루 해피니스' 그 자체다.

 

배우 정해인이 찬영으로 분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탁준상, 표예진, 이동휘가 짧은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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