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크홀' 이광수 "택시 씬 애드리브, 호흡의 중요성 배웠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8-18 0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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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국민 예능 '런닝맨'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사로잡은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019년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이후 3년만에 본업인 배우로 대중들에 인사를 전한 것이다.

 

이광수의 신작은 '싱크홀'(감독 김지훈, 배급 쇼박스)은 재난 영화지만 유쾌함 속에 묻어난다. 극 중 김대리로 분한 이광수는 직장인의 현실을 보여주며 공감을 자아낸다.

 

▲영화 '싱크홀' 이광수/ 쇼박스 제공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싱크홀'은 개봉 후 6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신기록을 세워가고 있다. 

 

개봉에 앞서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연기하면서도, 대본 보면서도 상상을 많이 한 작업이었다. 겪어보지 못한 CG가 함께 들어가야 완성된 작품이라 호흡을 맞추면서 촬영한게 개인적으로 재밌었다. 끝나고 나서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재난 영화가 처음인 이광수는 "싱크홀이라는 소재가 시나리오로 봤을 때 특별했다. 그래서 더 궁금하고 표현하면서도 저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실은 재난상황이지만, 처음 겪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상황에 맞게 또 하지만 유쾌하게 표현된 것들이 소소한 재미가 강점인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광수가 분한 김대리는 상사인 동원(김성균)의 집들이에 초대됐다가 다음날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다. 김대리는 위에서 치이고, 아래서도 치이는 짠내 폭발하는 캐릭터지만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다. 이광수는 김대리의 뾰족한 캐릭터에 공감했다. 

 

 

▲영화 '싱크홀' 이광수/ 쇼박스 제공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탄생됐다. 상사들에 인정받지 못하고 후배들에는 인정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자격지심이 있어서 뾰족한 말과 행동을 하는 인물이다. 결혼도 못하고 내 집 마련도 못 할 것 같은 뾰족한 캐릭터다. 싱크홀에 빠지면서 성장하는 캐릭터로 그리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저는 초반에 뾰족한 김대리가 이해가 갔다. 제 상황이 그렇다기보다는 주변에서 본인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지키기 위해 날이 선 사람이라는 모습이 공감이 갔다."

 

공감과는 별개로 이광수의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다르단다. "김대리는 더 이기적인 인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제 생각에 저는 배려를 많이 하려는 스타일이고 노력한다."

 

실제 '싱크홀' 팀내에서는 이광수를 향한 미담이 계속됐다. 김성균은 앞서 인터뷰에서 "그놈의 광수 광수 광수가 촬영장 유행어였다"고 말할 정도. 차승원 역시 최근 KBS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에 나와 이광수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싱크홀' 촬영장에서 휴대전화를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이광수는 "촬영 기간 내내 한 번도 안 본 것은 아니다"며 웃었다.

 

"감독님이 처음에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사실 촬영 초반에 대기 중에 있었는데 저만 휴대전화를 안 보고 있었다. 그 점을 감독님이 얘기해주시더라. 저는 원래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잘 안 보는 편이다. 촬영기간 내내 한번도 안본 것은 아닌데 처음에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끝까지 휴대전화를 보지 못한, 꼭 봐야하는 상황에서도 못 보기도 했다(웃음). "

 

▲영화 '싱크홀' 이광수/ 쇼박스 제공

 

힘든 내색도 잘 하지 않았다는 차승원의 말에 대해서는 "힘든 내색은 잘 안하는 편이다. 차승원 선배님이나 성균 형이나 그런 것에 있어서 표현을 잘 안하시고 항상 웃으시고 주변에서 걱정을 해도 농담 한마디 하면서 주변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저랑 혜준이는 표현할 수 없었고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답했다.

 

'싱크홀'은 하루아침에 집이 지하 500m 아래로 떨어진 후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 만수(차승원), 동원, 김대리(이광수), 은주(김혜준)의 이야기를 기점으로 한다. 촬영장은 대형 짐볼세트와 거대한 수조세트, 암벽세트가 주를 이뤘다. 고된 촬영장이었지만 항상 화기애애했다. 스태프들의 배려로 촬영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겨울에 여름을 배경으로 촬영해서 추위와의 싸움도 쉽지 않았다. 짐볼세트 위에서의 멀미도 제가 유독 멀미가 심한 편이었어서 그 부분이 쉽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감독님도 그렇고 스태프들 중에서도 감독님의 전작 '타워'로 경험이 있는 분들이 계셔서 배려와 상황에 맞는 조치를 잘 해주셨다. 추울 때는 따뜻한 물과 욕조로 추위를 달래주셨고, 눈이나 코 세정을 할 수 있는 물품들을 준비해주시고 멀미약도 챙겨주셨다. 성균형 말대로 '유격현장' 같은 곳 인 것은 맞는데 고생보다는 제작진의 따뜻한 배려가 앞으로 살면서 또 언제 받아볼까 생각이 드는 현장이었다."

 

함께 한 배우들과의 앙상블은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차승원 선배님은 예전 고등학생 때 모델 연수를 받을 때 모든 자료가 선배님의 영상과 자료였다.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모델 에이전시에서 그랬었다. 그런분을 실제로 만나 작품을 한다는게 설레이기도 하고 어려움이 있었는데 처음 뵙고 그 이후로 되게 편하게 해주시고 따로 불러서 밥도 사주시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현장에서 보면서 연기적으로 배울 점도 많지만 나중에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 생각했다.

 

김성균 형은 좋은 사람의 표본같은 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배우다. 정말 다 좋아한다. 이번에 형이랑 같이 작품을 하면서 형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너무 편하고 사람 냄새나는 좋은 형이었다.

 

김혜준은 정말 씩씩하고 당차고 되게 건강한 배우인 것 같다. 현장에서 모두가 혜준이한테 한 마디라도 더 시키려고 하고, 친해지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연기자 스태프 감독님 다 그랬다. 매 씬 준비를 많이 해오고 본인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배우인 것 같다. 이야기 많이 나누면서 촬영했다. 같이 연기하면서 그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영화 '싱크홀' 이광수/ 쇼박스 제공

 

'싱크홀'은 재난 영화임에도 유쾌함이 묻어나 신선함을 안긴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이광수는 오랜 예능 촬영으로 다져진 순발력과 재치를 어김없이 발휘했다. 그가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는 김성균과 함께한 택시 씬이다.

 

"리허설까지 다 마치고 촬영 하는데 제가 처음에 택시에 탄 채로 떨어져서 (성균형이) 문 열어주는 장면인데 손잡이가 뚝 떨어졌다. 저도 그 전부터 성균형이 너무 편했고, 택시 손잡이를 다시 뽑는게 좋지 않을거 같아서 순간적으로 연기를 하려고 했다. 그런 촬영이 미리 준비하지 않았던 장면인데 그 씬 촬영하면서 호흡의 중요성을 배웠던 것 같다."

 

이광수는 예능 이미지가 강했지만, 사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진정성 있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왔다.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따뜻한 휴머니즘을 전하는가 하면, 극의 텐션을 높이는 유쾌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본업인 연기자로 돌아오기 앞서 다리 부상으로 결국 오랜시간 몸 담아온 '런닝맨'을 하차하게 됐다. '런닝맨'은 이광수에게 '아시아 프린스'라는 수식어를 달게 해준 그의 인생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런닝맨'은 기회가 되면 게스트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반갑고 재밌을 거 같은데 고정 멤버가 아닌 게스트로 나가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잃은 것 같고 다음 달에 수술도 잡혀있다. 묘한 기분이 들겠지만 재밌을 것 같다."

 

당분간은 수술 후 재활에 힘쓸 것이라는 그는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과 '해피 뉴 이어'로 극장을 다시 찾을 전망이다. "개인적으로 '싱크홀' 작업을 통해서 사람들과의 호흡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기회가 있다면 재난영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직 안해본 장르가 더 많다. 못했었던 다양한 캐릭터도 해보고싶다. 스릴러에 대한 욕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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